2061년
이인화 지음 / 스토리프렌즈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도 문자를 쓰는 인공지능들이

인간을 지배하는 2061년

"독특하고 독특하고 독특하다."

2061년, 타임머신류의 이야기에, 지금의 코로나가 겹쳐지고 자주 반복되는 팬데믹의 표본을 찾아 1896년으로 탐사자를 보낸다.

2030년대 말에 초보적인 시간여행이 가능해졌고 많은 탐사자들 뿐아니라 밀거래자들이 시간을 오가며 합법적으로 또는 불법적으로 정보를 사고 판다. 이것이 미래의 일부로 사람들의 일거리가 된다고 생각하니 편치만은 않다.

더욱이 코로나를 겪으며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정확했던 대처로 신기술의 선두에 선 한국이 인공지능에 의해 2049년 핵전쟁을 맞아 폐허로 변한 모습들은 할말을 잃게 만들었다.

디스토피아적인 이야기가 조금은 억지스럽다고 생각하다가도 이야기들은 맥락있고 근거있고 탄탄해서 책임있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한글, 책에선 이도문자라고 표현한다. 인공지능이 익혀온 알고리즘이 로마자 형식에서 이도문자로 바뀌고 이도문자의 우수성으로 인해 폭발성장하는 인공지능은 사람 이상의 존재감이 된다.

이도문자는 초성.중성. 종성을 결합하여 398억 5677만 2340종의 분절음을 표기할 수 있다.

한글이 표현하지 못하는 말이 없고, 낯선 원주민들에게서 한글식 발음을 듣곤할 때 한글의 과학적 신비함이 느껴졌었을때도 한글이 세계 공용어가 된다는 생각, 아니 상상은 하보지 못했었는데, 뭔가 소름이 돋는다.

한국의 이도문자를 전 세계가가 특히 AI가 공용화하면서 AI는 폭발성장했고 2061년에는 인간의 프라이버시나 존엄성과 가치가 AI보다 못하다.

인공지능과 결혼을 하고, 인공지능이 후대를 계승하고 심지어 대통령역할도 인공지능이 아니면 감당못하는 AI가 지배하는 글로벌세계가 된 것이다.

미래의 인공지능이 과거로 가서 과학기술을 15세기에 전하지 않은 이상. 이도문자의 탄생은 15세기엔 불가능하다는 시선으로 극찬하면서도 정작 한국은 사멸한 상태나 다름없어서 안타까움이 밀려들었다.

그리고 미래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가서 그 이도문자 해례본을 없애야한다는 명령을 AI가 내리게 된다. 그래서 독특하고 독특하다.

2061년의 최고의 바이러스인 이바돈, 그 이전의 코노나,메르스 더 앞서 치명적인 옛것 1896년의 조선에 나타난 에이치원 데모딕을 찾기 위해 시간여행자를 보냈는데 모두 실패했었다.

교도소에 수감중이던 심재익에게 훈민정음 해려본을 없애라는 이번 임무가 주어지게 된다.

2020년부터 많은 것이 사라지고 무너졌다. 기후 위기로 인한 거대 산불, 대홍수, 가뭄, 한파가 매년 있었다.

2040년은 내전 시대였다. 묻어둔 기억과 해묵은 원한들이 복수야말로 인간의 심혼을 사로잡는 영원한 열정 같았다.

세계는 큰 충격을 받고 한반도엔 사람이 살지 않으며 한국인들은 과거의 유대인처럼 여러나라에 흩어져 주도 세력이 되었다.

전쟁으로 잔인하고 인색해진 인간을 미워하던 수지는 전쟁을 통해 세상에 대한 사랑을 찾는다.

재익은 전쟁으로 더 고통스러웠지만 그의 골똘함으로 미시적 세계와 도시와 골목과 사람을 연구하며 세계를 훤히 알았다.

탐사자들은 근미래에 출현할 것으로 예측되고 고위험 전염병 바이러스와 가장 가까운 균주를 찾아 세계를 뒤지고 과거로 날아간다.

위기대응과 백신 개발을 위해서

현재에 이루어지는 일들이 분명 미래에 영향을 미치고, 현재의 치명적인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로 가서 뭔가를 바꿔야 한다는 설정이 오늘을 더 잘 살아내야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미래시점에서 돌아보자니, 안타깝고 화나고 뭔가 해야한다는 의식이 생겨나는데 이 소설이 주고자 하는 것이 이것일까? 하고 이어간다.

미래세대를 위한 결정들이 2049년 파멸을 맞는 한국과 서계를 구할 것이다.

저자의 이력이 가능하게 만든 소설이라는 생각이 커지며 이 소설 2061년이 미래를 훔쳐보는 쾌감을 주기도 한다. 탐사과정들은 내게 다소 복잡하고 난해하기도 했지만

메세지는 확실히 들린다.

우리 모두가 의병이요. 미래를 살릴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 시간 그 공기와 불씨와 땔감이 없으면

등불도 없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저자의 말을 소개하려한다. 그가 디스토피아로 꾸려놓은 미래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책을 읽을 독자에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이다.


한글은 가장 발달된 문자, 모든 언어가 꿈꾸는 알파벳이라고 한다. 이런 알파벳을 대영제국이나 미합중국 같은 지구 문명의 중심부가 아니라 한국인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문자학적 사치' 라고 말해진다. 나의 소설은 이 문자학적 사치' 대한 탐구이다.

언어가 바뀌면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사고가 바뀐다는것이 사피어-워프 가설이다. 오래전 세종 이도라는 고독한 사나이가 국경을 넓혀 민족을 재구성하고 그 민족을 위해 이 문자를 만들었다. 이도는 새로운 민족의 사고에 뭔가를 새겨 넣었다.

지금 남북으로 나뉜 우리는 이 문자로부터 강력한 불꽃을 나눠받았다. 전쟁을 겪고 갈등을 겪었지만, 우리의 결속은 그리 약하지않다. 백두산이 폭발하면 같이 죽을 사람들. 그 존명 공동체의 미래를 밝힐 횃불이 이 문자 안에 타오르고 있다.

지금 이 횃불을 높이 들어 캄캄한 밤을 밝히고 우리 힘의 결속을 세상에 꺼내놓을 때인지도 모른다.

우리 시대부터 우리 자식들의 시대까지 무서운 공포가 뻗어 있다. 우리는 인간 노동의 가치에 대해 믿고 있던 환각에서 깨어나 우수와 허무에 사로잡히고 있다.

망가진 생태계에서 바이러스가 진화하고 예측불허가 세상을 구성하는 원칙이 되었는데, 그럼에도우리는 어떻게든 예측하려 하고 있다.

2061년 안에 1896년이 있다. 1896년에 1443년이 있고 2061년이 있었다. 나는 지금 시간여행의 허구가 아니라 진실을 말하고 있다.

이인화 작가의 말

"탐사자들이 서로 적이 될 수는 있어. 하지만 우리 사이엔 어떤 규칙이 있다고. 우린 권력의 개가 아냐. 과학자들이지. 서로에 대해 기본적인 존경심을 가지고 있단 말야. 이번 일은 하면 안 되는 일이야."

"되는지 안 되는지, 그걸 너와 내가 결정할 수 있어?"​

"단순한 균주 확보가 아니잖아. 방역 연합과 알린스키 사이의 전쟁에 끼어드는 거야. 일이 잘못되면 저 사람들은 널 희생양으로 만들거야.​ - P45

어리석은 착각이었습니다. 우리가 무슨 자격이 있죠? 과거에서 누가 우릴 오라고 했나요? 탐사자가 과업을 수행하려고 숙주의 몸에 들어가면 숙주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보면서도 아무 저항을 못 합니다. 우리가 떠난 후 숙주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수습하죠? 이걸 과학의 진보를 위해 필요한 희생이라고 정당화할 수 있을까요?"
- P49

"미안한 말이지만 인간의 개체 수가 6천만 명 정도로 줄어드는 것이 지구에 바람직하다고 믿는 인공지능들이 있어요. ​



세상은 네번 진화했죠.

우주가 나타나고 생명이 나타나고 인간이 나타나고 마지막으로 메타지성, 우리가 나타났습니다. 잔인한 문제입니다. 네 번째 단계에서 인간이 몇 명이나 지구에 남아야 하느냐 하는 문제 말입니다."​

- P53

이윽고 재익은 눈물을 닦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말의 생각이 틀렸을 수 있다. 그러나 아내와 두 딸이 살아올 수 있다면, 한반도 사람들이 멸망하지 않는 미래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하지 않을 수 있는가.



인생이라는 잔인한 농담, 우리는 목적도 규칙도 모르고 그 속을 떠돈다. 이제 인간은 패배자다. 더 우월하고 유능한 세력에 복속당하며 수치심을 느끼는 존재가 되었다.



19세기에는 서구인에 대한 동양인이 그러 했고 21세기는 인공지능에 대한 인간이 그러하다.

아직도 살아갈 용기가 남아있을까. - P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61년
이인화 지음 / 스토리프렌즈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특하고 독특하다. 디스토피아적인 이야기가 조금은 억지스럽다고 생각하다가도 이야기들은 맥락있고 근거있고 탄탄해서 책임있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고의 교실 - 아이의 미래,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다이앤 태브너 지음, 우미정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학교

미국 최고의 고등학교

가난하든지 부자이든지 상관없이, 나의 부모가 범죄자나 살인자라 하더라도 "너 자신의 가능성을 믿는다면 나도 너를 믿는다" 라고 말해주며 누구든 포기하지 않고 끌어줄 서밋 스쿨이 있다는 것은 기적처럼 희망적이다.

가난, 마약, 인종차별, 종교, 개인마다의 사정들이 끼어드는 삶에서 최악을 지나더라도 지금보다 더 괜찮아질 것을 상상하며 결국 이루어내게 하는 힘을 교육을 통해 길러야한다고 말하며 준비된 어른으로 성장해가길 바라는 교육 시스템을 가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야말로 최고의 교실이다.

이 책은 교육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얘기하는 그저 딱딱한 이론서가 아니다. 누구보다 뜨겁게 얘기하는 이 책이 내게 소설처럼 다가오기도 했다는 것은 아이들의 절망과 삶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데서 출발한 리얼 현실을 담고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우리는 다른 방식을 원했다.

학생들이 고등학교 4학년이 됐을 때, 교사가 아이 개개인을 잘 알아서 진짜 추천서를 쓸 수 있고 심지어 그것이 쉬운 일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우리는 담임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학생들이 제2의 부모처럼 느끼도록 만들기로 결심했다.

학생들이 언제든지 담임 선생님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고 선생님도 학생들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그런 학교가 되고자 했다.

나는 학생들도 이에 대한 갈망이 크다는 사실을 안다. 학교 일과가 시작되기 전이나 점심시간에 갈 만한 다른 안전한 곳이 없다고 느낀 아이들은 언제나 나의 교실로 왔다. 그들은 내 일을 돕기를 원했고, 대화를 원했으며, 자신들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아이들은 정말로 그러기를 갈망했다.

우리는 서밋을 시작하면서 멘토 그룹을 만들었다.

교장 선생님은 울보야

어쩔 수가 없어

우리를 사랑하시거든

이런 교육자를 많이 경험할 수 있다면, 그리고 올바른 방법으로 아이들을 이끌어 줄 수있다면 어떤 미래도 두렵지 않을 것 같다.

우리 모두는 같은 것을 원한다. 아이들이 자신을 책임지고, 행복하고, 사회에 이바지하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가난해서 전혀 신경써주지 못하는 기회를 잃은 아이들도, 부모의 재력과 지지가 보내는 많은 기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서는 법을 모르고 어른이 되는 아이들도 모두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

성공이 몇몇 특별한 아이들에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누구든 삶에서 목적을 발견하고 성취감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교육하고자하는 시스템이 서밋스쿨의 핵심 교육방침이다.

"멘토와 그룹을 통한 프로젝트 수업을 하며,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주도적인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서밋 스쿨 하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프로그램화 되어 점점 더 많은 학교에서 채택되고 있다는 것이 부럽고 그런 교육을 가진 국가의 미래가 예상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하부르타식 수업방식을 포함해 멘토와 멘티에 관한 책이 붐을 일으킨 적이 있었고 이것이 교육환경에 어느정도 반영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느껴보지만 아직 자기주도적인 비전을 가지기엔 지금의 교육이 한계가 있어 보인다.

성공하는 법을 글로 풀어쓰자면 몇 개의 목차를 나열하는 것으로도 간단하게 알 수 있다. 아이들에게 어떤 역량들이 필요한지 모두가 알고 있고 바라지만 정작 우리는 어떻게 거기까지 갈 수 있는지를 알지 못하고 있다.

교육자, 학부모, 학생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이게 가능한 일이 될 수 있는지 그 시작과 과정이 담긴 일화들을 보며 짜릿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밋의 리더와 교사 그리고 학생들에 대한 이 책은 학교 교육의 목적이 아이들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데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진 리더가 그려낸 로드맵이다. 서밋스쿨은 바로 그런 네비게이션 역활을 하고 있다.

많은 교육자들과 부모가 지금의 교육방식이 옳지는 않은 것을 알지만 묵인하는 모습으로 성공을 위해서는 그저 이 상황을 받아들여한다고 자신과 아이들을 설득하고 있다. 아이들이 참고 해나기만을 기다리며 점수를 위한 교육에 익숙해져 있는 현실이다.

아이들의 미래에 좌표를 찍는다면 그 목적지는 아이들 스스로 만들 수 있어야하고 모두 더 나은 삶을 위해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가야한다는 것에 무게를 두어 말하는 이 책이 아주 중요하게 느껴진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Project Based Learning) 자기주도(self-direction)

깊은 사고(Reflection)

협업(Collaboration)

스스로 폭표를 세우고 계획을 만들어 그 계획을 실생한 뒤 직접 발표하는 자기주도 과정은 멘토의 조력으로 얻게 되는 깊은 사고 없이는 완성되지 못한다.

협업은 각각의 과정을 진정한 협업으로 가능하게 이끈다. 네가지 과정이 함께 어울어질 때 최신버전의 GPS처럼 준비된 어른으로 가는 길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이제 이것들이 실질적인 교육으로 시스템화가 되기까지의 일들이 남아있다. 바라건데 이런 교육이 시급하다는 것을 코로나로 더 힘들어진 교육현장에서 더 깊게 고찰되고 실행되기를 바라며 더 많은 관심을 이어가고 싶다.

아이들은 서로 다른 속도로 각기 다른 과정을 통해 배운다.

-멘토의 역할-

멘토가 하는 역할 중 가장 큰 부분은 바로 애덤과 앤젤리카가 맥스에게 한 일이다.

다름 아닌 질문과 청취를 통해 학생 스스로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상황에 있고,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을 숙고하도록 이끌어 아이의 삶에 깊은 사고(Reflection)'가 익숙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이다.

깊이 사고하면 할수록 배움과 성장도 높아진다. 서밋은 멘토링을 통해 아이 스스로 깊은 사고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시스템을 주요 과정 중 하나로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이 배우는 것이 자신들에게 익숙한 틀 안에서, 실제 삶의 맥락 안에서 적용될 때 더 오래 기억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선생님, 저희가 아직 어리다는 것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에요. 불합리한 일을 접하면 저희도 그것에 대해 진짜 중요하게 생각해요.

특히 훗날 저희가 세금을 내야 하니까 더 그렇죠.

저는 그냥 친구들에게 우리가 낼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보여줄 생각이에요. 아직 몰라서 그렇지, 알게 되면 분명히 저와 같은 생각을 할 거예요."

학교에서 한 사람의 어른과 한 번이라도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맺은 싹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낳는다.

멘토는 부모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아이들이 선생님을 신뢰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매년 아이들을 가르치고, 먹이고, 안식처를 제공하고, 함께 노는데, 이 모든 활동은 신뢰를 쌓을 수 있게 설계됐다. 그렇지만 멘토의 역할을 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는 늘 아이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그들에 대해 깊은 감정을 갖게 되지만, 한편으로 이는 우리가 한 걸음 물러서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을 방해한다.

내가 레트를 위해 계속 노력하는 부분은 내 감정과 나 자신을 내려놓고 그저 아이 옆에서 함께해주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간섭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아이가 아직 내 도움 없이는 할 수 없는, 그러나 내가 내리는 결정이 아닌 아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잘 들어주고,

진심 어린 질문을 하고,

아이가 자신의 논리와 감정을 볼 수 있게 돕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고의 교실 - 아이의 미래,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다이앤 태브너 지음, 우미정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교육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얘기하는 그저 딱딱한 이론서가 아니다. 누구보다 뜨겁게 얘기하는 이 책이 내게 아프게 다가오기도 했다는 것은 아이들의 절망과 삶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데서 출발한 리얼 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도소에서 탈옥한 살인범인 슬림할아버지는 엘리와 한살 많은 형 오거스트의 베이비시터였다. 어쩌다 이런 환경으로 아이들을 앙육하게 되었을까? 의아하겠지만 그것은 오히려 행운에 가까웠다.

슬림할아버지는 이 아이들 특히 엘리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지지자이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교도소 탈옥 과정과 처참한 감방 생활에 관한 것이었지만 세상을 보는 눈을 엘리에게 열어주었다.

슬림할아버지는 엘리가 '아이의 몸에 어른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엘리가 어려운 이야기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엘리에게 많은 간접경험들을 제공하며 빅뱅과 같은 역활을 해준 평생의 친구이자 은인이 된다.

슬림할아버지가 엘리와 교감을 나누던 초반부터 나는 바로 밑줄을 그으며 문장들을 수집했고,어떤 소설에서도 받지 못했던 감동들이 이어졌다.

장면과 장면이 연결되는 짧은 되새김들이 정말이지 너무 좋았다. 그렇게 672 페이지나 되는 대장정을 5일에 걸쳐 정말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천천히 읽었다.

교도소에 있는 알렉스라는 인물에게 편지를 써보라던 슬림아저씨의 권유로 엘리는 수감자와 펜발을 하게되는데 아래는 그중 한 내용이다.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인데요. 알렉스. 세상의 모든 문제,세상의 모든 범죄는 누군가의 아빠로부터 시작됐을지도 몰라요. 강도,강간,테러,아벨을 해치는 카인, 전부 다 아빠들이 원인이잖아요. 엄마들일수도 있지만 세상의 모든 엿같은 엄마는 그전에 엿같은 아빠의 딸이었으니까요."

어린 엘리가 이렇게 생각하기까지는 모두 어른들의 잘못이 있었다. 그것들이 주는 파급효과는 아이들을 아프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들을 보여주기 위한 이 이야기는 매우 중요했고 그래서 책이 출간된 호주내에서만도 50만부가 판매되고, 4개부문의 상을 휩쓸고 문학상도 받게 된 것 같다. 그렇게 세계 34개국에서 번역되어 읽히고 있고, 내게도 이제껏 읽은 소설 중 최고의 책이 되었다. 내가 말한 모든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소설 전체가 엘리의 특별함으로 다양한 시점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한 상황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들을 관찰하고 서술하는 점과, 한 순간은 영원처럼 늘리고 또 어떤 시간은 빨리 흐르게 하면서 시간을 조정하는 듯한 글들이 이 소설의 매력이자 특별함이다.

현재 엘리가 12살인 시점에서 4년전을 회상하는 듯 이어가는 전개는 엄마와 라일 아저씨의 마약쟁이 모습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이 세밀했고 그만큼 아이에게 잔인하고 끔찍했다.

헤로인에 중독된 마약 거래상인 엄마와 엄마의 애인 라일은 자신들이 얼마나 많은 위험을 가지고 있는지 알면서도 그 일상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형과 나는 태양이자 하늘이며

우리를 훈훈하게 데워주는

엄마의 미소를 기다린다

마약에 중독된 어른과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은 결코 정상적이거나 행복할 수가 없지만, 엘리와 오거스트는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이 최악의 경험들을 그냥 견디는 수 밖에 없었다.

약에 취한 엄마는 있는 듯 없는 듯 몽롱했고, 썪어가는 시체처럼 소파에 묶여 있었다.

라일은 엄마를 헤로인 중독자로 만들었고, 다시 약을 끊게 하기 위해 엄마를 피의방에 감금했다.

어린 엘리와 형 오거스트는 울부짓는 엄마를 문 밖에서 진정시키위해 엄마가 즐겨 듣던 노래를 틀고, 엄마에게 다 괜찮아질거라고 소리쳐야 했다.

"엄마가 그 작은방에서 어떤 싸움을 벌였든 간에 우린 엄마가 이겼다는 것을 알았다."

때론 거칠게 화내는 이 남자 라일에게 맞는 날도 있지만 라일의 목소리에는 사랑이 느껴졌고 그런 감정이 있는한 아이들은 누구보다 라일을 의지하고 사랑하고 있었다.

바닥인줄 알았던 일상은 차츰 괜찮아질 것 같았지만 마약과 함께 반복되는 불행은 엄마와 라일이 마약거래상으로 일을 하면서 타스티스 브로즈와 그의 잔인한 부하 이완 크롤과 엮이며 더욱더 지옥으로 치달았고 그 속에서 엘리는 말을 잃은 형과 함께 스스로 성장해야 했다.


은 엘리의 전부였고, 엄마였고,아빠였으며 엄마를 길잃은 새끼 사슴처럼 돌보는 보호자였다. 어른들은 부모의 역활을 하고 있지 않았지만 오히려 아이들이 어른들을 보호하고 있었다.

이 소설 스토리가 정말 방대하다.

공항장애가 있던 친아빠가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리게 되면서 엄마가 집을 나간 후 친아빠는 책만 읽는 도피자로 살았다. 후에 엄마가 위기에 처하자 엄마를 돌보며 지난일을 용서빌고 싶어하는 모습과 아빠로써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에 안도가 되기도 했다. 최악이었지만 뒤늦게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어하는 노력이 없었다면 아이들도 없었을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을 이 책의 두께만큼 만들어준 이 이야기들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5%도 풀지 못한 이 소설의 스토리를 뒤로하고 최고의 장면을 꼽자면,​

엘리가 교도소에 수감된 엄마를 만나기 위해 교도소로 숨어 들었던 장면이다.

엄마게게 포기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라고,

다 괜찮아질거라는 말을 하기 위한 엘리의 사랑에 목이 뜨거워졌다.

그리고 두번째 명장면은 536 페이지의 기적같은 감사함을 맞는 순간인데 그 감동을 위해 스포일러를 아껴둔다. 내가 얼마나 엘리를 걱정하고 응원하고 있는지를 그 완벽한 선물에 대한 기쁨으로 알게되었다.

그리고 ...

형은 몸짓으로 말한다.

달 웅덩이

우주를 삼킨 소년

형은 나보다 한 살 많고

모든 사람보다 한 살 많다.

우주보다 한살이 많고

내일을 볼줄 안다

답을 알고 있다

의문들에 대한 답

엘리와 오거스트는 죽었다가 되돌아온다.

우주를 삼킨 아이

너의 마지막은 죽은 솔새

케이틀린 스파이스

예지력이 있는 듯한 오거스트의 신비로움을 따라다는 말들이 이 소설 전체를 이어주고 있다.

말을 하지 않고 형이 허공에 손으로 쓰는 글자들에 묘하게 이끌리게하는 알쏭달쏭한 키워드들이 독자를 정말 타이트하게 잡아끄는 소설이었고, 장면 장면의 묘사가 훌륭해서 읽은 독자들은 모두 같은 영화장면을 본 것처럼 같은 영상을 머릿속에 떠올리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이 보여주는 것이 명확했기 때문에 679페이지 까지 오는 동안의 한 순간도 끊김 없이 오래 남는 것 같다.

하얗기만 하던 두꺼운 책의 엽날이 밑줄과 메모로 회색빛이 된 것을 보고 이 책을 통과한 나는 많은 희열을 느낀다.

어느 책보다 이 책을 소중히 읽어내고 나니, 내게 내공이 쌓였다는 생각도 든다. 굉장한 상상력과 연상력과 마법같은 문장력을 여러모로 느끼게 되는 정말 대단한 책이었다. 저자의 실제 경험이 반영된 소설이라서인지 그 감정의 깊이가 깊다는 것이 느켜진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얘기하고 싶은 포인트들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옮기면 좋을지 난감하다.

엘리와 슬림할아버지

나노급으로 정교한 소설속에 정교한 인물들 이었고, 아마 지금껏 내가 읽은 소설중에서도 가장 섬세하다고 느낀다. 슬림할아버지는 악을 대표하는 살인범으로 등장했지만 누명을 쓴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낸 사람이다.

유일하게 엘리와 오거스트를 챙겨주고,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어떤 어른이 될지를 신경써주며 모든걸 믿어 준 한 사람으로 엘리를 끝까지 책임지려한 슬림할아버지는 친부모와 사랑하는 가족이 다하지 못한 사랑으로 엘리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시간에 침몰하지 않고 스스로 시간을 쓰는 법을 일깨워준 모든 것에 감사한다.

후반부 엘리가 19살이 되고 돌아가신 슬림할아버지에게 하는 독백같은 부분들에서 울컥했다. 너무 힘들게 얻은 일상임을 알기에 더욱더 소중했다.


스릴러 공포소설이라해도 토를 달지 못할 정도로 잔인했던 엘리의 주변 배경들로 가슴 아팠고, 엄청난 섬세함을 보게 된 <우주를 삼킨 소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라일 아저씨가 미딛이문으로 나가자 나도뒤따른다.그 순간 아저씨의 목소리에서 염려가, 아저씨의 목소리에서 사랑이 느껴졌고, 그런 감정이 있는 곳이라면 난 어디든 따라갈 작정이다. - P99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인데요. 알렉스. 세상의 모든 문제,세상의 모든 범죄는 누군가의 아빠로부터 시작됐을지도 몰라요. 강도,강간,테러,아벨을 해치는 카인, 전부 다 아빠들이 원인이잖아요. 엄마들일수도 있지만 세상의 모든 엿같은 엄마는 그전에 엿같은 아빠의 딸이었으니까요 - P121

슬림 할아버지는 우리 인생이라는 대작 영화속의 이런 순간에 대해 항상 얘기한다.다차원적인 인생.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생.

이런 관점의 순간들을 모두 합하면 단 하나의 순간안에 스쳐 지나가는 영원에 가까운 무언가를 포착하할 수 있을지 모른다.아니면 영원 비슷한 것에라도.

이 순간을 나처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P15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