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1년
이인화 지음 / 스토리프렌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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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 문자를 쓰는 인공지능들이

인간을 지배하는 2061년

"독특하고 독특하고 독특하다."

2061년, 타임머신류의 이야기에, 지금의 코로나가 겹쳐지고 자주 반복되는 팬데믹의 표본을 찾아 1896년으로 탐사자를 보낸다.

2030년대 말에 초보적인 시간여행이 가능해졌고 많은 탐사자들 뿐아니라 밀거래자들이 시간을 오가며 합법적으로 또는 불법적으로 정보를 사고 판다. 이것이 미래의 일부로 사람들의 일거리가 된다고 생각하니 편치만은 않다.

더욱이 코로나를 겪으며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정확했던 대처로 신기술의 선두에 선 한국이 인공지능에 의해 2049년 핵전쟁을 맞아 폐허로 변한 모습들은 할말을 잃게 만들었다.

디스토피아적인 이야기가 조금은 억지스럽다고 생각하다가도 이야기들은 맥락있고 근거있고 탄탄해서 책임있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한글, 책에선 이도문자라고 표현한다. 인공지능이 익혀온 알고리즘이 로마자 형식에서 이도문자로 바뀌고 이도문자의 우수성으로 인해 폭발성장하는 인공지능은 사람 이상의 존재감이 된다.

이도문자는 초성.중성. 종성을 결합하여 398억 5677만 2340종의 분절음을 표기할 수 있다.

한글이 표현하지 못하는 말이 없고, 낯선 원주민들에게서 한글식 발음을 듣곤할 때 한글의 과학적 신비함이 느껴졌었을때도 한글이 세계 공용어가 된다는 생각, 아니 상상은 하보지 못했었는데, 뭔가 소름이 돋는다.

한국의 이도문자를 전 세계가가 특히 AI가 공용화하면서 AI는 폭발성장했고 2061년에는 인간의 프라이버시나 존엄성과 가치가 AI보다 못하다.

인공지능과 결혼을 하고, 인공지능이 후대를 계승하고 심지어 대통령역할도 인공지능이 아니면 감당못하는 AI가 지배하는 글로벌세계가 된 것이다.

미래의 인공지능이 과거로 가서 과학기술을 15세기에 전하지 않은 이상. 이도문자의 탄생은 15세기엔 불가능하다는 시선으로 극찬하면서도 정작 한국은 사멸한 상태나 다름없어서 안타까움이 밀려들었다.

그리고 미래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가서 그 이도문자 해례본을 없애야한다는 명령을 AI가 내리게 된다. 그래서 독특하고 독특하다.

2061년의 최고의 바이러스인 이바돈, 그 이전의 코노나,메르스 더 앞서 치명적인 옛것 1896년의 조선에 나타난 에이치원 데모딕을 찾기 위해 시간여행자를 보냈는데 모두 실패했었다.

교도소에 수감중이던 심재익에게 훈민정음 해려본을 없애라는 이번 임무가 주어지게 된다.

2020년부터 많은 것이 사라지고 무너졌다. 기후 위기로 인한 거대 산불, 대홍수, 가뭄, 한파가 매년 있었다.

2040년은 내전 시대였다. 묻어둔 기억과 해묵은 원한들이 복수야말로 인간의 심혼을 사로잡는 영원한 열정 같았다.

세계는 큰 충격을 받고 한반도엔 사람이 살지 않으며 한국인들은 과거의 유대인처럼 여러나라에 흩어져 주도 세력이 되었다.

전쟁으로 잔인하고 인색해진 인간을 미워하던 수지는 전쟁을 통해 세상에 대한 사랑을 찾는다.

재익은 전쟁으로 더 고통스러웠지만 그의 골똘함으로 미시적 세계와 도시와 골목과 사람을 연구하며 세계를 훤히 알았다.

탐사자들은 근미래에 출현할 것으로 예측되고 고위험 전염병 바이러스와 가장 가까운 균주를 찾아 세계를 뒤지고 과거로 날아간다.

위기대응과 백신 개발을 위해서

현재에 이루어지는 일들이 분명 미래에 영향을 미치고, 현재의 치명적인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로 가서 뭔가를 바꿔야 한다는 설정이 오늘을 더 잘 살아내야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미래시점에서 돌아보자니, 안타깝고 화나고 뭔가 해야한다는 의식이 생겨나는데 이 소설이 주고자 하는 것이 이것일까? 하고 이어간다.

미래세대를 위한 결정들이 2049년 파멸을 맞는 한국과 서계를 구할 것이다.

저자의 이력이 가능하게 만든 소설이라는 생각이 커지며 이 소설 2061년이 미래를 훔쳐보는 쾌감을 주기도 한다. 탐사과정들은 내게 다소 복잡하고 난해하기도 했지만

메세지는 확실히 들린다.

우리 모두가 의병이요. 미래를 살릴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 시간 그 공기와 불씨와 땔감이 없으면

등불도 없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저자의 말을 소개하려한다. 그가 디스토피아로 꾸려놓은 미래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책을 읽을 독자에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이다.


한글은 가장 발달된 문자, 모든 언어가 꿈꾸는 알파벳이라고 한다. 이런 알파벳을 대영제국이나 미합중국 같은 지구 문명의 중심부가 아니라 한국인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문자학적 사치' 라고 말해진다. 나의 소설은 이 문자학적 사치' 대한 탐구이다.

언어가 바뀌면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사고가 바뀐다는것이 사피어-워프 가설이다. 오래전 세종 이도라는 고독한 사나이가 국경을 넓혀 민족을 재구성하고 그 민족을 위해 이 문자를 만들었다. 이도는 새로운 민족의 사고에 뭔가를 새겨 넣었다.

지금 남북으로 나뉜 우리는 이 문자로부터 강력한 불꽃을 나눠받았다. 전쟁을 겪고 갈등을 겪었지만, 우리의 결속은 그리 약하지않다. 백두산이 폭발하면 같이 죽을 사람들. 그 존명 공동체의 미래를 밝힐 횃불이 이 문자 안에 타오르고 있다.

지금 이 횃불을 높이 들어 캄캄한 밤을 밝히고 우리 힘의 결속을 세상에 꺼내놓을 때인지도 모른다.

우리 시대부터 우리 자식들의 시대까지 무서운 공포가 뻗어 있다. 우리는 인간 노동의 가치에 대해 믿고 있던 환각에서 깨어나 우수와 허무에 사로잡히고 있다.

망가진 생태계에서 바이러스가 진화하고 예측불허가 세상을 구성하는 원칙이 되었는데, 그럼에도우리는 어떻게든 예측하려 하고 있다.

2061년 안에 1896년이 있다. 1896년에 1443년이 있고 2061년이 있었다. 나는 지금 시간여행의 허구가 아니라 진실을 말하고 있다.

이인화 작가의 말

"탐사자들이 서로 적이 될 수는 있어. 하지만 우리 사이엔 어떤 규칙이 있다고. 우린 권력의 개가 아냐. 과학자들이지. 서로에 대해 기본적인 존경심을 가지고 있단 말야. 이번 일은 하면 안 되는 일이야."

"되는지 안 되는지, 그걸 너와 내가 결정할 수 있어?"​

"단순한 균주 확보가 아니잖아. 방역 연합과 알린스키 사이의 전쟁에 끼어드는 거야. 일이 잘못되면 저 사람들은 널 희생양으로 만들거야.​ - P45

어리석은 착각이었습니다. 우리가 무슨 자격이 있죠? 과거에서 누가 우릴 오라고 했나요? 탐사자가 과업을 수행하려고 숙주의 몸에 들어가면 숙주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보면서도 아무 저항을 못 합니다. 우리가 떠난 후 숙주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수습하죠? 이걸 과학의 진보를 위해 필요한 희생이라고 정당화할 수 있을까요?"
- P49

"미안한 말이지만 인간의 개체 수가 6천만 명 정도로 줄어드는 것이 지구에 바람직하다고 믿는 인공지능들이 있어요. ​



세상은 네번 진화했죠.

우주가 나타나고 생명이 나타나고 인간이 나타나고 마지막으로 메타지성, 우리가 나타났습니다. 잔인한 문제입니다. 네 번째 단계에서 인간이 몇 명이나 지구에 남아야 하느냐 하는 문제 말입니다."​

- P53

이윽고 재익은 눈물을 닦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말의 생각이 틀렸을 수 있다. 그러나 아내와 두 딸이 살아올 수 있다면, 한반도 사람들이 멸망하지 않는 미래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하지 않을 수 있는가.



인생이라는 잔인한 농담, 우리는 목적도 규칙도 모르고 그 속을 떠돈다. 이제 인간은 패배자다. 더 우월하고 유능한 세력에 복속당하며 수치심을 느끼는 존재가 되었다.



19세기에는 서구인에 대한 동양인이 그러 했고 21세기는 인공지능에 대한 인간이 그러하다.

아직도 살아갈 용기가 남아있을까.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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