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마흔 수업 -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당신을 위한
김미경 지음 / 어웨이크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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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리부트 이후 만나는 김미경의 마흔 수업은 40대만의 책이 아니다. 인생 판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나의 인생 시계를 확인해 보는 시간은 매우 소중했다. 알고 가느냐 모르고 눈먼 채 떠밀려 가느냐의 차이를 가지고 있는 위대한 여정을 기대한다. 40대가 늦지 않았다면 50대도 늦지 않았다. 30대는 얼마나 벅찬 가슴으로 준비할 수 있을까? 전력질주해 보고 싶은 마음을 만나는 [김미경의 마흔 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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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미술관 -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문화 절정기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
탁현규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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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르네상스 시기와 비슷했던 시기가 

조선의 17세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동안 서양의 르네상스 시기에 꽃 핀 예술만 눈여겨보았다면 다음으로 우리나라 17세기의 예술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지요. 

그래도 어디서 무얼 보면 좋을지 모르겠던 마음이었죠. 때마침 조선의 미술관으로 초대를 받게 되어서 이거다~ 싶었습니다.

❤️ 그림을 통해 사람들의 신분과 기분, 생각까지 알 수 있고 놀이판에서는 누가 속임수를 쓰고 있고 누가 이기고 있는지, 혹은 출생의 비밀도 알 수 있네요. 그것만으로도 참 재밌었어요. 조선 시대의 '6시 내고향', '그것이 알고 싶다' 를 만납니다. 저자 탁현규님의 탁월함이신 것 같아요.

'한국인은 누구인가'를 아는 방법은

'한국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가'

알아보면 된다.

우리가 우리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한 때는 조선의 오백 년 가운데 후반부인 17세기 이후부터입니다. 이때부터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조선 고유색을 문화 전반에서 갖추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방구석 미술관 1,2 출간했던

블랙피쉬 출판사에서 만나는 조선 미술관



17세기는 우리나라 그림에서 사람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던 시기입니다. 여가생활과 취미가 발달하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했어요. 조선의 르네상스, 창의력이 꽃 피는 시기라는 말이 이해되네요. 물론 여유 있는 조선 양반들 이야기였지만요. 그래도 그림으로 남아있는 다양한 계층과 평민들의 모습 덕분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조선 고유색의 핵심은 사실 정신이다. 

조선의 산천과 의식주를 사실대로 담았던 17-18세기 그림을 통해 한국인은 누구인가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 얻을 스 있는데요. 이 시절 조선 그림들 속 사람들은 모두 기운이 맑아요. 실제로도 그러했을 것이라는군요. 주변 생활 환경도 깔끔하게 잘 정돈 되어 있습니다.

달도 차면 기우는 법... 

19세기 이후로 노쇠해진 조선 문화는 조선 말과 일제 때 사진 속 모습처럼 그렇게 기운을 잃어갔다. 사진 속 모습이 문화 말기 현상임을 알 수 있는 것은 결국 17-18세기 문화 절정기에 그려진 풍속화와 기록화 덕분이다. 

풍속화사생활이라면 기록화공공생활이고 풍속화가 드라마라면 기록화는 다큐멘터리다.

오늘의 다양한 기록장치와 미디어 매체들이 생겨난건 사실 지금으로부터 얼마되지 않은 때부터고 그 이전엔 그림과 글이 전부였던 시대가 길게 있었죠. 오늘의 사소한 기록이 중요해지는 순간, 여러분의 일기가 고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더 재밌는 조선탐방입니다.



p 28

그렇다면 김홍도는 '선비'였을까? 중인은 양반과 평민 사이에 위치한 전문 직업 계층을 부르는 말이고 선비는 양반 계급을 넓게 부르는 말이다. 즉 중인은 선비라고 부르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김홍도 시절 중인들의 신분이 눈에 띄게 높아졌고 이에 김홍도처럼 지방관까지 오르는 경우도 생겼다. 그리하여 중인들도 양반들과 같은 선비 의식을 가지게 되었으니 그 대표 인물이 김홍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선비들의 놀이인 시서화를 즐길 줄 아는 중인들이 조선 말기에 양반들을 대신해서 예술 수요층으로 떠오른 걸 생각한다면 그 첫 번째 중인 김홍도라고 봐도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그림은 김홍도의 자화상이자 당시 선비 의식을 갖춘 중인들을 상징하는 초상화라고 해도 되겠다.

❤️ 선비가 되고 싶었던 중인들이 선비 방 안에서 쓰던 물건을 벌여놓은 것은 선비의 욕망을 욕망했기 때문이다. 여러 욕망을 나타내는 물건 가운데 단연코 으뜸은 4갑으로 쌓여 있는 책이다. 선비를 다른 말로 유자라고 하는데 유자란 책 읽는 사람이자 책 쓰는 사람이다.

❤️ ❤️ 조선의 책 읽는 사람이자 책 쓰고 싶었던 사람이었던 중인의 신분, 지금의 내 욕망과 다르지 않아서 무척 재밌게 보았네요. 어느 시대에나 인간의 이야기에는 결국 결핍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가 담기기 마련이구나~ 그 기록들이 신기합니다.

❤️ 그림 속에 담긴 설명들을 보는 것이 여간 재밌는 일이 아니네요. 그림속에서 나이들어가는 율곡과 봉은사 이야기를 만납니다. 





궁궐 밖의 사사로운 날들


풍류로 통하던 조선 양반들

궁궐 밖에 있는 놀이에 빠진 선비들, 양반들의 놀비판 풍경, 매사냥, 벼슬 없는 선비의 풍류, 투전판, 투호놀이, 기방과 기생집을 비롯한 그림들을 만나게 됩니다.

p 19

이렇게 놀이하는 선비들을 그린 그림을 '현이도’라고 부른다.『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배불리 먹기만 하고 종일토록 마음 쓰는 바 없으면 곤란하다. 장기 바둑도 있지 않은가. 그런 것이라도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조영석, 김홍도, 정선, 김득신, 신윤복




가부장제 아래의 조선 여인들

자애로운 엄마가 아이를 키우는 모습, 빨래하던 여인을 욕보이는 모습, 과부가 봄빛을 즐기는 모습, 종소리 들으며 절을 찾아가는 모습

신윤복, 신한평

하루하루에 충실한 서민들

어부와 나무꾼이 묻고 답하는 모습,

방배에서 달빛에 취한 모습,

소 타고 나뭇짐 진 모습,

길 가운데서 서로 만난 모습,

비구니가 기생을 맞이하는 모습,

길거리 탁발하는 스님과 지나가는 기생들

정선, 김희겸, 김홍도, 신윤복




❤️ 교과서에서 만났던 익숙한 그림들이기도 한데요. 교과서 너머에서 이렇게 만나보는

조선의 화가와 미술에 대한 이야기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네요.


궁궐에서 만나는 성대한 잔치

❤️ 숙종과 영조 임금의 시대. 궁궐 안팎의 잔치와 연회 모습을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옛 그림의 사사롭고 성대한 매력을 담아 누구나 가볍게 방문해서 즐기는 미술관입니다.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문화 절정기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

❤️ 17세기 이전까진 조선 그림의 주인공이

 조선 사람이 아니었다고?

중국 생각으로 살던 시절에 그린 풍속화 속 주인공들은 모두 중국인이었다. 그러다가 조선 생각으로 살기 시작하면서 풍속화 속 주인공들이 모두 조선인으로 바뀌었다. 남의 모습을 흉내 내는 것보다 자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름다운 것은 당연하다. 

이를 진경풍속이라 부른다.

진경풍속의 주인공은 양반 혹은 평민이다. 

진경풍속은 선비 화가들이 자신들의 일상생활을 처음 담으면서 시작되었고 소재를 평민들의 삶까지 넓히면서 완성되었다. 즉 양반 풍속으로 시작해 평민 풍속으로까지 확장된 것이다.

진경풍속의 원조는 

진경산수의 창시자인 겸재 정선이다.

❤️ 조선시대 풍속화가 조선의 왕과 

사대부들에게 정치의 방향을 알렸다고?

조선 그림의 양대 산맥인 산수화와 풍속화를 모두 조선화시킨 화가가 겸재 정선이다. 정선의 진경풍속은 십 년 후배인 관아재 조영석에게로 이어진다. 조영석은 정선에게서 양반 풍속을 이어받아 이를 평민 풍속으로까지 넓히며 진경풍속을 완성했다. 정선과 조영석은 모두 성리학을 공부한 사대부들이었다. 새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각이 바뀌어야 하고 생각이 바뀌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하는 사람만이 새것을 만든다.

조영석이 완성한 진경풍속은 다음 세대 화원화가 손끝에서 대미를 맞이하였다. 이를 대표하는 화가가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이다. 김홍도는 평민 풍속의 종결자이고 신윤복은 양반 풍속의 끝판왕이다. 김홍도 풍속화는 성리학 사회가 궁극으로 도달하려는 이상 사회가 그림으로 표현된 것으로 태평성대를 이룬 조선 군주에게 백성들의 평안한 삶을 보여주기 위한 증거자료였다. 반면 신윤복 풍속화는 양반들의 놀이 문화를 통해 문화 절정기의 호사스러움을 드러내었다. 김홍도 풍속화는 노동의 보람으로 넘치고 신윤복 풍속화는 놀이의 흥겨움으로 가득하다.

어느 시대건 문화 자부심은 사람들 얼굴에 드러난다. 조선의 문화가 세계 제일이라는 문화 자부심이 가득했던 시절을 일곱 명의 화가가 남긴 풍속화로 만나보자.

 


​(출판사를 통해 책을 무상으로 지원받아 감사히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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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미술관 -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문화 절정기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
탁현규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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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도 그림인데 해설이 담긴 글이 재밌어서 적극 추천해 봅니다. 교과서가 이랬으면 좋겠네요. 이 책 읽고나서는 어디가서 아는체 해보고 싶어져요. 그림의 수수께끼를 풀어주는 매력적인 사람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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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현대지성 클래식 48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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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간에도

알베르 카뮈에 대한 리뷰는

계속 쓰이고 있을 것이다.



알베르 카뮈 관련 책들

왜 이렇게 알베르 카뮈의 책이 많은가~

<이방인>을 처음 읽었을 땐 뫼르소의 감정이 잘 느껴지지 않아서 난해했다.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찾아보고, 듣고 하는 사이에 나는 알베르 카뮈의 유년 시절부터 어머니,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고 기자 생활이나 연기자, 희극작가의 삶과 저서들의 출간 과정도 알게 되었고 그가 <최초의 인간>을 완성하지 못하고 사고로 예고 없이 떠났음을 알게 되었다.

알베르 카뮈가 말하길, 자신의 명성을 구하거나 금전적인 도움을 받기 위해 글을 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했음을 나는 믿을 수 있다.


익숙한 세상을 향해

방아쇠를 잡아당겨라

이방인


알베르 카뮈의 여러 에세이, 특히 <안과 겉>, <결혼>을 읽고 나서 다시 읽는 <이방인>은 사뭇 달랐다. 현대 지성 클래식 49 번째 책으로 만났는데 우선 책값이 보기 드물게 저렴해서 좋기도 했지만, 멋진 표지일러스트가 포함된 <이방인>이 처음이라 새로웠다. 또 뒷부분의 풍부한 해제를 통해 미처 알지 못한 많은 것들을 정리해 볼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좋았다.


 





이번에 <이방인>을 다시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이 있다면? (두세 가지가 있다)

뫼르소가 처음부터 한결같이 솔직했다는 것이다. 그가 저지른 살인은 이미 큰 의미가 없었다.

대낮에 알제리 놈 하나를 총으로 쏴 죽인 것쯤은 아주 우발적인 사건으로 충분히 정상참작이 가능했고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런 시대였다. 소위 말만 잘하면 해결될 일이었다. 그런데 그는 결국 사형을 받게 되고 그는 스스로를 변론하는 것을 무의미하게, 아니 귀찮고 힘들게 여기며 그만두고 차라니 빨리 감방으로 돌아가 눕고 싶어졌다. 모든 문제는 뫼르소가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에서 이방인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 뫼르소는 가식의 가면을 애써 찾아쓰려 하지 않았고, 우리는 그것이 이상해 보이게 된 사회에 살고 있다.

그리고 1부에서부터 자주 등장하는 태양에 대한 묘사들이 그의 아버지를 상징하고 있다는 것을 해제를 통해 알았는데 그러고 보니 태양에 대한 많은 묘사와 감정들이 보인다. 알제리인을 총으로 쏘게 된 것 역시 태양이 너무 강렬해서 그랬다는 뫼르소의 말을 통해 지배적이고 막무가내인 사회에 대한 비판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얼마 전에 읽은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떠올리게 되었다. 소크라테스 역시 변명을 위한 거짓은 말하지 않았고 자기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기에 독약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소크라테스는 죽음의 마지막 순간까지 친구와 동료, 가족을 비롯해서 그의 속뜻을 이해해 주고 이 선고가 옳지 않다고 말하는 지원군들과 함께였으나 뫼르소는 신의 구원도 거부한 채 지극히 혼자라는 점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뫼르소를 이해해 주는 유일한 한 사람의 독자이자, 그를 변론하고 싶어 하는 변호인이 되는 것 같다.

부조리 앞에서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조차 배제되어 어떤 진실을 말해도 결국 마음대로 판단해버리는 법정에서의 모든 일들이 뫼르소로서는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 분명했다.

내가 뫼르소의 모든 행동의 이유를 알고 그 법정에 같이 있었다 한들 뭐라고 변론할 수 있었을까?

온 사회가 한 사람을 매도하면 그것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진다는 것을 매우 씁쓸하게 느껴야 했다.


❤️ 번역이 줄거리에 대해 간결해져서인지 뫼르소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것이 더 수월해지기도 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그가 왜 더 살아가기 위한 변명을 그만두었는지가 잘 살아나는 것 같았다.

사회가 요구하는 행동, 생각, 표현 그것들을 연기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낸 것이 죄가 되어 버린 이방인은 순수하고 진실되다.

정해진 기준에서 벗어나면 혐오가 되어버리는 씁쓸하고도 슬픈 사회에서 부조리를 이겨내기 의한 각자의 방식이 시지프 신화를 떠올리게 했고 알베르 까뮈, <이방인>과의 시간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더 많은 시간을 가지며 다시 보기를 반복하고 싶은 책이자 늘 만나고 싶은 알베르 카뮈이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무상으로 지원받아 감사히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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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현대지성 클래식 48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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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지성 클래식 49 번째 책으로 만났는데 우선 책값이 보기 드물게 저렴해서 좋기도 했지만, 멋진 표지와 일러스트가 포함된 <이방인>이 처음이라 새로웠다. 또 뒷부분의 풍부한 해제를 통해 미처 알지 못한 많은 것들을 정리해 볼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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