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1부에서부터 자주 등장하는 태양에 대한 묘사들이 그의 아버지를 상징하고 있다는 것을 해제를 통해 알았는데 그러고 보니 태양에 대한 많은 묘사와 감정들이 보인다. 알제리인을 총으로 쏘게 된 것 역시 태양이 너무 강렬해서 그랬다는 뫼르소의 말을 통해 지배적이고 막무가내인 사회에 대한 비판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얼마 전에 읽은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떠올리게 되었다. 소크라테스 역시 변명을 위한 거짓은 말하지 않았고 자기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기에 독약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소크라테스는 죽음의 마지막 순간까지 친구와 동료, 가족을 비롯해서 그의 속뜻을 이해해 주고 이 선고가 옳지 않다고 말하는 지원군들과 함께였으나 뫼르소는 신의 구원도 거부한 채 지극히 혼자라는 점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뫼르소를 이해해 주는 유일한 한 사람의 독자이자, 그를 변론하고 싶어 하는 변호인이 되는 것 같다.
부조리 앞에서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조차 배제되어 어떤 진실을 말해도 결국 마음대로 판단해버리는 법정에서의 모든 일들이 뫼르소로서는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 분명했다.
내가 뫼르소의 모든 행동의 이유를 알고 그 법정에 같이 있었다 한들 뭐라고 변론할 수 있었을까?
온 사회가 한 사람을 매도하면 그것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진다는 것을 매우 씁쓸하게 느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