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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불꽃처럼 맞선 자들 - 새로운 세상을 꿈꾼 25명의 20세기 한국사
강부원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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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의 시 중에 그런 시가 있다.
누구일까? 최초의 그 사람은? 하고 묻는 시.
박노해의 시로 이 역사속 인물들을 이해하고 이 책으로 박노해의 시를 이해해 본다.
오늘을 있게 한 처음은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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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 지옥.연옥.천국 귀스타브 도레 삽화 수록본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귀스타브 도레 그림, 김운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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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해 알게된 점들을 이어보니 단테의 신곡으로 모아지는 기분이었다.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을 읽은 다음에는 시로 만나고 싶었고 이 책을 구매했다. 배철현 교수님 강의 영상을 함께 보며 그야말로 가장 귀한 공부중이다. 내겐 지금이 르네상스이자 알을 깨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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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책 : 문학 편 1 - 르몽드, 뉴욕타임스 선정, 세기를 대표하는 100권의 책
디오니소스 지음 / 디페랑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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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읽어야지 하면서도

읽지 못했던 책들을

만나게 하는 책

20세기를 풍미했던 작품들로 선정된 고전을 담은 '세기의 책'은 르몽드지와 뉴욕타임스가 뽑은 세기의 고전 100권 가운데 나승철, 송민경, 안정희, 민이언 네 명의 작가들이 통과한 고전에 대해 블로그에 쓴 글을 편집 구성한 책이다. 나는 그 중에서도 책임편집까지 맡으신 작가 민이언님과의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이번 책이 문학편 첫 번째 책인만큼 다음 책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문학, 예술, 철학 등 인문학 전반을 아우르는 니체의 키워드로 이름한 인문 프로젝트 팀이기도 한 디오니소스를 기억하게 될 것 같다.

 

고전이 열어주는 길은 다 좋다. 고전의 재미는 이런 것인가? 사방에 미리볼 수 있는 안내서가 가득하고 심지어 해답도 널려있어서 쉬워보였다가도 막상 직면하면 혀를 내두르게 된다. 고전은 스스로 공부하며 통과하지 못하면 영원히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고 그것이 내가 느끼는 고전의 매력인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된 고전들을 모두 읽어내기는 쉽지 않다. 3권 만이라도 꼭 읽어야겠다고 다짐하고 메모를 해둔다해도 어쩌면 쉽지 않을 일이다. 그러나 이 책 한 권을 천천히 정독해내는 것은 가장 쉽고도 가장 빠르게 고전을 향해 나아가고 고전이 주는 기쁨을 만끽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을 지나고 나면 분명 더 알고싶어지는 고전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읽어 본 고전을 만나면 이렇게 잘 정리된 덕분에 책을 상기시킬 수 있어서 좋고, 앞으로 읽을 책을 선별하고 우선해서 읽어 보는 것도 효율적일거라 생각한다. 대부분 아직 만나지 못한 고전들이라도 어두운 거리에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며 결국 앞으로 나가게 될 것이다.

 

 

♡ 지금 코로나 이후 어려워진 경제 사정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면 관심을 가지고 알려고 노력하는 일 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욱 고전이 가진 본질적인 이야기들이 부상되고 있다. 특히나 전쟁의 잔혹성과 무의미함을 말하는 고전과 산업혁명을 지나며 자본주의가 가진 부조리들을 말하는 고전들에 관심이 가고 있다면 이 책이 내게 도움이 되는 것처럼 좋은 안내자가 되어 줄 것이다.

 

 

 

♡ 내가 읽어본 고전과 앞으로 읽고 싶은 고전들의 나열로 간단 소개하자면 이렇지만 이 책이 전하는 안내를 제대로 만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갈길이 멀다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며 가보면 좋겠다.

 

 

무기여 잘있거라 - 어니스트 헤밍웨이

소설이 그려 내고 있는 전쟁의 참상은 아무 실체 없는 텅 빈 껍데기 같다. 아마도 이것이 실제 긴 전쟁을 겪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모습일 수 있다. 저자의 경험이 반영된 생생한 전쟁의 현장과 인간심리의 세밀한 묘사는 간결한 문체 속에 더욱 진한 여운으로 이어진다. 그 어떤 대목에서도 독자에게 특정한 감정을 주입 시키거나 강요하지 않지만 오히려 그 담백함 때문에 감정의 진폭이 더욱 확장 되는 장면들 하나 하나가 더욱 감성적으로 다가온다. 전쟁의 무의미함과 이념의 허상, 관계의 소중함에 대하여 복합적이고도 풍요로운 시선으로 풀어 낸다.

 

 

분노의 포도 - 존 스타인벡

산업혁명의 어두운면, 1930년대 대공황 시기의 미국, 자본이 어떻게 한 사회를 지배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톰의 가족은 심각한 문제들을 한꺼번에 맞닥뜨린다. 끔찍한 가뭄에 의한 기근과 자본가들에게 갈취당하는 이야기는 마치 소설 파친코를 생각나게 할만큼 우리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았다.

 

모든 것을 잃은 한 가족이 생존을 위해 고된 이주의 길을 떠나고, 어렵게 도착한 캘리포니아에서도 여전히 자리잡지 못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로 우울한 모습을 더 많이 마주치게 된다. 계속 고난의 길이 이어질 것이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았는 스스로의 의지가 곧 희망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겨둔다.

 

사회혼란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여론의 질책을 받기도 했지만 퓰리처상과 내셔널 북어워드를 수상하였고 196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 고전들을 당대에 읽었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된다. 마찬가지로 오늘 쓰여지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회자되고 생명을 유지한채 이어질 글이 궁금해진다. 이 고전들을 뛰어남는 고전들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과 함께 이 고전들을 표방하는 오늘의 책들이 궁금하진다.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게트

언제 올지 안 올지 안 올지조차 모르는 고도를 기다리며 있는 두 사람은 이런 저런 기다림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낸다. 오지 않는 고도와 기다림을 포기하지 못하는 두 남자는 같은듯 다르게 흘러가는 서로의 시간을 보여준다. 이전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게 될 기다림을 통해 인간 존재의 부조리 함을 생각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고도가 올 것이라는 믿음이 가장 불확실 하다.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고 심지어 존재하긴 하는 걸까 하는 의심까지 들지만 하루가 저물 때 즈음 오늘도 고도가 못 온다는 소식을 전하는 아이가 매번 등장하는것으로 고도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이어 간다 내일 고도가 온다는 희망으로 내일도 그 다음날도 그를 기다리는 하루를 살아 내게 된다. 고도가 누구인지 뭘 의미하는지 확실히 알 수 없는 건 사실 우리가 삶의 목표나 의미를 명확히 하나로 정리할 수 없는 이와 같지 않을까 의미있는 삶을 목표로 하는것처럼 착각하지만 고고와 디디가 자꾸만 고도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는 걸 잊곤 하듯이 그렇게 망각 속에서 한 시절을 보내 곤 한다.

 

♡ 왠지 희망고문을 당하는 것 같으면서도 내가 그리는 희망이 무엇이냐에 따라 각자 다른 시간의 기다림을 가지게 될 것 같다. 고도는 거창한 삶의 이유나 가치보다 그저 한 오라 기 실낱같은 희망 일지도 모르겠고 고단한 삶을 평안하게 만들 생애 마지막 순간일 수도 있다는 해석에 내가 기다리는 고도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지며 읽고 싶은 책으로 분류했다.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조지오웰의 [1984]와 예브게니 자마찐의 [우리들]과 더불어 3대 디스토피아 소설로 꼽힌다. 인공수정으로 탄생한 인간의 등급 자체만으로도 충격적이었지만 '소마'라는 약의 역할과 문명사회와 원시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인상적이던 책으로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서 그 경험을 손꼽아 자랑할 수 있는 읽어본 작품이다.

 

1984 - 조지오웰

'빅 브라더'라는 단어가 대명사화가 되었을 정도로 많이 회자되지만 사실은 '읽지 않았으면서 읽은 척 하는 책 1위'라고도 한다. 여러모로 현대사회에서도 꼭 필요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는 뜻이다. 동물농장과 함께 꼭 읽어야 하는 고전으로 손꼽는다.

내가 1984를 읽어본 바로는 초반부에 전해지는 분위기에서 고전 SF <멋진 신세계>가 함께 떠오른다. 가장 충격적이었고 절대 잊히지 않는 소설이었던 <멋진 신세계> 안에서도 말살정책으로 언어가 사라지고 시와 글, 노래가 사라진다.

사랑이라는 언어가 사라지고 사람들은 사랑도 잃었다. 가족이라는 개념뿐만 아니라 인간 사회의 모든 개념과 가치들이 모두 사라졌다. 기계화된 안정 속에 유토피아를 보여주고 있으면서도 충격적인 디스토피아를 그린 소설이었는데 1984도 그런 느낌의 소설로 다가왔다.

 

 

이방인 - 알베르 카뮈

어떤 사람들을 단지 평범해지기 위해 무한의 에너지를 소비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것을 알지 못한다. 알베르 카뮈는 <페스트>로 먼저 만났지만 역시 사회적 배경과 함께 다시 진지하게 만나봤으면 하는 고전이다.

 

 

인간의 조건 - 앙드레 말로

내 마음을 사로잡은 유일한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리고 인간의 위대함에 관한 여러 가지 이미지를 보여 주려 했다.

"인간이 단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어떤 사상을 위해 버린다는 것은 인류의 독특한 어리석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글쎄요, 어떻게 말씀드리면 좋을까요? 인간으로서의 조건을 견디어 낸다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겠지요."

 

 

구토 - 사르트르

관계 속을 살아가는 인간이지만 세계인들은 결국 누군가에 대한것이 아닌 그저 스스로에 대한 무엇으로 사랑한다 그런데 내 의식의 대상이 아닌 존재 그 자체로 쌓인 상황이 결국 타인의 입장에서는 네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타인에게는 내가 지금 내 위치에서 벗어난 우연 적 존재 그렇듯 모든것은 우연성의 토대 위에 존재한다. 필연으로 해외사업은 그 존재 자체가 지닌 문제가 아니라 존재를 바라보는 인식에 관한 문제일 뿐이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자신을 검열 하고 수식하는 베타 적 존재 라캉에 따르면 그것은 의식의 차원을 넘어 무의식의 뿌리를 받고 있는 타자 화 된 주체 기도하다 레진은 랭보의 시를 인용 한다. '나'란 한 사람의 타자이다.

 

샤르트르는 이 모든것이 단절된 상황에서 느끼는 순수 주체로서의 혼란을 왕 탱의 구토로 설명하고 있다로 광택 이브 빌에서 느꼈던 고독과 그 고독에 얽힌 이런 저런 우연 적 사건들이 그 실존적 자 각의 토대이다.

 

 

 

말테의 수기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시인의 고독과 불안을 신앙적 승화로 그려낸 소설의 결말에서는 덴마크가 낳은 철학자 키에르케고르의 삶이 겹치기도 한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읽고서 철학자의 길로 들어선 실존의 기점이 되는 두 철학자가 키에르케고르와 니체다.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로부터 각자의 긍정으로 뻗어나온 철학이라는 점에서 <말테의 수기>가 데카당스의 전기와 후기를 가르는 릴케 문학의 개인사적 의의라는 사실도 우연치곤 재미있다.

 

시인이 대구 자 하는 말 내가 파리에서 지내며 느낀 점을 메모로 풀어 나가는 작품으로 특별히 중심이 되는 서사 없이 단락 별로 다양한 연산을 기록한 형식이다 의식의 흐름에 따라 한 주제에 집중에서 수술 하다가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 곤 한다 릴케가 목격한 대도시의 이면 고독감과 우울증의 정서가 영감이 되었다. 파리 골목 골목에 배어있는 우울한 활기찬 대도시 뒤편으로 소외된 가난한 이들의 피곤한 삶 여기저기서 목격한 죽음의 그림자들이 끊임없이 나열 된다.

사람들을 살기 위해서 여기로 몰려드는데

나는 오히려 사람들이 여기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 줄의 시를 쓰기 위해서는 수많은 도시들, 사람들, 그리고 사물들을 보아야만 한다.

'보는 법'을 배운다는 것. 그리고 시를 쓴다는 것에 대한 말 테의 체험 적 임무는 작품의 초반부에 등장한다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그저 의식의 흐름대로 나열된 것 같아도 그 연결고리는 결국 그가 이야기한 '보는법'에 관한 것이다 말테의 수기는 그것을 배워 가는 과정을 기록이다.




읽고 나면 더 바삐 독서하게 되는 책 세기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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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책 : 문학 편 1 - 르몽드, 뉴욕타임스 선정, 세기를 대표하는 100권의 책
디오니소스 지음 / 디페랑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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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엔 좋은 안내자가 필요하다. 소개된 고전들을 모두 읽어내기는 쉽지 않다. 딱 3권 만이라도 읽기 시작한다면 읽어야 할 책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된다. 이 책 한 권을 천천히 정독하는 것은 가장 쉽고도 가장 빠르게 고전을 향해 나아가고 고전이 주는 기쁨을 만끽하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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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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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나는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깊은 침묵을 좋아한다

나는 빛나는 승리를 좋아한다

그래서 의미 있는 실패를 좋아한다

나는 새로운 유행을 좋아한다

그래서 고전과 빈티지를 좋아한다

나는 도시의 세련미를 좋아한다

그래서 광야와 사막을 좋아한다

나는 소소한 일상을 좋아한다

그래서 거대한 악과 싸워 나간다

나는 밝은 햇살을 좋아한다

그래서 어둠에 잠긴 사유를 좋아한다

나는 혁명 혁명을 좋아한다

그래서 성찰과 성실을 좋아한다

나는 용기 있게 나서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떨림과 삼가함을 좋아한다

나는 나 자신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를 바쳐 너를 사랑하기를 좋아한다

시작부터 이 시집을 들고 잠시 사라지고 싶었다. 늘 열정으로 뜨겁고 싶지만 은둔하고 싶기도 한 우리를 위로하고 다독인다. 그저 박노해의 약속을 따라 걷고 싶다. [걷는 독서]에서 그 정제됨이 좋으면서도 뭔가 더 대화하고 싶은 아쉬움을 느꼈었다면 이번엔 가득 차 있어서 좋다.



요즘 딱 그런 기분이다. 세상이 빛을 잃어가고 있고 덩달아 사람들의 낯빛이 어두워지고 싸늘해지고 있어서 어디 한군데 시선을 둘만한 따뜻한 곳이 없는 기분이다. 나보다 더 가슴이 춥고, 외로운 사람들이 많을텐데 누가 보듬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종교도 아니고, 부모와 혈육의 사랑도 모든 것을 아우를 수는 없다.

그리운 그것을 어디서 뜨겁게 느낄 수 있나 돌아봤을 때 박노해의 시집이 있어 다시 살아갈 불씨를 전해 받은 듯 했다. 꺼져가는 눈빛에 다시 초점이 맞춰지고 느린 심장이 뛰도록 다시금 피가 돈다.

3천여 편의 육필 원고 가운데 301편을 묶어 펴낸 시집이라 한다. 매일 뜨겁게 보고 느끼고 쓰고, 심장이 다 닳지 않았을까 짐작이 되지 않는 삶이다.


할 말을 잃고, 잊고, 침묵하고 싶은 이 시들을 펼치는 것이 얼마나 심장을 떨리고, 아프고, 놀라게 하는 일인지 나는 설명할 수가 없다. 느리게 살고자 할 때는 빠르게 사는 자가 부럽고 빠르게 살다 보면 느린 자가 세상 부러웠다. 이런 아이러니 같은 세상과 나를 이해하게 해주는 박노해의 시는 지금 내겐 약이다.

무언가 잘못된 세상에 절망할 때

나날이 내 영혼이 희미해져갈 때

나의 길을 잃어가는 것만 같을 때

나를 흔들어 깨우고

다시 일으켜 세워줄

찬연한 별빛 같은 301편의 시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이후

박노해 시인의 12년 만의 신작 시집이다.

가슴에 벼락같이 꽂히는 한 줄의 시

내 안의 나를 흔들어 깨우는 목소리,

어둑한 앞길을 비춰주는 빛과 같은 문장

때로 그 한 줄에 기대어 힘겨운 날들을 버텨내고,

나를 다시 살게 하는 그런 시.

상처 난 우리 가슴은 간절히 시를 부르고 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하늘이 있다.” 밤하늘의 북두칠성처럼 언제나 나의 길을 밝혀줄 301편의 시를 건네며 박노해 시인은 말한다. 자신의 삶이 빚어낸 이 시들은 이제 그대의 시이자 우리의 시이다.

♡ 예쁜 시들은 아니다. 깊은 미안함과 처절한 고난을 통과하는 한 인간이 시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풍족하게 잘 살고 바쁜 사람들이 자주 잊고, 놓치고, 무시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난 이 깊은 고독을 사랑한다.

늘 신에게 기도하면서도 신을 미워하고 자신의 소명은 신이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의 소명임을 인지하며 신과 나 각자의 전쟁을 해보자고 선언하는 박노해의 약속 같은 시들이 좋다.


“나의 시는 어둠과 눈물 속에서 암시暗示받은 암시暗詩일 뿐, 이 시는 그대의 것이다. 그대가 말하라. 자신의 것으로, 자신의 삶으로, 자신이 싸워낸 진실로.”


박노해 시인의 시는 쉽다. 난해한 의미를 해석하느라 복잡하게 머리를 맴돌지 않고 바로 가슴으로 꽂히는 시이다. 기교와 장식 없이 시퍼렇게 벼린 시어들은 단순하고 아름다울 뿐 아니라 리듬감에 흡입력이 있어, 마침표 한 번 찍지 않고 끝까지 휘몰아치며 빠져들게 한다.

내면의 심연에서 우주의 대서사시까지, 그 시의 공간과 시간 속으로 단숨에 이끌며 시를 읽는 순간 그것을 ‘체험’시켜 버린다. 박노해의 시는 생생히 살아있다. 눈물이 터지는 시, 웃음이 나오는 시, 가슴에 불을 붙이는 시, 고요히 잠겨드는 시, 그렇게 시를 읽는 동안 제대로 웃고 제대로 울면서 ‘내 안에 이렇게 많은 내가 살아 있었구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 가장 깊은 곳에 가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너의 하늘을 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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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하늘을보아 #걷는독서 #느린걸음

(도서를 제공 받아 진심으로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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