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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취향 -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취향 존중 에세이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7월
평점 :
시작부터 바로 서문의 거의 모든 전문을 필사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김민철 작가의 책들은 거의 그렇게 시작부터 감탄, 혹은 감정이입을 제대로 하고 시작하게 된다.
카피라이터답게 15초 안에 핵심을 전달하고 동시에 각인되는 매력이 김민철의 책에 있다.
내가 살아가는 방향을 취향이라고 말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하나하나가 좋았다고 해야 할까?
<하루의 취향>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취향'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에 관한 기록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좋아하는 동네 호프집, 취미, 여행부터 사랑, 사람, 일의 취향까지, 김민철을 이루는 하루하루의 편애 리스트를 낱낱이 밝힌다.
자신이 어떤 색깔의 사람인지를 아는 것과 가장 '나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나의 마음이 향하는 것들로 완성한
나만의 취향 지도 안에서
나는 쉽게 행복에 도착한다.
그렇다. 스스로의 취향을 인지하고 나면 더 빨리 행복에 닿는다. 아~ 그동안 내가 선택해온 수많은 것들은 나의 취향이었구나.
지나간 일기들을 들추어보면 한결같은 나의 취향과 편향 그 자체로 나를 말해주고 있다.
나답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결연한 의지도 아니었고, 소명이나 신념을 위한 삶도 아닌 평범한 날들이었지만, 하루하루의 선택으로 이어진 것들이 오늘의 나다운 것이라 생각하니, 하루의 선택이 달리 보이고 또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김민철의 책은
살면서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것들을 그것도 아주 편하게 언어로 바꿔주시는 작가라서 이렇게 좋은가 보다... 내게 친구가 되어주는 책이었다.
내가 저자와 겹치는 인생을 살아온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공감되고, 편안하고 좋은 거지?
김민철의 책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이 사적인 공감은 누군가의 채근이나 푸시 받는 느낌 같은 것은 하나도 없이 언제나 나답게 있을 수 있는 편안함의 이유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나처럼 생각하는 독자가 참 많다는 것을 보고 나니, 더 좋아진 것도 사실이다. 책을 조금은 늦게 만난 나는 어린 시절엔 진짜로 순수함을 드러냈던 나를 기억하는 오랜 친구들을 만난 듯이 반가웠다.
내껀 아닌데 내꺼 같은 글이 좋다.
p 57
스스로에게 관대한 그 시간이 어쩌면 나의 숨구멍이 되어주고 있다니, 멋진 말이었다. 그게 흔히 말하는 힐링 포인트가 되는 지점인듯하다. 스스로에게 관대한 분야가 하나쯤 있는 것도 좋다는 말은 어느 날, 우리를 다크호스로 만들지도 모른다.
p 70
나를 잘 지키는 방법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차근차근 더 좋은 에너지로 내 삶을 채우고 싶다.
p 76
나의 마음이 향하는 것들로 완성한 나만의 취향 지도 안에서 나는 쉽게 행복에 도착한다.
그래서 다이어리에 가득 채운 잡다한 글씨들이 나는 그렇게 좋은가 보다. 그것만큼은 나의 취향으로 가득 채워도 좋은 끝없는 나의 우주가 되어 주기 때문에~
하루의 취향이 전해주는 내가 기억할 수 있는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질 수 있는 이 책이 좋은 이유는 결국 자신에게 있는 것 같다.
이상한 일이다.‘취향‘이라는 이 펑범한 단어 앞에서는 이상하게도 기가 죽는다. 왠지 그 앞에는 근사한, 남다른 같은 수식어를 붙여야 할 것 같고, 나이 취향에 어울리는 수식어는 따로 있을 것만 같다. 평범한, 별거 아닌, 혹은 뻔한과 같은. 그래서 취향이라는 단어 앞에서 나는 자꾸만 가난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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