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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문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홍은주 옮김 / 책세상 / 2022년 5월
평점 :
차밍한 소설이라고 하는데
그 차밍이라는 게 조금 일본식 차밍이 아닌가 싶다.
- 사람은, 계속 자기 자신이잖아? 태어나서부터 줄기차게 자기 자신이잖아. 그게 힘겨워져서 다들 취하는지도 몰라 - 146
- 미도리코, 미도리코, 좀 들어봐, 사실이란 거, 사실이란 게, 있는 줄 알잖아, 다들 진짜 사실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잖아, 매사에 반드시, 뭔가 사실이란 게 있다고들 생각하잖아, 근데 미도리코, 사실이란 거, 없을 때도 있거든, 아무것도 없을 때도 있어. - 180
- 이를테면, 언어는 통하잖아요? 그런데 말이 통하는 일은 실은 별로 없어요. 같은 언어를 써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 대개의 문제는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린, 언어는 통해도 말이 통하지 않는 세계에 사는 거지요. - 206
- 귿게 닫힌 커튼 너머는 땅거미가 지기 시작했다. 곧 어두워질 것이다. 앞으로 몇 번이나, 나는 해 질톀 이 시간의 푸르스름한 빛을 이렇게 바라볼까. 혼자 살다 죽는 인생은 대체 어떨까. 어디 있어도, 무엇을 보아도, 이렇게 줄곧 한 장소에 있는 것일까.
“그러면, 안 되나?”
나는 조그맣게 소리 내어 물어보았다. 물론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 - 253
2023. mar.
#여름의문 #기와카미미에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