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름다움 문학과지성 시인선 538
조용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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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삶의 정원을 거닐어 본다.
소란하고 불행하기도 한 정원이다.
문득 고요하고 온화한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런 시다.

<정원> 이라는 시가 있다. 엄청 좋다. ;)

- 나는 여기서 지난 슬픔을 예견하고 다가올 사건을 복기해보며 내게 주어진 고통과 대면하겠다 - 알비레오 관측소 중

- 당신과 나를 위해 만들어진 짦은 세계를 의심하느라
나는 아직 혼자다 - 푸르고 창백하고 연약한 중

- 누구나 완벽하게 평화롭기는 어렵다 그래도
생의 괴로움에만 집중하는 순교자가 되고 싶다 아름답고 끔찍한 삶이 당분간 지속된다 - 당분간 중

2020.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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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9월은 너의 3월 문학동네 시인선 134
구현우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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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에 대한 시라고 해야 할까.

이제는 어찌할 도리 없이 한국 문학 속의 광장은, 비현실적인 대량의 죽음과 추모, 비관과 실낱같이 품어보는 희망이라는 의미가 되어 버린 것 같다. 슬프게도.

그리고, ‘자기만의 방‘이라는 문구가 남성 화자에게 허용되는가 하는 문제를 잠시 생각해 보게 된다.

- 나는 알 것 같은 길에 매료되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발소리를 따라 걸었다. 스치는 사람들을 흘깃 훔쳐보니 그래도
같은 세계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 광시증 중

- 생각처럼 되지 않는 일이 생각보다 많아서
저녁이 흐르고 하루는 엎질러진다 반만 열린 입술 담아두는 관능
조금은 우리를 닫아두기로 한다 - 홀 중

2020.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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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너 다이어리 - 사계절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는 실전 노하우
국립수목원 지음 / 지오북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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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수목원이 출간한 책이라서, 역시 기초부터 조목조목 새겨두면 좋을 내용이 한가득이다.
실외, 실내 가드너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내용.

삽목을 위시한 번식법들과, 식물의 분류법, 기초 가드닝 스킬, 병해충의 증상과 관리 들이 담겨 있다.

식덕이라면 한권씩 가지고 있어야 할 필도서 아닐까 한다.

더 두껍고 자세하게 심화된 내용의 책도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 그러나 국립 수목원은 바쁘겠지?...

2020. j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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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에 대하여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이윤 옮김 / 필로소픽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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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리에 대한 저자의 집요한 탐구랄까.
하나의 현상, 한개의 단어에 대해 공들여 생각하고 그 현상과 원인과 전개되는 방식에 대해 쓴 글은 언제 읽어도 흥미롭다.

가볍게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이지만, 결코 가벼워 보이지는 않으려는 책의 판형도 마음에 든다.(물론 분량이 가벼우니 적절한 책값 형성을 위해선 논문제본 방식이 합리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즐거운 마음으로 본문을 소화하고 역자 후기를 읽다 멈칫하게 되었다.

- 개소리는 정치의 영역을 넘어 확산된다. 재벌들의 사회공헌 기업광고를 보라. ‘사람이 미래다‘라고 캠페인을 벌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신입사원을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삼는다. 좌우파를 막론한 시민사회도 숨은 의도가 있는 조어들을 생산해낸다. 자유민주주의자를 ‘빨갱이‘, ‘종북‘으로 낙인찍기는 낡은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페미니스트들이 만들어낸 ‘시선강간‘이라는 용어를 보라. 촌철살인과 개소리의 경계 선상에 놓인 말들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면서 누가누가 더 개소리를 잘 만들어내는지, 누가 더 뛰어난 개소리 예술가인지 장기 자랑하는 것처럼 보인다. 정치에서 말하는 프레임론과 마케팅에서 말하는 포지셔닝론 모두 개소리의 기술에 관한 이론이다. 모두가 말의 진릿값에는 관심 없고 자신들의 숨은 의도를 관철시키려는 언어조작에 전념한다. - 75, 옮긴이의 글 중

숨은 의도가 있는 언어조작의 예로 이야기를 하던 역자는 최근 페미니스트들이 만들어낸 ‘시선 강간‘이라는 용어를 예로 든다. 남성들의 시선을 받는 정도로 강간이라는 범죄용어를 사용하다니 남성들을 가해자로 낙인찍으려는 의도, 라는 뜻일까?
애초에 왜 시선 강간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을까.에 대한 고찰없이 그런 말을 만들어내다니 이것은 개소리다. 라는 말인가?
시선 강간이라는 말이 왜 개소리일까? 굴욕적이고 불쾌한 시선을 받은 여성들이 자신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정신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일까?
노골적으로 훑어보는 시선과 그 행위에 따라오는 가해시선의 얕잡아보는 표정과 행위 동조자들과 나누는 원치않는 평가의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불쾌한 성추행을 멈추라고 요구하면 하는대로, 차마 대응할 방법을 찾지 못해 아무말도 못하고 무시하면 하는대로, 여성의 내면은 그로 인한 막대한 피해가 야기된다. 그것은 강간에 비교할 수 있을 만큼의 피해라는 의미의 조어를 왜 개소리라고 치부하는 말을 남의 글을 번역해 놓고 역자 후기랍시고 쓰는걸까.

번역의 수고에 이 정도의 말은 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 책의 저자에게 민폐가 되는 말은 아무리 번역자라도 안하는게 낫지 않을까.



- 우리 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개소리가 너무도 만연하다는 사실이다. 모든 이가 이것을 알고 있다. 우리 모두 어느 정도는 개소리를 하고 다니니까. 그런데 우리는 이런 상황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개소리를 알아차리고 거기에 현혹되지 않을 정도의 지각은 갖추고 있다고 꽤 자만하고 있다. 그래서 개소리와 관련된 현상은 진지한 검토의 대상으로 부각되지 않았고, 지속적인 탐구의 주제가 되지도 않았다.
그 결과 우리는 개소리란 도대체 무엇인지, 왜 그토록 개소리가 많은지, 또는 개소리가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등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개소리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진지하게 밝혀낸 올바른 인식을 결여하고 있다. 달리 말해서 우리에게는 개소리에 관한 이론이 없다. 나는 몇 가지 가설적이고 예비적인 철학적 분석을 제공함으로써 개소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론을 발전시켜 보고자 한다. 개소리의 수사학적 이용 및 악용은 다루지 않을 것이다. 내 목적은 개소리의 본질이 무엇이고, 개소리가 아닌 것과 개소리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제시하는 것이다. 조금 달리 말하자면, 개소리의 개념 구조를 개략적으로 규명하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 7

- ‘똥shit‘이라는 말은 분명히 그렇다는 걸 암시한다. 대변은 설계되거나 수공예로 만드는 게 아니다. 그것은 그냥 싸거나 누는 것이다. 그것은 다소 엉겨 붙은 모양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공들여 만든 것은 아니다. - 26

- 개소리쟁이에게는 이 모든 것이 무효다. 그는 진리의 편도 아니고 거짓의 편도 아니다. 정직한 사람의 눈과 거짓말쟁이의 눈은 사실을 향해 있지만, 개소리쟁이는 사실에 전혀 눈길을 주지 않는다. 자신이 하는 개소리를 들키지 않고 잘 헤쳐 나가는 데 있어 사실들이 그의 이익과 관계되지 않는 한, 그는 자신이 말하는 내용들이 현실을 올바르게 묘사하든 그렇지 않든 신경 쓰지 안는다. 그는 그저 자기 목적에 맞도록 그 소재들을 선택하거나 가공해낼 뿐이다. - 58

- 개소리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 자신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데도 말하기를 요구받는 경우가 그렇다. 따라서 어떤 주제에 대해 말할 기회나 의무들이 화자가 가진 그 주제와 관련된 사실에 대한 지식을 넘어설 때마다 개소리의 생산은 활발해진다. - 65

2021. a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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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을 몇년을 썼지만 이렇게 빠른 관리자 반응은 처음 본다.

지난 밤에 읽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한줄 남겼는데 아침에 메일이 와있더라?

관리자가 그새 수많은 글을 다 읽고 이랬을까?

상품평에 내 글이 보이든 말든 신경안쓰고
내 감상을 남겨 놓는 도구로만 사용하는 공간인데
이보다 더한 책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도 많이 봐왔는데

모두의 표현에 이렇게 반응하나?

어처구니가 없네.

알라딘.

진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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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8-12 11: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100자평 읽다 보면 더 심한 원색적 비난도 참 많던데요. 뭐랄까 비구매자들의 총공격 같은 느낌의 댓글이요.
알라딘은 비구매자들이 읽지도 않고 (특히 페미니즘 책 관련) 몰려와서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댓글부터 좀 제어하면 좋겠어요.

hellas 2021-08-12 11:21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읽지도 않고 퍼붓는 원색적 공격엔 그런갑다 하더니 저 코멘트에 이런 반응 하면 제가 좀 어이가 없지 않겠어요 ? ㅡㅡ 아침부터 기분 잡치고요

다락방 2021-08-12 1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근데 저 옮긴이는 저걸 글이라고 쓴겁니까? 으휴...

hellas 2021-08-12 11:41   좋아요 0 | URL
역자입네하고 남의 글에 똥싸는거죠.

잠자냥 2021-08-12 11:53   좋아요 1 | URL
저도 저 옮긴이의 글 보고 기함.....

hellas 2021-08-12 12:09   좋아요 0 | URL
저도 보면서 이게 무슨 말.... 이랬네요. 갑자기 툭내뱉는게 재채기하듯 진심이 튀어나오는건가 싶고

초란공 2021-08-12 1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수많은 서재의 글이나 신간 서적에 대해 검열하는 건 지극히 비효율적이라 생각하구요, 이 문장에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느끼거나 모욕을 느낀 ‘누군가‘(자존심만 강하고 자존감은 허약한)가 검열 요청을 했겠지요. 알라딘은 책도 읽지 않고 별점 테러하는 사람들, 다른 사람의 글에 대해 욕부터 하는 사람들부터 관리해주었으면 합니다.

hellas 2021-08-12 12:40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긴해요. 누군가 이 책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원더북 2021-08-1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자와 출판사가 알라딘에 100자평 블라인드 해달라고 문제 제기한 건 아닌지 의심되네요. bullshit가 옥스포드 영한사전 포함해서 어떤 영한 사전에도 개소리라는 번역이 없는데 굳이 개소리를 하는 이유가 뭔지… 옮긴이의 글이 번역한 책 제목과 잘 맞아 보여요;;

hellas 2021-08-12 13:05   좋아요 0 | URL
몹시 공감합니다. 어쨌든 ‘개소리‘에 대한 고찰을 공들여 번역해놓고, 역자 후기에서 왜 그런 소릴 하는 걸까요.

원더북 2021-08-12 13:16   좋아요 0 | URL
개정판이 나온다면 사족같은 옮긴이의 글은 빠져 주길 바랄 뿐입니다~

hellas 2021-08-12 13:20   좋아요 0 | URL
다른 책에서도 역자 후기라고 이상한 소리를 써놓은 걸 보면 항상 불편함을 어필했었는데...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라 ㅋ 개정판이 나오긴 쉽지 않겠지만... 나온다면 빠지는게 저자에게 폐 덜 끼치는 방법이겠죠.

Falstaff 2021-08-12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혹시 이 책이 최근 매체에 소개된 적 있나요?
그럴 경우 여지없이 과거에 쓴 글, 인터넷 시간으로 조선시대에 쓴 글도 소환해서 이런 경우를 당하더군요.
끝까지 우기면 출판사에서 연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책가게나 출판사나 자기들 입장에선 매체에 소개가 되어 나름대로 광고를 당한! 셈인데 고객들이 책 검색해서 들어왔다가 이런 얘기 읽고 구입하지 않을까봐 그러는 거 같은데요, 똑같이 당해본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참 기분 드럽지요.
속으로 욕이나 한 판 하시고 참으셔요. 참고로 제가 했던 욕을 첨부하겠습니다. MERDE!
아니, 아니, 참으라 말라는 제가 참견할 자격이 없습니다. 마음대로 하셔요. ^^;;;

hellas 2021-08-12 14:22   좋아요 1 | URL
최근 출간된 책이고 신간이 나오면 목록을 쭉 살펴보고 구매하는 독자라서 읽게 된 책이라서 어디에 소개되었는지 그런건 잘 모르겠어요. 뭐 전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그땐 블로그에 감상평 남긴걸 보고 비댓으로 이렇게 잘난척 하면 기분이 좋냐?고 묻길래 별 등신이 다 있네 하고 말았거든요. 이렇게 알라딘에서 당신의 글을 일부 비노출 시키겠다랑은 결이 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요. 기분 드러운건 마찬가지구요. 좋은 하루 되세요:)

잠자냥 2021-08-12 14:30   좋아요 1 | URL
이 책이 tvN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갑자기 인기를 끌고 있고요...

100자평 살펴 보니, hellas 님처럼 옮긴이의 개소리를 지적하는 평도 많네요. ㅎㅎㅎ

hellas 2021-08-12 14:34   좋아요 1 | URL
아... 매체 노출이 있던 책이군요. 어쨌든. 뭐 저는 늘 같은 생각이예요. 역자가 구구절절 떠들어봐야 득이 되는 일은 별로 없다고요. 재밌는 후기 는 늘 환영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