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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공원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60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평점 :
고도야? 싶기도 한데,
선문답스럽다기엔 좀 신변잡기인 측면이.
(베케트가 <동네 공원> 공연을 여러 차례 관람한 열성 관객이었다고 해서 과연...이라는 생각도 했다)
i들의 용기 낸 스몰토크 같은 분위기랄까.
욕구이론의 표현이라면 인정받고자 하는 고립된 현대인들의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혼자가 아니라는, 누군가와 소통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의 다이얼로그.
- 그들은 가정부들, 파리 역들에 하차한 수천 명의 브르타뉴 여자들이었다. 또 그들은 시골의 작은 장터를 도는 행상들, 실과 바늘 같은 것을 파는 세일즈맨들이기도 했다. 사망 증명서 말고는 아무것도 가져보지 못한 - 수백만 명에 이르는 - 사람들. - 9
- 말하자면, 그런 일들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는 거죠. 저는 특별히 알고 지내는 사람도 없고, 좀 외톨이거든요. 어느 날 우연히 엄청난 기회가 제 앞에 나타난다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하던 일을 무슨 수로 바꿀 수 있는지 저는 모르겠어요. 그런 우연한 기회가 제 인생의 어느 구석에서 나타날 수 있을지, 그런 일이 어디서 일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거든요. 그런 일은 평생 없을 거다,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그렇잖아요. 앞일은 어떨지 모르는 거니까.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내가 선뜻 받아들이지는 않을 거다, 그렇게 말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요, 아니고말고요. 하지만 어디서 그런 기회가 저한테 찾아와 제 결단을 도와줄 수 있다는 건지, 지금으로서는 정말이지 모르겠거든요. - 18
- 저는 흘러가는 대로 살아요, 이해하실지, 흘러가는 대로 절 내버려두는 거죠, 그러다 보니 사는 게 그쪽 분보다는 쉬워요. 사실 모든 문제가 여기 있네요. 그러니 제가 어떤 것들을 모르는 채로 지낼 수 있는 거죠. - 99
- 내 인생의 이야기는 이렇다 할 게 없다.
별게 없다.
중심이 되는 게 전혀 없다.
길이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선이 그어지는 것도 아니다. - 뒤라스 인터뷰 중
- 남자들은 닥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들은 그러기가 너무 힘든 모양이다. 자기 안에 있는 이론의 목소리를 안 나오게 하기가, 이론적 해석이라는 실천을 안 하기가 너무 힘든 모양이다. 그들은 치요를 좀 받아야 한다. 삶으로 살아야 할 사건, '1968년 5월' 같은 큰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남자들은 벌써 떠들고 이론화를 시도하고 침묵을 깨뜨린다....... 고릿적의 이론적 실천을 주워 모아 9='1968년 5월'에 대해, 이 새로운 사태에 대해 말을 하고 이야기를 하고 설명을 해서 처리하려고 한다...... 남자들은 일을 다 망쳐야 직성이 풀렸다. 침묵의 흐름을 차단해버려야 직성이 풀렸다. 그들이 저지른 범죄를 생각하면 얼마나 절망스러운지. 범죄니까 범죄라고 하자. 남성적 범죄un crime casculin. 1968년 이후에 그 모든 전투적 태도들 앞에서 구역질이 났던 것은 남자들 때문이었다. 1968년 이후 여성해방운동이 앞에 나선 것은 우연이 아니다. - 뒤라스 인터뷰 중
2025. aug.
#동네공원 #마르그리트뒤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