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잘 모르겠어 문학과지성 시인선 499
심보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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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라는 정체성, 자의식이 표출되는. 안될 수도 없겠지만.
시인이라는 존재는 사회적 죽음에 대한 글쓰는 자로서의 의무감이랄까 부채감이랄까 그런 감정이 유독 두드러지는 걸까?
부조리 불평등 불합리..... 불자가 붙는 일에는 작가들은 심장이 반응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한다.
오늘은 잘 모르겠는...... 그런 기분도 좀 든다.

- 때로는 사는 의미를 포기해야 위원이 되었다.-어쩌라고 중

- 무엇보다 침묵이 있었을 것이다.-심보르스카를 추억하며 중

- 그때 나는 생각했다네
우리는 세상일에 대해 이견이 거의 없지
하지만 가는 길은 왜 이리도 다른가-멀리 떠나는 친구에게 중

2021. Nov.

#오늘은잘모르겠어 #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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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1
아니 에르노 지음, 김선희 옮김 / 열림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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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일인 것이......
정말 내 취향의 글쓰기가 아닌 아니 에르노를 꾸준히 사 읽고 있다는 점.
취향은 아니지만 항상 좋고, 가끔은 너무 소름이 돋게 좋기까지 하다. 진짜 희한하다.

오직 자신의 욕구밖에 모르게 된 치매 노인을 바라보는 딸.

고통의 잔재로서의 글이라는 이 소설은,
가만히 고통의 기억을 불러 온다.
엄마......
분명 좋은 기억이 훨씬 많았는데,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던 아슬아슬하고 미어지는 기억만 더 크게 각인된 그 고통의 기억 말이다.
마음이 몹시...... 요동쳤다.

- 식당으로 들어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순간 저 모습이 내 것이로구나, 내가 바로 그녀라는 생각이 여지없이 밀착되어왔다. 어머니가 이렇게 생을 끝맺음한다고 생각하니 통렬한 고통이 밀려든다.-21

- 어머니는 일시적으로 제정신이 들자 ˝난 죽을 때까지 이곳에 있을 테다˝라고 말한 후 ˝난 네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다했다. 그런데 그 때문에 너는 한층 더 불행했을거다˝라고 말했다.-26

- 이제는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어머니가 나의 어린 딸이 된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어머니가 될 수는 없다.-31

- 죄책감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는 건 생명이 멈추어버린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나의 삶의 고통과 죄책감으로 소멸되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어머니‘는 곧 ‘나‘임을 실감한다. 나는 어머니가 글로 쓴 마지막 문장을 상기해본다. ˝나는 나의 방을 떠나지 않는다.˝-57

- 어머니는 항상 ˝넌 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몰라. 앞으로 시간은 얼마든지 있어!˝라고 경고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시간은 결코 많은 것이 아니었다. 어머니에 관해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필연적으로 글쓰기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하게 만든다.-60

- 나는 어머니가 타고 있는 휠체어의 제동장치를 확인하려고 몸을 구부리고 있었는데 어머니도 몸을 숙이더니 내 머리를 껴안았다. 어머니의 이 몸짓, 바로 이 사랑을 나는 한동안 망각한 채 지내왔다. 이 사랑의 몸짓을 잃고서도 어머니는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어머니, 나의 어머니는.-144

2021. nov.

#나는나의밤을떠나지않는다 #아니에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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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리처의 하드웨이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전미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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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에 반사적인 반응, 직업적 호기심으로 매번 사건을 스스로 휘말리고 정의를 좀 폭력적으로 실현하는 잭 리처.
시리즈 초반이긴 하지만 첫 번째 권 읽었을 때 보다 조금은 더 인간화된 것 같다. 내가 적응하고 있는 건지...... 문장도 조금씩 길어진다. 그래도 단문이지만.
웃음포인트로 설정한 것 같지는 않지만 어떤 상황에사도 몇 시 몇 분인지 항상 알고 있는 점이 좀 웃겼다.
민영화에 시니컬한 모습을 보자면 무정부주의자나 사회주의자같은 면모도 있는데 전직이 군인이라는 것도.

여동생들의 헌신, 가족을 위한 복수에 인생을 건 처절한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나저나 표지는 정말 별로.

- 아마 나는 당신이 지금껏 만난 어떤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였을겁니다. 그래도 나는 자책하지 않습니다. 일이 그런 식으로 풀려 가면 어쩔 도리가 없으니까.-160

2021.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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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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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근대사를 바탕으로 잘 구축된 이야기.
모처럼 즐거운 독서.

호텔에 연금 된 백작의 소소한 일상이 초반에는 조금 지루했지만, 그 내면의 폭풍과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조화로 견고하게 아름다운 이야기로 자라나는 게 선명하게 보이는 이야기였다.
한 사람의 인생이 역사의 휘말려 흐르고 또 흐르는 모습은, 찬란한 생을 음미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하게도 한다.
후반부에는 쇼팽의 녹턴 이번을 계속 반복해 들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그런 분위기가 서서히 조성된다.

˝인생은 모른다.˝ 그런 정조의 이야기라서 마음이 차분했다가도 두근두근 했다. 돌풍 같은 시대의 이야기다.

작가의 다른 책도 당장 주문했다.

- 직업을 갖는 건 신사의 일이 아닙니다.- 14

- 하지만 모든 시기는 나름대로 미덕이 있다. 혼란에 시대라 할지라도...... -48

- 본질적으로 인간은 너무 변덕스럽고 너무 복잡하고 엄청나게 모순적이어서 우리가 숙고해야 할 뿐 아니라 거듭 숙고해야 하는 존재다. 인간은 우리가 가능한 한 많은 상황에서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겪어보기 전에는 그 사람에 관한 견해를 보류하겠다는 확고한 결심이 필요한 존재인 것이다.-194

- 우리 인간은 결국에는 철학을 선택해야 한다. 이것이 인생의 현실인 것이다.-236

- 역사학도로서, 그리고 현재를 충실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저는 상황이 달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며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에 내몰리는 것과 상황을 잘 감수해내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려 합니다.-338

- ˝소피야, 내가 너한테 몹쓸 짓을 한 것만 같아 두렵구나. 네가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난 너를 이 건물의 사방 벽 내부로 한정된 삶으로 너를 끌어들였어. 우리 모두가 그런 거야. 마리나, 안드레이, 에밀, 나, 우리 모두가. 우린 이 호텔이 진짜 세상처럼 넓고 멋진 곳으로 보이도록 만들려고 애를 썼어. 네가 이 안에서 우리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하기 위해서였지. 하지만 네 엄마 말이 정확하게 맞았어. 사람은 금박으로 장식된 홀에서 <셰에라자드>를 들음으로써, 혹은 자기만의 동굴에 갇혀 <오디세이>를 읽음으로써 자신이 가진 가능성을 실현하는게 아냐. 사람은 거대한 미지의 세계를 향해 발을 내디딤으로써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하는거야. 중국 땅을 여행한 마르코 폴로나 아메리카 대륙을 찾아 항해에 나섰던 콜롬버스처럼 말이야.˝
소피야가 이해하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백작이 얘기를 계속 했다.
˝내겐 너를 자랑스러워 할 이유가 셀 수 없을 만큼 많단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음악원 경연대회가 열렸던 밤이었어. 하지만 정작 내가 최고의 자부심을 느낀 순간은 안나와 네가 우승 소식을 가지고 돌아왔을 때가 아니야. 그것은 바로 그날 저녁, 경연을 몇 시간 앞두고 네가 경연장으로 가기 위해 호텔문을 나서는 모습을 보았을 때였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박수 갈채를 받느냐 못 받느냐가 아니야. 중요한 건 우리가 환호를 받게 될 것인지 여부가 불확실함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지니고 있느냐, 하는 점이란다.˝
˝만약 제가 파리에서 피아노를 연주한다면,˝ 잠시 뒤 소피야가 말했다. ˝전 아빠가 청중석에 앉아서 제 연주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에요.˝
백작이 미소를 지었다.
˝얘야, 나는 장담할 수 있어. 네가 달에서 피아노 연주를 한다 하더라도 나는 네가 연주하는 음 하나 하나를 모두 다 들을 거야.˝ -608

2021. Nov.

#모스크바의신사 #에이모토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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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크 사냥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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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구조 속 절망의 구멍들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사적 복수가 합리화 될 순 없겠지만, 그만큼 정의가 실현되고 있지 못한 현실때문에.

각자의 이유가 있는 인물들. 가치없는 한 남자 때문에 죽음을 선택 하려고 했던 여자. 형편 없는 가족을 벌주고 싶어 하는 여자. 형편 없는 인간은 되지 않을 거라고 믿어 주는 부모를 둔 정의로운 남자. 아무 일도 없던듯이 살고 있는 가해자를 단죄하려는 남자.
모두 이해가 되고 모두 이해가 되지 않았다.

- 너무 불공평하다고 했더니 엄마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어쩔 수 없잖아. 너도 네 오빠가 창피하지 않도록 번듯한 식을 올리게 해 주고 싶지?˝ 늘 그랬다. 오빠가 창피하지 않게, 오빠 마음이 편하게. 오빠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해 주기 위해.-39

- 매번 의자에 앉아 피고인석의 오오이를 보고 있으면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걸까. 왜 이렇게 변명하는 자리를 마련해 주는 걸까. 두 사람이나 그토록 잔인하게 죽였는데.-229

2021. nov.

#스나크사냥 #미야베미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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