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먹을 때쯤 영원의 머리가 든 매운탕이 나온다 문학동네 시인선 162
김현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랄하고 사납다.

- 무엇보다
우리 삶이 늘 시적일 필요는 없다 - 오늘의 시 중

- 형, 이곳은 봄 기운이 완연합니다
사람이 하나둘 죽어나가고
꽃이 천지사방으로 번져나가고
그곳도 그런가요
그곳은 죽음뿐이겠죠
멋져라! - 춘양 중

2021. dec.

#다먹을때쯤영원의머리가든매운탕이나온다 #김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기시대 - 문보영 에세이 매일과 영원 1
문보영 지음 / 민음사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보영 시인의 취향은 확실하게 인지되는 글이다.
큰 공감을 할 수 없었지만 일기 구독 서비스는 궁금하다.

- 나는 나를 인간이라고 말하기 보다 ‘준인간‘이라고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삶을 산다는 말보다 ‘준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뭐든 조금 낮춰 부르면 살만해지기 때문이다.- 19

- 연민이라는 감정은 웃긴 감정이다. 나보다 잘난 존재에게도 품을 수 있다는 점에서. - 42

- 저는 제가 경험한 힘든 일들에 대해 표현을 조금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상황이 나아진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렇게 바꿔 말 하는 거예요. ˝불행한 게 아니라 좀 불편했다.˝라구요. - 122

- 삶에서의 본질적인 형식이 부정되더라도 삶의 진정성을 추구할 수 있듯, 언어가 정형의 틀에 매이지 않아도 시적일 수 있다. - 183

2022. mar.

#일기시대 #문보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 정희진의 글쓰기 2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토록 냉소가 가득 할 수가 있을까.
가까스로 삶을 이어 가야겠다 라고 결정한 저자의 마음이 느껴졌다.

- 글쓰기에서 정치적, 윤리적, 미적 기준은 무엇일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단지 공과의 문제일까. 성폭력 가해자의 시는 교과서에서 삭제해야 할까? 글쓴이는 자기가 쓴 그대로 살아야 하나? 혹은 글쓴이와 글은 별개일 수밖에 없는가. (...) 글쓴이의 품성과 재능에 대한 논쟁은 확언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라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이러한 논란 자체가 모순아닐까. ˝내가 먹는 것이 나다 (i am what i eat), 내가 행하는 것이 바로 나다 (I am what I do).˝라는 진리처럼. 나는 ˝글은 곧 글쓴이다 I am what i wrote 혹은 all that me.˝라고 생각한다. 아니, 글만큼 그 사람 자체인 것도 없다. - 10

- 모든 작품에 대한 평가는 그 사회의 정치, 경제, 담론의 일부이자 그 산물이다. 또한 고전, 클래식, 정전 개념은 가부장제 역사의 산물이다. 수천 년간 지식과 언어를 독점해 온 그들만의 세계에서 ‘아버지‘를 만들고, 그 계보 안에 자신을 배치하려는 권력욕이다. 벤야민은 백번 옳았다. ˝역사 기술과 읽기는 기본적으로 감정이입이다. 역사의 승자와의 동일시이다.˝ 승리와 성공을 욕망하는 이들은 자신을 과거의 계승자라고 믿는다. 그러나 민초의 역사는 기존의 역사를 해체하려고 한다. 고전에 대한 집착이나 읽기 스트레스는 이 계승의 욕망에서 비롯된다. - 11

- 독자 역시 최소한의 비슷한 경험, 진저리의 연대가 필요하다. 그래서 특정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정치적 선택이다. 인간의 변화는 진저리를 동반한다. 독서에는 반드시 몸의 반응이 따른다. 가벼운 바람도 있고 통곡할 때도 있다. 어쨌거나 읽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여성들이 여성학 책을 읽을 때가 대표적인 경우다. - 59

- 지금 우리의 문제는 이것이다. ˝하면 된다˝ 하면 무엇이 되나? 해서 되는 일이 하나라면, 안 되는 일은 아흔 아홉개다. 우리는 세상일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뜻한 바가 많을수록 좌절과 불행이 동반 방문한다. 더 큰 문제도 있다. ˝하면 된다˝는 근대화 정신은 ˝하면 안 되는 것˝에 대한 상식을 잠식한다. - 112

- 인간 중심주의에는 휴머니즘, 자연 파괴라는 양면이 있다. 추구하는 바가 생명 존중인가 돈인가에 따라 휴머니즘의 이름으로 망가지는 것도 달라진다. 나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고가 현재 디스토피아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만물의 영장끼리도 매우 사이가 좋지 않다. 백인, 남자, 부자만 영장이다. - 135

- ‘군 위안부‘ 운동에도 참여한 세계적인 인권 운동가 샬럿 번치 미국 럿거스 대학 교수는, 사회가 성차별과 여성 살인을 당연시 하는 이유는 ˝너무 많아서 손댈 수 없기 때문 ˝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어이없지만 현실적인 발언이다. (...) 성차별은 가장 광범위하고 심각한 문제지만 너무 만연해서 정치로 간주되지 않는 특이한 정치학이다. - 217

2022. jan.

#나를알기위해서쓴다 #정희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마리아나 엔리케스 지음, 엄지영 옮김 / 오렌지디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미 작가다운 느낌의 고딕 호러.
˝마쿰바˝의 저주가 몹시 흥미롭다.
거의 모든 이야기가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비극으로 마무리된다.
도시여서, 중심가가 아니어서, 숲이어서, 호수여서... 그 무엇보다도 그 안에서 여성이어서 느끼는 불안감과 공포들.
거대한 세계의 구조속에서 근본부터 억압된 여성들의 공포에 대해.

2022. Feb.

#침대에서담배를피우는것은위험하다 #마리아나엔리케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 (고흐 에디션)
김영숙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지루하지 않게 구성한 교양 미술서.

역사나 미술이나 여성을 관음적 시선, 미적 관점으로만 바라보기 일쑤지만, 그 지점을 지나치지 않고 짚어주는 것이 좋았다.

작품, 미술사, 화가, 장르 기법, 세계사, 스캔들, 신화 종교로 요일별 하나씩이라는 구성도 초심자에게 좋은 듯.

애초에 굿즈에 현혹돼 사게 된 책이지만 오랜만에 들여다 본 미술사는 좋았다.
소개되는 작품들이 다양하다라고는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2022. Feb.

#읽기만하면내것이되는1페이지미술365 #김영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