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밤이, 밤이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1
박상순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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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러하듯이
그녀는 오늘도 잘 웃지 않는다 - 9. 겨울 중.

나는 오늘의 내가 걱정이고, 내일의 내가 걱정이다. 그래도 하늘은 맑다. - 그의 카페 중.

흠.... 하고 읽어 내려가다 저 두 부분에서 훗하고 웃었다.

현대문학의 pin 시리즈 첫번째.

감각적인데 마음에 꽉 들어차는 뭔가가 없는 기분이 좀 들었다.

2018.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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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잠든 동안
커트 보니것 지음, 이원열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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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보니것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을 알고 있다.

나도 딱 좋아할 만한 스타일의 작가인데, 왠지 문지방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읽을 때마다 받게 된다.

언제쯤 진심으로 좋아하게 될까... 좋아할 만한데 ‘아! 좋다!’라는 생각이 안드는게 이상해서 하는 말이다.

그러고는 윙 하고 철컥하는 소리가 나더니 제니의 문이 활짝 열렸다. 안에는 찬 공기, 스테인리스스틸, 도자기, 그리고 오렌지주스 한 잔뿐이었다.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겉에는 저런 아름다움과 인격이 있는데, 그 안은 차가운 무라니. - 18, 제니 중.

약간 이런 기분일까. 삶을 꿰뚫어보는 시각과 뛰어난 위트가 있는데, 아직 나에게 와 닿지 않은 커트 보니것의 정신?

어쨌든 좋아질 때까지 계속 읽어보려고 마음을 먹는다.

<스로틀에 손을 얹고>가 가장 좋았다.

여자들도 몇 가지는 누릴 자격이 있지. 어머니가 말했다.
투표권도 있고 술집도 마음대로 드나들잖아요. 얼이 말했다. 이젠 또 뭘 원하나요, 남자 투포환 대회 참가 자격?
당연히 지켜야 할 예의. 어머니가 말했다. - 100, 스로틀에 손을 얹고.

I would just as soon have skipped it all. - 310

2018.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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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박민정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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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언제나 좋았다.

요즘 단편집을 여럿 읽어서 수록작품 중 반 이상은 이미 읽은 터라, 그 점이 좀 아쉬웠달까.

임성순의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이 가장 좋았다.

아마도 경험에 근거한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도 익숙한 얘기들.

대상작인 박민정의 <세실, 주희>도 물론 좋다.


나락으로 떨어지더라도 이런 불꽃을 쏘아올릴 수 있다면 삶은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나도 이곳에 내가 발굴한 작가의 그림을 걸고 싶었다. 불꽃은 되지 못하겠지만, 불꽃을 쏘아 올리는 발사대 같은 것이라도 되고 싶었다. 나는 그림 앞 벤치에 앉아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있던 걸까? -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 임성순.

2018.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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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는 필요 없어, 네가 있으니까
봉현 지음 / 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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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감성적인 연애담.

외롭고 쓸쓸한 정서가 쭉 이어진다.

문든 나는 이제 더 이상 이런 감성이 없는게 아닐까 하는 외롭고 쓸쓸한 기분도 좀 들었다.

봉현 작가의 일러스트를 무척 좋아하는데, 이 책에서는 글이 더 우선 순위인것이 좀 아쉬웠다.

낯선 세상에 우리뿐인 낯선 오늘. - 34

2018.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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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파친코 1~2 세트 - 전2권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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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부터 1989년에 이르는 자이니치의 주목받지 못한 역사가 서술된다.
더 잔혹한 현실을 살아간 재일 조선인들이 있겠지만, 읽는 내내 열불이 난다. 우리의 근현대사는 아마 이런 류의 감정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는 것이겠지.

양순과 순자, 경희, 요셉, 한수, 이삭, 노아, 솔로몬....

장애가 있었지만 누구보다 상냥하고 자랑스러웠던 아버지의 죽음을 시작으로 패배의 연대기가 시작되는데, 답답한 상황임에도 어떻게는 살아가려는 인간의 의지라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일세대가 개고생의 연대기라면 이세대는 차별과 편견의 연대기랄까.

자이니치 뿐 아니라 일본인이지만 소수자들이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라서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긴장감이 있다.

주류 사회에 편입이 불가능했던 재일 조선인들이 부를 누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음지의 산업에 종사하는 일이었기에, 야쿠자가 되거나 고리대금업자가 되거나 파친코산업에 몸을 담을 수 밖에.
아름다운 문장으로 살아가고 싶었던 노아조차도.

최근 일본의 이슈 몇가지와 이 이야기가 겹치면서 더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스모 모래판위에 쓰러진 시장에게 응급처치를 하던 여성 의료인이 여자라는 이유로 모래판에서 쫓기듯 내려와야 했고(후에 소금을 뿌렸다고...), 유전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동의없이 강제 불임시술을 시키고, 여성의 도장 사이즈가 남성의 것보다 작게 규정되어 있는 현실(커플용 젓가락도 여성용이 더 작게 제작됨)....
아시아의 국가들 중 가장 먼저 선진화?되고 부를 누린 일본이라는 나라가 행하는 정교하고 비상식적인 차별의 사례들에 자이니치도 한 부분일 뿐일까 하는 생각.

이야기 속 인물들은 그런 상황에서 의아할 정도로 윤리적이고 예의가 바른 편이라 소설적인 미화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어쨌든 전미도서상 후보작이었고,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30여년의 준비를 거친 작품이라서 기대가 많았다.

재미있고,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실 문장의 힘은 조금 부치는 느낌이었다.
단 두권으로 속도감있게 역사를 서술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일까 생각했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 11

아내가 고리대금업자들 밑에서 일하는 게 더 나쁠까? 아니면 요셉이 그들에게 빚을 지는 것이 더 나쁠까? 조선 남자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소리는 언제나 개소리였다. - 268

인간은 원래 끔찍한 존재야. 맥주나 마셔. - 220

일본은 절대 변하지 않아. 외국인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내 사랑, 넌 언제나 외국인으로 살아야 할 거라고. 절대 일본인이 되지 못해. 알겠어? 자이니치는 여행을 떠날 수 없는 거 알지 하지만 너만 그런 게 아냐. 일본은 우리 엄마 같은 사람들도 다시 받아주지 않아. 나 같은 사람들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지. 우리는 일본인인데도 말이야! 난 병에 걸렸어. 오래된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어떤 일본인 남자한테서 옮은 병이야. 그 남자는 죽었어. 하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지. 여기 의사들도 내가 떠나버리기를 바라고 있어. 잘 들어, 솔로몬, 넌 여기 머물러야 해. 미국으로 돌아가서는 안돼. 네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아야 해. 부자가 되면 무엇이든 원하는 걸 할 수 있어. 하지만 아름다운 솔로몬, 저들은 우리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절대 하지 않아.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어? - 361

2018.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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