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은 내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사샤 마틴 지음, 이은선 옮김 / 북하우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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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연히 누군가의 추천 글을 보고 사게 된 책.

저자가 살아온 녹록치 않은 인생도 요리도 쉽게 느껴지지 않는 담담한 회고.

회복을 위한 매개가 있다는 것은 살아가는데 정말 소중한 것 아닌가.

요리는 그런 것들 중에서도 조금 더 잇점이 많은 방법일 것이다.

초반에 살짝 쉽게 남의 인생을 생각하다 점점 진지해졌달까, 이 독서로 뭔가 엄청난 감동과 울림이 남았다고는 솔직히 못하겠지만, 저자가 다양한 나라의 요리를 만들어 내고 새로운 문화를 조금이라도 이해해 나가는 과정 자체는 흥미로웠다.
재료조차 생소한 무엇인가를 요리한다는 것은 무모해 보이는 부분도 있기도 하지만...

어쨌든, 다 읽고 블로그도 둘러보았는데, 그럴듯한 결과물과 해당국의 당사자에게는 조금 엉뚱한 결과물들이 혼합되어 있는 페이지들이 작은 웃음을 주는 사이트였다.

엄청난 대의를 위한 도전은 아닐지라도, 누군가의 세계가 확장해 나가는 일면을 확인하는 기분은 나쁘지 않다.

오렌지와 허브를 넣어서 구운 닭고기 레시피. 한번 해봐야지 눈여겨 본다.

타임2~3줄기 , 로즈마리 1줄기, 녹인 버터 2, 소금 1작, 다진 파프리카 1/2작, 오렌지 1개, 닭 1, 마늘 2~3, 오일 약간
오븐 200 예열, 허브 다짐+녹인버터+소금+파프리카+오렌지제스트 믹스.
닭 세척, 몸통속에 소금 파프리카, 양념믹스, 오렌지 반쪽(스퀴즈상태로)
다리 묶어 버터 허브를 겉면에 고루 바름.
기름칠한 v모양 받침에 닭은 얹어 1시간 굽.(1.8키로 닭 기준)
15분 식혀 자름.(4~6인분)

2018.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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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 오정희 컬렉션
오정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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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우물, 그림자밟기, 파로호, 불꽃놀이, 불망비.

강렬한 것은 불망비.

아이의 입을 틀어막아 조용히 시키고야 마는 비정한 시절에 대해 가끔 잊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컬렉션 중 처음 골랐던 <새>를 읽었던 때 보다 한 걸음 더 성큼 무언가에 다가가는 기분이 든다.

이런 매력이 있는 것이 컬렉션이겠지.

세권 더 남았다.

2018.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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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음, 김명남 엮고옮김 / 바다출판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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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요한 글쓰기.... 맞다. 매우 집요하다.
이런 류?의 글을 무척 좋아하는데, 어쩐지 제대로 집중해서 읽기가 힘들고 책을 몇번이나 들었다놨다 하게 된다.
집요함이 지나쳐서 일까 그저 소재가 관심사와 엇나가서 일까.

집요하고 냉소적이고 지적인 글인데 어쩌면 집요함이 지나쳤는지도 모르겠다. 각주에 또 각주, 페이지의 반이 넘는 각주가 자꾸 이어지니 더뎌지는 속도감이 지루함을 주는지도. 각주만 있는건 아니다. 본문에 각주로는 부족하고 본문으로는 약간 괴리감이 있는 에피소드?들은 삽입으로 따로 처리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제목이 참 그렇다. 재밌다고들 이렇게나 찬사를 보내는 추천사를 썼는데, 나는 두번 읽고 싶진 않았다. 혹시 몰라 다음에 컨디션이 괜찮을 때 읽으면 좋아하게 될까 싶은 생각을 잠시 했는데, 아마도 그렇게 되진 않을 것 같다.

동료 작가였던 제이디 스미스는 월리스의 추모식에서 “그는 너무나 현대적이어서 우리와는 다른 시공간에서 사는 것 같았고”, “그의 재능은 너무나 거대해서 사람들을 혼란시켰다”고 말했다. - 7, 옮긴이의 말

월리스는 좋은 글은 “독자를 덜 외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이 글을 읽을 때 덜 외롭다고 느꼈다. 미치코 가쿠타니는 월리스의 부고에서 이렇게 썼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웃기게 쓸 수 있었고, 슬프게 쓸 수 있었고, 냉소적으로 쓸 수 있었고, 진지하게도 쓸 수 있었다.” 그뿐이겠는가. 그는 그 모듯 것을 동시에 하도록 쓸 수 있었다. - 14, 옮긴이의 말

매우 동의할 수 밖에 없는 찬사이기는 하니 또 그게 참 아쉽네.
그래서랄까 책 전체가 별로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은 크루즈 여행에 관심이 없는 사람일수록 조금 더 즐겁게 크루즈여행 까는 얘기를 읽을 수 있고(물론 관심이 없기 때문에 150페이지 정도의 불평을 읽다보면 지루해져버리고 말았다),

“랍스터를 생각해봐”는 동물권에 대한 관점에 전폭지지?를 하며 읽었다.(비록 내가 채식주의자 혹은 음식에 관한 어떤 주의도 주장하고 있지 않는 사람이지만, 최소한의 육식을 지향하고자 노력...을 조금 하고, 축산업에 복지라는 개념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어쩌면 이상주의적 생각을 가지고는 있지만서도. 이 에세이가 실린 지면이 미식 잡지인 <고메>인것을 생각해보면, 의뢰한 잡지사나 응한 작가나 아주 냉소적이지 않나 싶기도 하다)

“조지프 프랭크의 도스토옙스키” 역시 관심 작가에 대한 애정어린 글이어서 흥미로웠고...
“페더러, 육체이면섣 그것만은 아닌”은 테니스에 큰 관심은 없으나 그럼에도 어떤 경지의 스포츠맨을 다루는 작가의 시선이 매우 경이와 찬사로 가득해 나름의 재미를 느꼈다.

다음으로 오늘날 사회주의자, 페미니스트, 소수자, 동성애자, 환경운동가가 정치적 토론에서 자기 입장을 프레이밍할 때 쓰는 언어는 기술주의의 믿음, 즉 전통 영어는 특권층 와스프 남성들이 만들고 지속시켜온 언어이므로 본질적으로 자본주의적이고 성차별적이고 인종차별적이고 외국인 혐오적이고 동성애 혐오적이고 엘리트적이고 한마디로 불공평한 언어라는 믿음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 208, 권위와 미국 영어 어법

지금 내가 하는 이야기는 PETA식의 비난은 아니다. 적어도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다만 메인 랍스터 축제의 그 많은 웃음, 생기, 공동체의 자긍심 속에서 떠올린 몇몇 심란한 의문을 표현하고 해결하려는 것이다.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메인 랍스터 축제에 참가했다가 문득 랍스터도 고통을 겪을 수 있으며 따라서 가급적 겪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떠올리는 순간, 랍스터 축제는 고대 로마의 서커스나 중세의 고문 축제와 비슷한 자리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 333, 랍스터를 생각해봐

이 글이 실릴 지면과 내가 미식적으로 세련되지 못한 사람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독자들이 내 이런 반응과 자백과 불편함에 조금이라도 공감할지 말지 잘 모르겠다. 또 내 말이 신경질적인 말이나 설교로 들릴까 봐 걱정된다. 나는 그보다는 오히려 혼란스러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소고기, 송아지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랍스터, 기타 등등을 잘 조리하고 잘 꾸며서 내놓은 요리를 즐기는 <<고메>> 독자들이여, 여러분은 이 문제에 관련된 동물들의 (아마도 자격이 있는) 도덕적 지위와 (아마도 틀림없이 겪는) 고통에 관해서 많이 생각하는지? 생각한다면, 그로부터 어떤 유리적 결론을 도출했기에 스스로에게 그냥 동물의 살을 먹는 것도 아니고 동물의 살을 쓴 세련된 진수성찬을 즐겨도 좋다는 허락을 내렸는지(미식의 핵심으 당연히 단순한 섭취가 아니라 세련된 즐거움이니까?) 그렇지 않고 당신은 이런 혼란에든 확신에든 개의치 않고 앞의 이야기 같은 것은 쓸데없는 사색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긴다면, 이런 생각을 그냥 제쳐놓아도 좋다고 느끼도록 만드는 당신 내면의 근거는 무엇인지? 달리 말해, 당신이 이런 생각을 거부하는 것은 한번 생각해보고서 내린 결론인지, 아니면 생각하기조차 싫은 것인지? 만일 후자라면, 왜 생각하기 싫은지? 대충이라도 좋으니, 당신이 생각하기를 꺼리는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본 적은 있는지? 나는 지금 누구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저 진심으로 궁금하다. 누가 뭐래도 진정한 미식가의 특징은 음식뿐 아니라 음식의 전체 맥락까지도 남들보다 더 많이 느끼고, 관심을 더 기울이고, 생각을 더 해본다는 것 아닌가? 아니면 미식가가 남들보다 더 많이 들이는 그 관심과 감수성은 오직 감각적 측면에만 적용되는가? 모든 것이 정말로 취향과 표현의 문제일 뿐인가? - 334, 랍스터를 생각해봐

이곳 주니어 선수들 가운데 햇병아리 페더러와 같은 재목이 있는지 없는지는 물론 알 수 없다. 천재성은 복재되지 않는다. 하지만 영감은 전염되고, 그것도 여러 형태로 전염된다. 그리고 힘과 공격성이 아름다움 앞에서 취약해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영감을 느끼고 (필멸하는 인간의 덧없는 방식으로) 만족하는 것이다. - 407, 페더러 육체이면서도 그것만은 아닌

..............

이 책은 오월 초쯤 읽은 책이고, 그간 리뷰를 미루다 쓰면서, 리뷰의 서두 부분에 이 책이 어떤 면에서는 흥미롭지만, 다시 읽고 깊이 이해하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는데,

이런...

플래그를 붙여둔 부분들을 다시 읽어보고, 몇몇 단락을 여기에 옮기면서 “이런... 이 책 다시 읽어볼 만 하구나”라고 느끼는 반전?이 일어났다.

그러니까 이 리뷰는 반쪽짜리면서 상당히 책을 추천하는 뉘앙스가 되는걸까?

ㅋㅋㅋ 모르겠네.. 아오..

2018.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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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행방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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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참 다작하는 작가다. 매우 다작이라 편차가 큰 것인지...

소소한 연애이야기들인데, 전혀 흥미롭지 않았고.

연애세포 사멸한 내 탓일까.

어쨌든 다시 이 작가의 작품을 보는 것은 신중히 생각하기로 했다.

2015.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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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 읽어본다
장석주.박연준 지음 / 난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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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가의 독서 일기.

뚜렷하게 구분되는 두 사람의 독서 일기가 나의 취향과 타인의 취향 모두에 해당할 책이지 않나 생각했다.

내가 정한 룰이 있는데, 책의 70퍼센트 이상을 읽었는데도 내 기준에서 감흥이 없거나, 읽는 게 곤욕인 책은 ‘책탁’하겠다는 것. 책! 탁!(덮어버리겠어) 그뒤에 오는 죄책감은 내 탓이 아니다. 70퍼센트나 읽었으므로. - 21, 박연준

이 부분이 무척 위안이 되었다. 이제껏 책을 읽으며 중간에 아 모르겠다. 하고 덮어버린 책이 2권? 3권?정도인데, 이상하게 아무리 재미가 없고, 밥맛이 없는 책이어도 일단 맨 뒷장까지 꾸역꾸역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기고 마는 것이었는데...

앞으로 읽을 책이 너무나도 많고, 그 중 다수는 재미없는 책인데(이 예상이 거의 적중하는 것은 너무 슬픈 노릇이다), 어느 정도의 재미의 기준으로 책탁을 할까 생각해 보았다.
일단 읽어봐야 알겠지? 나몰라라 해버려야 겠다는 책은...

그들이 세월을 견디며 읽었다는 책들이 모두 호기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던 혹은 구석진 책장에서 잊혀진 채 꼿혀있던 책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 남의 독서일기 읽는 재미가 아닐까 한다.

아침밥 먹고 구내식당 밖으로 나오니 눈 온다. 양잠하는 누이의 마음같이 암흑의 탑에서 울려오는 종소리같이. 죽은 자들이 살지 못한 시간들이 목책 너머 바람 잔 빈들에 쌓일 때, 나는 죄를 씻는 마음으로 운다. 혹은 안 운다. - 38, 장석주

2018.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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