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준
고종석 지음 / 새움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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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오묘하게 기운이 없어서 홍삼 절편을 질겅질겅 씹으며 밀린 리뷰를 정리중.

장황하긴 하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무엇은 있는.


피살이 아닌 죽음이 어디 있으랴? 자유죽음이 어디 있으랴? 신이 우리에게 부여했다는 자유의지라는 것을 나는 점점 더 못 믿겠다. -p. 27

non sum uni angulo natus. patria mea totus hic est mundus. 나는 어느 한 구석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이 세계 전체가 내 조국이다.

아버지가 윤리나 논리의 척도로 삼은 것은 균형이었다. 더 정확히는, 어느 철학자의 표현대로 `기우뚱한 균형`이었다. 그 기우뚱한 균형 속에서만 아버지는 편안할 수 있었다. 평등과 자유의 기우뚱한 균형, 정의감과 세속적 이해관계의 기우뚱한 균형, 그 균형이 기우뚱해야 하는 것은 `가치`라는 것이 스칼라가 아니라 벡터이기 때문이다. -p. 134

자신이 살았던 극단의 시대에 누구보다도 용감하고 지혜롭게 사상의 자유를 옹호했던 볼테르는 ˝나는 당신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당신의 견해 때문에 박해를 받는다면, 나는 당신 편에 서서 싸우겠다˝는 말로 그 자유의 일반성을 요약했다. 그러니까 사상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심리적 터전이라고 할 관용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p.362

시가 산문과 다른 점 가운데 하나는 행 사이의 긴장이다. 시는 발화된 언어로써 의미하는 것 못지않게 침묵으로 무엇인가를 의미한다. -p. 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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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해부도감 - 건축가의 시각으로 잘 되는 가게의 비밀을 풀어내다 해부도감 시리즈
다카하시 데쓰시 지음, 황선종 옮김 / 더숲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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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스러운? 굉장히 아기자기한 것을 기대했으나,

아기자기 근처에서 배회만 하다 끝난 책.

단 하나 공감한것은

tv는 인테리어를 망치는 주범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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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팻 캐바나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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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내가 취한 것, 오로지 마음에 닿은 것은...

신에 대한 냉소, 타인의 공감과 연민에 대한 비아냥.

상실이 누구보다 당사자에게 거대한 사건임을 부끄러움 없이 덜어내거나 보태지도 않고,

드러내보이는 글을 쓴다는 용기.

어쩌면 대단한 자의식.

그게 줄리언 반스 인가보다.

원제 levels of life가 이 책을 이해하는데는 훨씬 어울리는 제목이지만, 그랬다면

좀 덜 팔렸겠다는 생각도 덤으로 살짝.

우리는 평지에, 편편한 면위에 발을 딛고 산다. 그렇지만, 혹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열망한다. 땅의 자식인 우리는 때로 신 못지않게 멀리 가 닿을 수 있다. 누군가는 예술로, 누군가는 종교로 날아오른다. 대개의 경우는 사랑으로 날아오른다. 그러나 날아오를 때, 우리는 추락할 수 있다. 푹신한 착륙지는 결코 많지 않다. 우리는 다리를 부러뜨리기에 충분한 힘에 의해 바닥에서 이리저리 튕기다가 외국의 어느 철로를 향해 질질 끌려가게 될지도 모른다. 모든 사랑 이야기는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아니었대도, 결국 그렇게 된다. 누군가는 예외였다 해도, 다른 사람에겐 어김없다. 때로는 둘 모두에게 해당되기도 한다. -p.60

˝이건 그냥 우주가 제 할일을 하고 있는 것뿐이야.˝
바로 `이것`, 이토록 거대하고 강렬한 `이것`이 `모든 것`의 이유일 뿐이었다. 그 말엔 어떤 위안도 담겨 있지 않았다. 어쩌면 그 말은 가짜 위안에 저항하는 대안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주가 다만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것뿐이라면 우주 자신에게도 똑같이 할 수 있을 터이니, 우주 따윈 될 대로 되라지. 세상이 그녀를 구할 수도 없고 구하려 하지도 않는다면, 도대체 내가 뭣 때문에 세상을 살리는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단 말인가?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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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로열 - 제149회 나오키상 수상작
사쿠라기 시노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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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에는 못미치는...

권위?있다는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데 뭔가 나와는 안맞는. 그래서 검색해보니 그간 수상작들이 꼭 그런것 만은 아니고..

애매 모호...

몰락하는 혹은 몰락한 혹은 몰락할 예정인 러브호텔을 둘러싼 이런 저런 불행의 얼굴들.

불행은 조금 떨어져있고 싶은 요즘이라 더 공감하기 어려웠나...하는 마음.



다카시가 말하는 `꿈과 희망`으느 폐허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먼지를 꼭 닮은 것이었다. 잠시 피어올랐다가 다시 원래 자리에 내려앉는다. 여기에서 탈출하는 일도 없고, 닦아낼 만한 계기도 찾아오지 않는다.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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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F/B1 일층, 지하 일층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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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 된 상당수의 작품을 이미 다른 경로로 보았던 지라, 책장 한자리 차지한지 한참이 되어서야 읽게 되었네.

단편집은 어느 날은 매우 집중력있게 읽다가도 좀 멍한 날은 전환이 느려져서 통 집중이 안된다.

그럼에도 쑥하고 이야기속으로 들어가게 만드는 김중혁 작가의 매력이란게 있달까.

아무래도 어제보다 더 좋은 글을 쓸것만 같은 작가.:)

파우치의 말투가 단호한 운명론 같은 것이었다면 우리의 말투는 체념에 가까웠다. 어쩔 수 없다. 이것은 정글이니까. -p. 13,C1+y =:[8]: 중

내게는 마술에 대한 재능이 없었다. 삶과 마술을 혼동하는 사람은 제대로 된 마술을 할 수 없다. -p.273, 크라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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