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택배로 왔다 창비시선 482
정호승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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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의 시가 단 하나의 기도문 같은.

- 그리하여 넘어져도 제대로 넘어지는 법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는 데에
내 존재를 다하여
나는 가난한 당신의 사랑이 필요했다 - 낙법 중

2022. dec.

#슬픔이택배로왔다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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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수수께끼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김예진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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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수사 살인 사건에 투입된 가마슈 팀.

아름다운 그레고리오 성가로 유명해진 수도원의 이야기.

속세의 욕심을 내려놓은 수사들 조차 성공의 향기 앞에서는 분열되고 싸워 쟁취하는 욕심들이 생겨나는 것. 그런 인간의 모습들.

아니와 드디어 커플이 된 장 기는. 위태로운 회복중이지만, 정말이지 마음에 안드는 속터지는 캐릭터.

- 마태복음 10장 36절.
“집안 식구가,” 아니는 소리 내어 그 구절을 읽었다. “원수가 된다.” - 27

- 조지 오웰의 말마따나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평등한 위치. 그리고 사람들은 항상 그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다. - 213

- 사람들은 조금씩 조금씩 죽어 갑니다. 프티트 모르의 연속이죠. 자잘한 사망, 우선 시각을 잃고, 청각을 잃고, 자립을 잃습니다. 이런 것들은 육체적인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죽음도 있습니다. 덜 명백하지만 더 치명적이죠. 마음을 잃고, 희망을 잃고, 신념을 잃고, 흥미를 잃습니다. 결국엔 자신을 잃죠. - 436

2022. sep.

#아름다운수수께끼 #루이즈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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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퇴장 주커먼 시리즈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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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적인 자기 비판. 아주아주 냉소적.

정말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인 필립 로스.
그러나 이젠 피할 수 없는 어떤 지점이 읽는 중에 조금씩 신경이 쓰인다.
‘주커먼 시리즈’의 주인공 자체가 자의식 과잉 일세계 백인 남자이고, 거기에 유대인 자의식도 과잉이라는 점이 일단 그렇다. 현학적 태도로 고고한 척 하는 주인공이 밉상이랄까.

기대가 큰 상태에서 읽게 되는 작가라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빠져드는 문장들.

정말이지 놓을 수 없는 작가.

- 한 작가의 작품을 읽고 나서 이삼십 년이 지난 후에 이런 실험을 하게 되면, 한때 숭배했던 작가에게서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을 받을지 아니면 우리가 순진한 열광자였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 확신할 수 없다. - 33

- 우리가 떠난 후 뒤에 남은 이들이 늘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것이 그리 놀랄 일도 아닌데도 우리는 다시 돌아왔을 때 그들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보고 놀라는 동시에 잠시 감동을 느낀다. 또한 늘 변함없는 좁은 장소에서 평생을 보내명서도 떠나고자 하는 욕망을 느끼지 않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 40

- 그자들이 재선에서 이겼다면 이 나라는 완전히 끝장났을겁니다. 우린 끔찍한 대통령들을 뽑았고 그걸 견디며 살아왔지만, 이자는 정말 최악이에요. 인지능력이 심하게 떨어진다니까요. 독단적이고. 정말 위대한 것조차 망쳐놓을 만큼 엄청나게 무식하고요. - 98

- 생각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하는 일이죠. 삶이 호기심을 키우는 겁니다. - 137

- 1886년에 체호프는 이렇게 썬다. “무게중심은 둘 사이에 있어야 한다. 바로 그와 그녀.” 그래야 한다. 그렇기도 하고. 두 번 다시 그렇게 되진 않겠지만. - 193

- 한 사람이 느끼는 고통의 양은 허구를 보태지 않아도, 인생에서 덧없고 때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격렬함을 보태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충격적인 것 아니냐고? 어떤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다. 아주 아주 드물긴 하지만 어떤 사람은 무에서부터 불확실하게 진화시키며 그런 식으로 보태야만 자신감을 얻는다. 그런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삶은 종이 위에 활자로 완벽하게 구현된, 살아보지 않은 삶, 추측된 삶이다. - 194

- 그 사람이 불러줬거든요. 그 글은 그 사람의 말이에요. 그는 말했어요. “책을 읽는/글을 쓰는 사람들인 우린 끝났어. 우린 문학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 걸 목격하고 있는 유령이야. 이걸 받아 적게.” 난 그가 말해주는 대로 썼죠. - 245

- “인생의 엄청난 다양성. 그게 바로 우리 시대야.” 내게 말하는 조지 특유의 목소리에서 힘찬 자신감이 울려나왔다. “그게 우리의 인간성이라고. 우리도 그 일부가 되어야 하네.” - 330

2022. jun.

#유령퇴장 #필립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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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그리고 한 인생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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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에 읽은 작품 <오르부아르>가 무척 인상깊었는데, 이번 책은 그에 미치진 못했다.

인과응보라기엔 애매모호하고,
역사적인 어떤 사건인 것도 아니어서
임팩트가 덜 했다고 해야할까.

큰 악의가 있었던 것은 아닌 우발적인 살인이지만, 대홍수라는 재난까지 동원되어 죄를 덮는데 도움을 주는 장면. 그럼 살해당한 아이는? 싶어지는 지점. 뭐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이입 포인트지만...

백치 타입의 빌런이랄까.. 에밀리도 딱히 마음에 드는 설정의 캐릭터는 아니었고...

- 지금 사람들의 목이 메게 하는 것은 단지 데스메트 씨를 도울 수 없다는 사실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아이가 사라진 일은 그게 아무리 비극적인 사건이라 할지라도 이제 2차적인 관심사가 되어 버렸고, 또 모두에게 닥친 재난에 밀려나 공동의 사안의 자리를 영영 회복하지 못하게 되리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 188

2022. nov.

#사흘그리고한인생 #피에르르메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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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정전
최은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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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이야기들.
전설같기도 설화같기도 신화같기도 동화같기도...

오래전에 사둔 책인데 왜인지 손이 잘 안갔었는데, 아마 딱 지금이 읽을 때였는지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 아가, 착해진다는 건 입장 바꿔 생각할 줄 알게 된다는 거다. 입장 바꿔 생각할 줄을 알면 말이다. 세상에는 안 되는 일이 없단다. - 나리 이야기, 169

2022. nov.

#목련정전 #최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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