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은 꽤 재미있을 책이었다.보통의 나날들이었으면 틀림없이 그랬을 것이다.집중이 어려운 계절이기도 하고, 문화계의 성폭력 이슈도 있고, 시국 또한 개판으로 어지럽다.그 어떤 흥미로운 서사를 들이댄다 한들 오늘의 대한민국 만한 스릴과 재미를 실존주의적 분노와 함께 줄 수있을까 싶다. 모든 읽을 거리가 시시해지는 요즘 억지로 짜내듯 읽을 수 밖에 없었던 점은 심히 아쉬운 부분이다.이성에게 으쓱해 보이고 싶어한 한 순간이 전도유망한 청년을 당축출, 강제노역형으로 이어지게 했다.십수년이 지나 자신의 파멸에 크게 한 몫한 이에게 야심찬 복수를 준비한다.이 모든 과정에서 손쉽게 이용되는 여성들의 관점은 그다지 드러나지 않거나, 평면적일 뿐이다.루드비크가 어떤 파멸에 발을 파묻어도 쉽게 연민을 던질 수 없는 것은 바로 그 지점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아니면 작가가 뜻대로, 농담같은 인생을 광대처럼 살아가는 개인을 너무도 잘 그려냈기 때문일지도.시류에 밀려 의도치 않은 삶을 살게 되었다면 분별력있는 관찰자가 되었어도 좋으련만그저 그런 원한으로 재미없는 농담만 한번 더 주절거리는는 사람이 되어버린 주인공에 크게 미련이 남지 않는 이야기였다고...중간중간 분명히 즐기면서 읽었던 부분도 있었는데, 최종의 감상은 이렇게 되어 버리고 말았다.아쉽다.2016. o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