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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평점 :
동글동글 따뜻한 기운이 가득해서 너무 좋았다.
분명 캐릭터들은 우울하고 비참한데, 그냥 그 바닥에 머물지 않고 나아지려고 하는 마음이 느껴진달까.
쇼코와 나, 나와 엄마와 응웬아줌마와 투이, 엄마와 이모, 한지와 영주, 소은과 미진과 율라, 엄마와 나 미카엘라, 말자와 영숙과 지민.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압도적으로 여성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그 여성이 단편적이지 않아 좋다.
독립적이지만 우울하기도 하고, 수동적이지만 긍정적이기도 한 성격들.
삶이 무거워 내비치고 싶지 않은 내 안의 비루함이 툭 튀어나온 캐릭터들.
마음이 울적할 때 꺼내 놓기만 해도 위로가 될 것같은 표지도 마음에 든다.
어느 한편 뒤지지 않고 좋은 이야기지만, 표제작 <쇼코의 미소>와 <씬짜오 씬짜오>가 특히 좋았다.
쇼코는 해변에 서 있으면 이 세상의 변두리에 선 느낌이 든다고 말했었다. 중심에서 밀려나고 사람들에게서도 밀려나서, 역시나 대양에서 밀려난 바다의 가장자리를 만나는 기분이라고. 외톨이들끼리 만나서 발가락이나 적시는 그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고 했다.
˝언젠가는 바다를 떠나서. 사방을 둘러봐도 빌딩밖에 없는 도시에가서 살 거야.˝
쇼코는 `언젠가는`이라고 말했다. 열일곱 살에도, 스물세 살에도. - 9, 쇼코의 미소 중.
2016. Au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