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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앨리스
리사 제노바 지음, 민승남 옮김 / 세계사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영화 주인공인 줄리안 무어의 이미지를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을 골랐다.
언제나 영화보다는 원작이 재밌으므로.
안그런 것도 존재함을 깨닫는다.
분명 허튼 소리는 아닌데 참 지루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
이럴 땐 참...
영화로 두시간을 들여 봤으면 참 괜찮은 영화다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전 번역 버전인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는 그 감상적인 제목때문에 보지 않았을 것 같다.
그냥 그런 저런 단상들만 남았다.
2015. May.
엄마, 어떤 느낌이에요? 뭐가 어떤 느낌이냐는 거야? 알츠하이머 병을 앓는거요. 지금도 그 병이 있다는 게 느껴져요? 글쎄. 지금은 정신이 흐리지도 않고 같은 말을 반복 하지도 않지만 몇분 전만해도 크림치즈가 생각이 안 났고, 너와 아빠의 대화를 따라가느라 애를 먹었지. 그런 증세는 곧 다시 나타날테고 그 간격은 점점 짧아지고 있어. 갈수록 증세는 더 심해지고. 그래서 완전히 정상으로 느껴질 때도 난 그게 정상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 증세가 끝난게 아니라 쉬는 것일 뿐이니까. 난 내 자신을 믿지 않아. 앨리스는 말을 마치자 마자 너무 많은 걸 털어 놓은 것 같은 걱정이 엄습했다. 그녀는 딸을 겁먹게 하고 싶진 않았다. 다행이 리디아가 움찔하는 기세없이 계속 관심을 보여서 그녀는 안도할 수 있었다. 그럼 증세가 나타날 때는 그걸 알아요? 대개는. 크림치즈가 기억 나지 않았을 때 처럼요? 내가 뭘 찾고 있는지는 아는데 내가 그걸 못찾는 거지. 물을 마셔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손이 말을 안듣는 것과도 같아. 좋은말로 달래도 협박도 해보지만 손은 꿈쩍도 않는 거야. 그러다 마침내 손을 움직일 수 있더라도 물잔 대신 소금통을 잡거나 물잔을 쳐서 쓰러뜨리게 되지. 그러다 물잔을 입에 가져갔을 때쯤엔 목안이 간질거리던 게 없어져 물을 마실 필요가 없게 돼. 물이 필요했던 순간이 지나가 버린거지. 정말 고통스럽겠어요, 엄마. 그래. 엄마가 그런 병에 걸려서 마음이 아파요. 이해해줘서 고맙구나. -p.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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