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조의 바다 위에서
이창래 지음, 나동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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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미래를 디스토피아의 이미지로 다루는 예술장르가 보여주는 세계와 구조적으로는 유사하다.

다만 그런 작품들과의 차이라면 주인공의 행보와 그 행보를 지지하듯 바라보는 시점에 있다고 할까.

아~ 디스토피아? 미래? 하면 그려지는 당연한 어떤 클리셰는 아니었다는 결론.

이창래 작가의 작품은 이 책으로 처음 접했는데 생각보다 진입장벽이 높았다.(첫 작품으로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순전히 제목때문이다. 멋지다.)

본격적인 스토리 진행 이전까지는(판의 여행의 시작지점) 이 이야기의 화법에 익숙해지기가 조금은 힘들었고, 아 드디어 모험인가 하는 마음이 들었으나 우리의 주인공 판의 모험의지는 그다지 없어보이고....(스스로 집을 떠난 주인공이기에 의아한 부분이기도 하다)
아 계급 투쟁인가 싶은 지점에선 모두다 사랑하리~무드가 연출된다.

주인공이 이야기속의 어느 물리적 지점에 정체되어 있을 때면 어김없이 느슨해지고 마는 그런 느낌 ....

사건의 발생-전개-해소의 과정에 익숙한 탓인지, 번번히 그 해결이라는 것이 기대와는 달랐던 점도 한몫.

이런 무수한? 어려움, 자칫 깜빡 지루해지는 순간이 다가왔음에도, 나름의 재미와 나름의 의미가 있어 가치를 둘 수있겠다.

결국은 인간. 관계. 신뢰. 연대. 이런 얘기 아니겠는가.

결말도 전혀 예상할수 없었다는 점. 흔히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은 아닐것이라는 예상만 할 수 있었다는 점도 나름의 즐거움. (읽게 되면 알게된다. 페이지는 얼마 안 남았는데 대체 어떻게 끝나려고 이래? 라는 안절부절한 마음으로 후반부를 읽게 될테니)

이창래 작가의 다른 책, 다른 번역을 겪고나면 확실하게 마음을 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현재로선 어색한 호감 정도인걸로. :)

2015. February.

인간사에도 조수 간만의 차가 있는 법
밀물을 타면 행운을 붙잡을 수 있지만
놓치면 우리의 인생 항로는 불행의 얕은 여울에 부딪쳐
또 다른 불행을 맞이하게 되겠지
지금 우린 만조의 바다 위에 떠 있소
지금 이 조류를 타지 않으면
우리의 시도는 분명 실패하고 말거요.
- 윌리엄 세익스피어. 줄리어스 시저

결코 하나의 사람이나 사건만으로 전체가 구성 되지는 않는다. 그 사람이 누군가에게 아무리 소중하고 아무리 사랑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우주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이야기는 우리가 그것을 유심히 관찰할 때마다 끊임없이 팽창한다. 종국에 가서 우리는 그 이야기가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에서 끝나는지 그리고 우리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된다. -p. 96

생각해보면, 뜻하지 않은 자유와 유쾌한 흥분은 이러한 삶과 아주 비슷하다. 실제보다는 믿음이 좌우하는 삶. -p. 169

그녀는 자신이 믿은대로 자유로웠다. 항상 그랬다. 떠 나옴으로써 그것은 분명해졌다. -p.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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