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잠 속의 모래산 민음의 시 111
이장욱 지음 / 민음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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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마음에 닿는 시.

결국 모든 것이 우연이었다고 생각한다. - 작가의 말 중.

무섭다 결국 그곳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무섭다 마음이 무섭고 몸이 무섭고 싹트고 잎피고 언제나 저절로 흐드러지다가 바람 불어 지는 내 마음속 꽃잎 꽃잎, 그대가 무섭다 난 너무 오랫동안 하나의 육체로만 살아왔으므로 아주 정교하게 정렬해 있는 하나의 고요한 세상을 지니고 있으니,

무섭다 그러나 나는 나를 이끄는 매혹에 최선을 다해 복종 하였으므로 내 고요한 세상에 피고 지는 아름다운 모반을 주시하였다 그대가 처연이 휘날려 내 몸과 마음이 어지러울 때 단 한번도 나는 봄 여름 가을 겨울 흘러가는 나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았으므로 기억을 만나면 기억을 죽이고 불안을 만나면 불안을 죽이고

그러므로 이제 이 눈과 코와 입과 귀를 막아 새로운 세상을 보게하시길 그대에게 익숙한 세상으로 나를 인도하여 그대 몸과 마음에 피고 지는 싹과 입과 꽃이 되게 하시길 너무 오랫동안 하나의 육체로만 살아왔으므로 아주 정교하게 정렬해 있는 이 고요한 세상을 처연히 흩날리도록, 내 몸과 마음에 꽃잎 꽃잎 피고 지는 그곳에 기다리는 이 아무도 없을지라도 - 꽃잎,꽃잎,꽃잎 전문

2014.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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