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사랑 - 개정판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27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한강 작가가 이십대 중반의 나이에 쓴 소설들이다.

와우... 어떤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았기에 스물 몇살의 나이에 이렇게 우울하게 가라앉은 세상을 볼수 있는 건가.

작가의 목소리를 들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딱 그런 톤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것은

뭐랄까.. 완벽하달까..:)

어쨌든 나는 한강이라는 작가를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앞으로 읽을 그의 책이 많이 남아 있다는게 행복한 독자일뿐.

리뷰는 읽고나서 바로바로 쓰는 것을 올해의 다짐중 하나로...

그 무렵 나는 모든 것에 실망하고 있었고 그 실망을 견디기 위해 모든 것을 빈정거리고 있었다. 나에게 정열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디에도 그것을 부려둘 데가 없었다. 정열이 달구어질수록 나는 그것을 짐스러워 하고 있었다. - p.153, 야간 열차 중

아버지를 비롯하여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나의 미래를 걱정했다. 나는 남들이 하는 취직 공부나 학점 관리에 마음을 써본 적이 없었다. 나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 나는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p. 184, 야간 열차

육신의 병이 영혼을 어떻게 물어뜯는지를 동식은 그때 알았다. 헛구역질을 할 때마다 그는 자신의 목과 어깨와 다리에 올라타고 매달린 수많은 귀신들의 모습을 보았다. 자신이 내뱉고 들었던 말, 유행가 가사, 책에서 읽은 모든 단어와 문장 들이 이명처럼 울리며 귓속과 머리를 헤집어놓았다. 동식은 완전한 통증을 배웠으며 그것을 아는 사람은 오만해질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 육체의 무력함과, 그 무력한 육체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아는 자 앞에서는 어떤 희망고 그리 눈부시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p. 233, 붉은 닻


2014. 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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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5-01-06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랑무늬 영원 > 최고예요!

수이 2015-01-06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희랍어 시간]이 참 좋았어요.

hellas 2015-01-06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채식주의자랄 소년이 온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