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명 서정시 창비시선 426
나희덕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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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작년 11월에 읽은 시집이다.
그렇다.

- 이제 사람들은 내 슬픔과 치욕을 알게 되리라

깨진 얼음 조각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밟으며 지나가리라

얼음 조각과 얼음 조각이 부딪칠 때마다
얼음 조각이 태어나고
부드러운 눈은 먼지와 뒤엉켜 눈멀어가리라 - 눈과 얼음 중

<산책은 길어지고>
그의 왼손이 그녀의 오른손과 스치고
그녀의 그림자가 그의 그림자와 겹쳐질 때

그들은 서로에게
낯선 사람 이상의 존재가 되었다

산책은 길어지고
둘 사이에 끼어든 두려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나란히 걷는 것은
아주 섬세한 행위랍니다
너무 앞서지도 너무 뒤서지도 않게
거리와 보폭을 조절해야 하지요

그러나 그들은 알고 있다
모든 걸음은 어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절뚝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흰 실과 검은 실을 구분할 수 없는 시간이 오면
그때야 서로를 알아보게 될까

산책은 길어지고
흩어진 발자국들은 말을 아끼고
어둠은 남은 발자국들을 다 지우지는 못하고
(전문)

- 어둠의 광맥은 점점 깊어져
그후로 슬픔의 시를 내다 파는 것이 내 일이 되었다. - 향인 중

- 시는 나의 닻이고 돛이고 덫이다.
시인이 된 지 삼십년 만에야 이 고백을 하게 된다. - 시인의 말 중

2024. nov.

#파일명서정시 #나희덕 #창비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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