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탄생하라 문학과지성 시인선 501
이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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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탄생해야 하는데
죽음이 연거푸 탄생하는 시들.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며 읽었다.

- 본적 없는 아름다움은 끝내 모를 것인가
끝내 모를 것을 사랑하면 아름다움이 될 것인가 - 시인의 말

- 제일 시시한 것은 인간이다
구름 허밍 사라지다 만 너의 꼬리
이쪽의 어둠을 떠메고 저쪽의 어둠에게 가는
길들은 너머까지 밀려 있다 - 애플 스토어 중

- 창을 열었다 슬픔이 가까이다 거짓말이다
슬픔이 한 칸 뒤로 밀려난다 - 죽은 사람 좀 불러줄래요? 중

- 지루하고 멋있다. 그게 필요해
적막. 고립. 그리고 투쟁 - 빛을 펼쳐라 중

<어쩌면 버렸다>
얼굴을 잃어버렸다 어느 순간 버렸을지 모른다 뜨거움으로 위장한 불빛들이 어둠을 빠져나가는 새벽에 어쩌면 어둠 속 어둠이 얼굴들을 먹어치우는 새벽 직전에 어쩌면 어느 순간 구겨서 너의 얼굴에 넣었을지 모른다 어쩌면 죽은 사람이 너라는 걸 모른다 너는 돌아오지 않는 다는 걸 모른다 잡으면 바로 잡히는 만지면 바로 만져지는 얼굴이 너라는 걸 모른다 얼굴이 없는데 입꼬리를 올려 웃는 척하는 기시감을 아니 보이지 않는 눈을 깜빡이며 눈을 맞추는 이상한 반복을 어긋나며 겹쳐지는 목소리를 못 알아듣는 말을 계속 자르는 무례를 저지르는 고통을 아니 지루함을 아니 무례는 내가 내 얼굴에게 벌인 일 나는 나도 모르는 인물 나는 내가 모르는 인물 갑자기 울음이 터질 때 세상이 밝았다 어쩌면 이때 버렸다
(전문)

<4월의 기도>
나의 두 손을 맞대는데
어떻게 네가 와서 우는가
(전문)

<이것은 희망의 노래>
검은색으로부터 그것은 떠오른다. 그것은 오로지 검은색이다. 그것은 오로지 검은색이었다가 검은색이고 검은색이 될 것이다. 검은색 속에서 검은색이 떠오른다. 검은색 속에서 검은 바람이 일어난다.

그것은 검은색.

불어오는 것이다. 우리는 휩싸이는 것이다. 검정의 바람이 되는 것이다.

구겨 넣은. 긴 손처럼. 긴 혀처럼.

그리고 침묵.

그 속에 우리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묻히는 것이다.
숨 막히는 것이다. 다시 일렁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전문)

2024. dec.

#사랑은탄생하라 #이원 #문학과지성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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