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
헬렌 던모어 지음, 윤미나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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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으로 불안정하고, 사회적, 경제적으로도 남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그 시절 전후의 여성.
전쟁의 트라우마는 깊어지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도 어느 것 하나 확신을 가질 수 없는, 타인의 호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시절의 불안한 심리가 잘 드러나 있다.
신경증적이면서도, 어떻게든 생존해야 하는 자의 긴장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래서, 과연 우연히 발견된 외투가 어떤 사건으로 이어지나 긴장하며 읽다가 좀 김이 빠지는 면이 있다.

으스스한 무드를 끝까지 가져가진 못했고(호러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타인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통해 성장하는 주인공 캐릭터가 성장하는 이야기에 그친다는 아쉬움이 있다.

- 가르치는 일을 할 수도 있었는데, 그녀가 속으로 말했다. 아니면 공무원 시험을 볼 수도 있었어. 그런데 넌 필립과 결혼하는 걸 선택했지.
(...) 저 광활한 풍경 어딘가에서 오전 진료를 마친 필립이 왕진을 돌고 있을 것이다. 이 세상 누구도 그녀가 어디 있는지 알지 못했다. - 22

- 그녀는 생각했다. '만족'은 정확한 단어가 아니었다. 필립은 자기 인생에 속해 있다는 것이 더 맞는 말이었다...... 물론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 인생의 바깥에 있는 것 같을 때가 너무 많았기에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 81

- "장 볼 게 많았고 푸딩을 만드는 데 오래 걸렸거든. 내가 워낙 대칙 없이 느리잖아."
"점점 빨라질 거야."
"그럴까?" 그녀는 물었다. 놀랍게도 그는 몹시 진지했다. 그는 그녀가 동네 아이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녀가 다른 사람들의 집을 돌아다니며 돈을 벌고 그녀의 능력을 활용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는 그녀가 요리를 배우기를 바랐다. - 100

2024. nov.

#외투 #헬렌던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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