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애인 문학과지성 시인선 391
김이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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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을 쓰기엔 오래 전에 읽었다.
일단 플래그를 붙여둔 부분만 옮겨 적어 놓겠다.

- 눈이 와, 여긴 함박눈이야
네 목소리를 듣고
별안간 난
한 번도 함박눈을 맞아보지 못한 걸 알았어
평범한 기쁨을 떠나 있는 것 같아
엄청난 사태로부터도
늙은 시인에게서 사랑 없는 일생을 살았다는 말을 들을 때처럼 싱거운 얘기지 - 함박눈 중

- 문학적인 선언문을 쓰자는 말은
왕에게 속한 신성한 것을 그냥 불러서는 안 되는 폴리네시아 인처럼
은유로 도피하라거나
수사적 비유를 사용하라는 뜻은 아닐 텐데
나는 한 줄 쓰는 데 좌절하고 애통함에 무기력하다
그리하여 난 또다시 적의 문제로 적을 만들게 될 것이다
나는 내가 시적이지 않은 시를 쓰며
시인답지 못하게 살다
문학적이지 않은 죽음을 맞게 되길 빈다 - 문학적인 선언문 중

-그러니 이 시는 내가 쓴 게 아닙니다
내 안에 침묵한 당신은 내 말의 시작
이 시의 끝이고 한계 - 제가 쓴 시가 아닙니다 중

2024. jun.

#말할수없는애인 #김이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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