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를 것이다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1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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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분노가 창작의 동력이라는 작가의 말에 수긍하게 되는 단편들이다.

끊임없이 바른 방향으로 향하는지 돌아보는 노력을 하는 작가라 좋다.

자신의 이야기엔 교훈이 없다고 말하지만,
모든 단편에 생각해야 할 지점들이 담겨 있고, 그것은 꽤 살아가는데 중요한 이슈들이다.

- 그는 모든 것을 후회하고 모든 것에 통탄했다. 그러나 마음 속에 간직한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가슴 찢어지는 기억을 생생하게 간직하고 살아가야 할 그 막중한 책임에 대해서만은 절대로 후회하지 않았다. - 52, 나무

- 한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다른 사람들 판단하겠는가. - 110, 가면

- 어머니와 할머니들은 아이들을 품에 안고 조용조용 목소리를 낮추어 오래전 같은 땅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웃음과 눈물과 춤과 노래와 전쟁과 피와 죽음에 대하여 이야기해주었다. 그 이야기 속에서 두 검객의 칼은 창이 되기도 하고 활이 되기도 했으며 두 거인은 형제가 되기도 하고 오랜 벗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소중한 사람이 쓰러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피눈물을 흩뿌리다 뒤따라 저승길을 택하는 결말만은 누구나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은 땅 위에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살았고, 현재의 시간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오래전의 사람들에게도 그들 나름의 기쁨과 슬픔이 있었고 삶과 죽음이 있었으며 세상 모든 것은 그렇게 엮이고 겹치어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의 이야기로 형형색색 물들 때에야 비로소 의미를 가지게 된다는 것을 배웠다. - 227, 산

2024. jul.

#아무도모를것이다 #정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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