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 어른의 맛보다 자선작 라플린이 더 좋았다.얼마 전 은퇴이민을 국가적 사업으로 삼자 운운하는 정치인을 보면서 느꼈던 이물감이 떠오른다.대중의 반응은 대게 해외 고려장 아니냐, 진짜 문제를 외면하는 전형적으로 의식이 얕고 비천한 밑천 드러내는 모습이라고 분노하는 그런 반응들이었던 것 같다.라플린은 그것을 시각화한 작품. 푸드 데저트가 된 가상의 국가에 노인이건 청년이건 삶을 슬프고 비정하게 마무리 지으려는 사람들의 암울함이 와닿았다.이런 점에 공감하는 건 출생률 꼴찌, 자살률 일등, 노인 빈곤 일등 같은 지표들이 이미 수치로 현실화 해주고 있기 때문일 텐데, 이 작품은 2017년 코로나 이전의 작품이라는 점도 이런 문제의식이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는 반증.박민정의 <당신의 나라에서>, 조해진의 <작은 사람들의 노래>도 좋았다.- 니가 나중에 혼자되면, 우리 여기서 같이 살자.순간 승신은 당황했다. 표정 관리를 잘하기가 어려운 말이었다. 승신의 남편은 은퇴하면 동남아에 가서 살고 싶다고 한 적이 있었다. 승신은 늙어서 같이 살자는 사람이 많다는 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알 수 없었다. 왠지 수동적이고 만만한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아 기분은 별로였다. - 어른의 맛 중2024. jul.#어른의맛 #강영숙 #이효석문학상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