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생긴 상처 민음 오늘의 시인 총서 23
허연 지음 / 민음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나비라는 생각>, <내 사랑은>, <들뜬 혈통>, <나쁜 소년이 서 있다> 쿵하며 다가온 시들.

- 여름날 나는 늘 천국이 아니고, 칠월의 나는 체념뿐이어도 좋을 것
모두 다 절망하듯 쏟아지는 세상의 모든 빗물. 내가 여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 칠월 중

- 몰락은 사족 없이도 눈부시다. 내밀한 서사가 창자 밀려나오듯 밀려 나와 있는 몰락은 눈부시다. 미리 약속하지 않았으므로 몰락은 눈부시다. 그리고 그 몰락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짝짓기란. - 몰락의 아름다움 중

- 지금에 와서 나를 울린 건 사랑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이었을 뿐.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비를 피해 은하열차처럼 환한 전철 속으로 뛰어들었고. 나는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바짓단이 다 젖도록 거리에 서 있었다. - 후회에 대해 적다 중

- 숨 막히게 아름다운 세상엔 늘 나만 있어서 이토록 아찔하다. - 안에 있는 자는 이미 밖에 있던 자다 중

2024. jun.

#밤에생긴상처 #허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