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가의 개들 쿠르트 발란데르 경감
헨닝 만켈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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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데르 형사 시리즈 두 번째.

외곽 도시의 소소한 면과 점점 각박해지는 인간성에 의한 사건을 다룬다고만 생각했던 첫 번째 편을 읽고,
2권에선 난데없이 첩보물로 변모한 이야기. ㅋ

해변으로 떠밀려온 보트 위의 시체 두구로 시작된 이야기가 라트비아를 포함한 구 소련 체제에서 핍박받은 국가들의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돌아보는 이야기가 된다.

의지하던 경찰 동료 뤼드베리가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후 좀처럼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경찰을 그만둘 생각까지 하는 와중에 터지는 사건은 발란데르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를 쇠락한 라트비아의 도시로 데려다 놓는다.
인간적 호감을 가졌던 리예파 소령의 남겨진 아내를 돕기 위한 수사가 시작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나라에서 뭘 할지 조차 막막한 상황은 도대체 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흥미를 잃지 않게 해준다.

그나저나 발란데르가 이혼 당하고 심적으로 힘이 든 건지, 지난번 부터 금사빠의 면모를 보여주는데 3번째 이야기에서도 그럴지 궁금해지는 것도 포인트다.

그리고 기록실에 마침내 침투한 발란데르가 휴지통에 앉는 에피소드를 굳이 만든 작가의 심술궂은 센스도 .... 피식하는 포인트.
스웨덴의 긴급신고는 999 번이라는 것도 사소하게 알게 된 사실.

- 그는 맞은편에 앉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가 리예파 소령을 죽였을 가능성이 있을까? 당연히 가능하고말고! 오랜 세월 경찰에 몸담았던 경험이 그에게 이 명백한 답을 주었다. 살인자라는 것은 없다. 살인을 저지르는 평범한 사람이 있을 뿐. - 194

- 난 우리가 근본적으로 음모 이외엔 아무것도 없는 사회에 산다는 걸 알았어요. 공동 생활철학은 괴물로 변했고, 결국 그 음모가 유일하게 타당한 이데올로기였어요. - 217

- 발란데르는 저 밖의 어둠 속 어딘가에서 자신을 찾고 있는 개들을 생각했다. 결코 자신을 찾길 포기하지 않는 대령들의 개들. - 269


2024. apr.

#리가의개들 #헨닝망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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