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후회와 덧없음.- 오늘따라생각으로 찢는 것이시의 마땅한 일이란 것을 절감하게 된다 - 시인의 말 중<그때가 절정이다>하늘에 솔개가 날고 있을 때지저귀던 새들이 숲으로 날아가 숨는다는 걸 알았을 때경찰을 피해 잽싸게 골목으로 숨던그때를 생각했다맞바람에 나뭇잎이 뒤집히고산까치가 울면 영락없이 비 온다는 걸 알았을 때우산도 없이 바람 속에 얼굴을 묻던그때를 생각했다매미는 울음소리로 저를 알리고지렁이도 심장이 있어 밟으면 꿈틀한다는 걸 알았을 때슬픔에 비길 만한 진실이 없다고 믿었던그때를 생각했다기린초는 척박한 곳에서만 살고무명초는 씨앗으로 이름값 한다는 걸 알았을 때가난을 생각하며 '살다'에 밑줄 긋던그때를 생각했다제 그림자 밟지 않으려고햇빛 마주 보며 걸어갔던 시인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아무도 돌보지 않는 고독에 바치는 것이 시라는 걸 알았을 때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던그때를 생각했다돌아보면그때가 절정이다(전문)- 인생은 무슨 이유로환상은 짧고 환멸은 긴지모를 일이다 - 모를 일 중- 가난한 백석에게시인이란 이름을 붙여주었을 때백석은 말했다네요이 세상에서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살아가면 안 될까요세상 같은 건더러워서 버리면 안 될까요 - 그러면 안 될까요 중- 애매하고 모호한 것이속수이며 무책인 것이안절과 부절 사이에서 헤맬 때심사하고 숙고한 단 하나의 진정한 시는다른 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눈을 뜨는 것내일의 불확실한 그것보다는 오늘의 확실한 절망을 믿는 것이 말들은 던져진 운명처럼 존재하는 것이다 - 시작법 중2024. jan.#새벽에생각하다 #천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