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 <촉진하는 밤> ..특별히 좋았던 시를 골라 제목을 쓰려다 플래그를 붙여놓은 부분들을 다시 읽어보니고를것 없이 모든 시들이 아름다웠다.나의 최애 시인...- 어제와 오늘 사이에 유격이 클 때꿈에 깃들지 못한 채로 내 주변을 맴돌던 그림자가눈뜬 아침을 가엾게 내려다볼 때시간으로부터 호위를 받을 수 있다시간의 흐름만으로도 가능한 무엇이 있다는 것참 좋구나우리의 허약함을 아둔함을 지칠 줄 모름을같은 오류를 반복하는 더딘 시간을이 드넓은 햇빛이말없이 한없이북돋는다 - 촉진하는 밤 중- 충분하다는 건 기쁘다는 것과 좀 달랐다그녀는 완전하게 기뻐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모든 일에서 분노를 잔향처럼 느꼈다그녀는 단 하루도 죽음을 떠올리지 않은 적 없었다평생 동안 사랑해온 단 한 명을 대하듯 했다그녀의 방에서만큼은아무것도 아닌 그녀가 조용히 슬리퍼를 끌고 먹을 것을 챙겨 먹으며다만 자기 자신을 위해 시를 썼다 - 이 느린 물 중- 질문에 대해 답을 하지 않아도 돼질문에 대해 답을 해보려 노력하다가 다른 진심을 전달해도 돼그럴듯함과그러지 못함과그럴 수밖에 없음에 대하여 - 2층 관객 라운지 중-수평선이 눈앞에 있고여기까지 왔고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햇살에도 파도가 있다소리는 없지만 철썩대고 있다삭아갈 것들이 조용하게 삭아가고 있었다이제 막 사람들과 헤어져 혼자가 되었다 - 가장자리 중- 누군가의 응원이 미행하듯 나를 따라오고 있다는 걸 압니다고마우나 달갑지 않은, 달지만 뱉고 싶은, 소중하되 떨치고 싶은그런 인사말 같은 것들이 나를 추월해서 앞서가버릴 때까지속도를 늦춥니다 - 꽃을 두고 오기 중- 지금 쓰고 있는 이 시의 첫 연이 되었으면 한다내가 쓰고 있는 이 시를 읽는 한 사람은이 페이지를 쉽게 덮어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더 궁금한 것 없이 다음 세계로 가뿐히 가버린다면나는 그 시를 이어서 쓸 수 있으리라 - 올가미 중-어둠에 대해 말했다면 어둠을 끝까지 노려보며 쓰기를 바라면서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그렇게 할 수 없어서는 아니다 - 식량을 거래하기에 앞서 중2023. oct.#촉진하는밤 #김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