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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업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8
강화길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8월
평점 :
강화길 작가의 핀시리즈. 읽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결은 좀 다르지만, 편혜영 작가처럼 불안과 분란, 미묘한 대립을 잘 다루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여성중심의 가족 3인의 복잡하고 미묘한 갈등이 무척 현실적이다. 독자마다 이입할 대상은 다르겠지만, 화자인 장녀의 피해자성이 유독 도드라지기 때문에 어쩌면 다른 캐릭터에겐 부당할지도 모르겠다. (엄마와 작은 딸)
홀대하지만 마음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큰 딸, 자랑스럽게도 성공적(으로 보이는)인 삶을 살지만 왠지 어려운 작은 딸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차별적인 태도로 대하는 엄마의 입장이라는 것도 있을 것이다 라는 정도의 이해가 가능하고,
왠지 자신에게 더 큰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다가온 가족 부양이라는 무게에 자매를 이해할 수 없어하는 작은 딸의 입장이라는 것도 역시 있을 것이다 라는 정도도 이해할 수 있겠다.
그러나 결국 모든 홀대를 견디고 몸빵 부양을 하는 것은 큰 딸이고, 부당한 대접임을 알고도 속으로 삭이기만 하는 것도 큰 딸.... 이라는 면이 그의 입장을 가장 잘 받아들이게 된달까.
심리적으로 지쳐있는 화자 큰 딸이, 일상의 작은 변화, 운동을 통해 자기효능성을 되찾는 성장 과정을 볼 수 있다.
운동 좋지. 주변을 환기하기에도 궁극적인 건강에도...
나도 운동을 좀 해야하는데.... 라는 생각이(생각만) 또 한번 들었다. ㅋ
- 그녀 성격이 그랬다. 뭐랄까, 그네를 탈 때와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애초 관심도 없고, 설사 그네 위에 올라간다 해도 (어떤 두려움 때문에) 올라갈 수 있는 만큼만 올라갈 것. 그 이상은 바라지 않는 것. (바라지 않았던 것처럼 구는 것.) - 40
- 어떤 면에서는 글쎄, 영애 씨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냥 인간이라는 존재의 한계가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 79
- 조금 덜 억울하고, 덜 슬픈 것. 그것만으로도 아침이 훨씬 상쾌했다. - 102
- 지수는 가족을 사랑했다. 진심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인정하건데) 그들을 진심으로 미워했다. 지수는 이 마음을 내버려두기로 했다. - 114
2023. sep.
#풀업 #강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