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 시장 상품 인간을 거부하고 쓸모 있는 실업을 할 권리
이반 일리치 지음, 허택 옮김 / 느린걸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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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이 무너지고, 기쁨은 사그라지고, 경험은 같아지고, 욕구는 좌절되는 과정(14)에 있는 우리를 분석하는 글.

서문만 읽어도 기운이 쪽 빠지는 어떤 좌절감을 선사한다.
시장의존도 높은 세계에서 자본가가 아닌 채로 살아가는 이의 좌절?


- ‘현대화 된 가난’은 과도한 시장 의존이 어느 한계점을 지나는 순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가난은 산업 생산성이 가져다 준 풍요에 기대어 살면서 삶의 능력이 잘려나간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풍요 속의 절망이다. 이 가난에 영향을 받는 사람은 창조적으로 살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데 필요한 자유와 능력을 빼앗긴다. 그리고 플러그처럼 시장에 꽂혀 평생을 생존이라는 감옥에 갇혀 살게 된다. 현대의 이 새로운 무력함은 너무나도 깊이 경험되는 것이라 겉으로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우리 시대에는 일상 언어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거의 알아차리지 못한다. 지금까지 만족스러운 행위를 표현 할 때 쓰던 말은 대부분이 동사였지만, 이제는 오로지 수동적 소비를 하도록 고안된 상품을 가리키는 명사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예컨대 전에는 무언가를 ‘배운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학점 취득’이라 말한다. 여기에는 개인과 사회의 자아상에 깊디깊은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반영되어 있다. - 8

- 어느 한계를 넘어 대량 생산 상품에 과도하게 투입되면 필연적으로 인간을 ‘가난하게 만드는 부 impoverishing wealth’를 구성하기에 이른다. 이 가난한 부는 함께 나눌 수 없을 만큼 희소한 부이거나, 한 사회의 가장 힘없는 사람에게서 자유와 해방을 빼앗는 파괴적인 부이다. - 17

- 나의 관심사는 현대화 된 가난이 인간에게 끼치는 직접적이며 구체적인 결과이며, 그것을 견뎌내는 인간의 인내이며, 이 새로운 비참함에서 벗어날 가능성이다. - 15

2019.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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