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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대 (리커버 특별판)
헤르타 뮐러 지음, 김인순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단편들과 아주 짧은 단편들.
저지대에서 아이의 목소리를 빌었지만 순수하고 무구한 아이가 아니라는 것은 비극에 함몰된 인간계이기 때문일지도.
정경과 일상의 행위들을 묘사하는 정도가 (나에게는) 과했다.
‘시’라는 정체성을 가진 ‘소설’이라 이해하면 받아들이기 수월할까.
독일 망명전까지 자유로운 창작이 어려웠다는 점이 이해의 방법일지도.
- 죽음은 언제나 벽뒤에 있는데도 어째서 눈에 보이지 않는지, 또는 평생을 죽음 곁에서 사는데도 어째서 모든 것이 끝난 후에야 눈에 보이는지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 36, 저지대
- 행복이 이따금 우리 머리를 물어 뜯는다. 제기랄, 행복이 우리 삶을 먹어치운다. - 126, 저지대
- 불이 꺼지고 깜깜한 어둠이 방들을 에워싼다.
두려움이 찾아온다. 두려움이 곁에 있는 한, 내게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나 자신을 타일러보지만, 실은 단 한 순간도 그걸 믿지 않는다.
그것은 진짜 두려움이 아니라 두려움에 대한 두려움이다. 혹시라도 두려움을 잊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두려움을 두려워하는 마음에 대한 두려움. - 133, 저지대
- 나는 날마다, 오늘날까지도 독재 치하에서 품위를 빼앗기는 모든 이들을 위한 문장을 말할 수 있기를 바라왔습니다. 손수건이라는 낱말이 들어가는 문장으로. 혹은 ‘손수건 있니?’라는 물음으로. 고래로 손수건에 대한 물음은, 손수건이 아니라 인간의 절박한 외로움을 가리키는게 아닐까요? - 작가의 말
2019. j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