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아웃 11
최은영 지음, 손은경 그림 / 미메시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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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 아웃 시리즈. 최은영 작가의 <몫>.

타인의 고통을 이용하거나, 아는척 잘난척, 뭐라도 되는척 하지 않는 작가이고 싶다는 작가의 말에 딱 떨어지게 어울리는 단편이다.

주요 3 인물은 매우 비어있는 캐릭터라고 느껴졌다. 부실하다는 의미가 아닌 의도적으로 색채를 지운 듯 생략되있는 부분이 그랬다.
사회가 돌아보기 불편해 하는 것들에 대해 분노라는 감정이 동력이 되어 삶을 던지는 여성의 이야기는 감동을 주기는 하지만, 지켜보는 일 자체가 버겁다.
생략된 그들의 삶의 틈새를 외면하고 싶은 마음, 그 이기심 때문일 것이다.

그 과정에서 스물 한 살의 당신은 화가 났다. 여자가 맞아서라도 가족은 지켜져야만 하는 것이라는 가족주의에, 살려달라고 공권력의 보호를 청했던 수많은 여자들이 결국 살해당해야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당신은 걷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심지어 잠을 자다가도 깨어 분노에 휩싸였다. 분노는 배출될 수 없는 독처럼 하루하루 당신 몸에 쌓였다. 당신은 당신의 분노가 무엇하나 바꾸지 못하고, 그저 당신 자신의 행복을 깨뜨리고 있다는 생각에 슬픔을 느꼈다. 가까운 사람들을 대할 때, 심지어 당신 자신을 대할 때 당신은 예전보다 더 엄격하고 까다로운 사람이 됐다. 짜증을 쉽게 냈고, 작은 일에도 화를 냈다.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면서 자기 분노 속에 갇혔을 뿐이라고 당신은 생각했다. 그건 당신이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 본문 중

2018. o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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