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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데라토 칸타빌레 ㅣ (구) 문지 스펙트럼 19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정희경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 자신의 강렬한 경험이 기반이 되었다는 모데라토 칸타빌레.
뒤라스는 경험에 빚졌다면, 모호한 서술법은 자기방어를 위한 방법일까.
넘을 수 없는 선 위의 위태로운 중산층 여성은 요즘의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시대적 상황이라는 한계에 한 겹 더 감추어져 있으니.
그런 측면에서 대담한 글쓰기라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 모호성 덕에 캐릭터의 힘을 느끼기는 어렵다.
죽음으로 완성되는 절대적 사랑이 존재하던 시절에 대한 향수라도 있었더라면 조금 더 흥미롭게 읽었을 것이다.
날이 가면 갈수록 그 어떤 것으로도 극복할 수 없게 된 침묵(60)에 대해 말하면서 침묵하는 화법은 갑갑하다.
상상력을 발휘하는 일도 에너지가 드는 일이고, 그것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시간이 가고 있습니다.” 하고 쇼뱅이 말했다. “점점 더 늦어지고 있어요.”
“오늘 저처럼 이렇게 터무니 없이 늦게 되면, 조금 더 늦거나 덜 늦거나 결과적으론 아무런 차이가 없는 법이죠.” -91
조금 더 설명하거나 덜 설명하거나 결과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뜻일까.
2018. s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