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외투, 광인일기.고골의 세편의 단편이다.묘한 기시감을 주는 환상적인 이야기들이다.외투의 주인공인 아까끼 아까끼비예치의 비극은 그가 영악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한눈 파는 법 없이 주어진 일에 열심일 뿐인 이 9급관리에게 세상은 너무 가혹하지 않았나.내핍한 생활을 더욱더 궁색하게 만들고, 결국 원혼이 되는 이야기라니, 비극 중에 비극이다.그의 죽음도 느닷없이 한줄로 등장해서 당혹스럽게 한다.그런데 나는 왜 히죽거리면서 읽었을까.고골은 이상한 존재였다. 하지만 천재는 늘 이상하다. 고상한 독자들에게 삶을 풍요롭게 하는 현명한 친구로 간주되는 것은 건강한 이류뿐이다. - 52018.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