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넓얕처럼, 요즘 유행하는 지식 요약서. 이건 역사부문. 경제는 최준기, 역사는 설민석. 쉽고 재미있고 빠르게 넓고 얕은 지식을 습득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필요에 부응하여, 그런 기술에 최적화된 사교육 강사들이 날개를 달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호기심에 읽어봤는데 다시 이 사람의 책을 읽지는 않을 것이다. 교과서의 역사지식을 달달 외우다가 지친 아이들이 심심풀이로 가볍게 보면서 배경지식을 추가하여 공부에 보탬을 삼는 데에나 적절할 듯 하다.
리영희 선생의 사상과 생애를 대담의 형식으로 담아낸 책. 재미없을 것 같아 산 지 몇 년이 지나도록 묵혀두고 있었는데 기대보다 훨씬 흥미진진하다. 성공한 노인 특유의 짱짱한 자기자랑이 깨알 같다. 가정을 사실상 내팽개치다시피 한 무책임한 가장의 모습도 많이 보인다. 그 상황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생활을 견디며 노부모를 모시고 아이 셋을 길러낸 부인이 정말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 나이가 드니 이런 게 더 많이 보인다, 그 사람이 한 일보다는 그 이면에서 희생한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