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라이벌 김대중 VS 김영삼 - 정의를 위한 처절한 2인의 전쟁 국민 90%가 모르는 이야기
이동형 지음 / 왕의서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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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새 듣는 팟캐스트중에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라는 것이 있다. 아니 이작가와 이박사인가? 뭐 어쨌든 이건 중요한 게 아니고.

     몇 개의 편을 들으면서 '아 이 이작가라는 사람 - 작가 이동형- 어떻게 이렇게 작은 디테일까지 알고 있을까?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일단 들었고 더불어 나꼼수못지않게 재미있었다. 물론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지만 난 괘안타.

     이 팟캐스트가 너무 재미있었고 이렇게 재미와 지적호기심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이 팟캐스트의 대표주자 이동형씨가 쓴 책이 덩달아 궁금해져 바로 질렀다. 결과는? 대박!!!!!!!!!!!!!!!!

 

     대한민국 민주화의 대표인물이자 역대대통령을 역임한 두 김씨, 아니 양김씨! 동시대를 살면서 이들만큼 많은 비교를 당한 라이벌들이 우리 역사에 또 있을까?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 역사에 크나큰 족적들을 각각 남겼고 동시에 커다란 오점도 남겼던 인물이다. 이들은 너무 유명해서 웬만한 이야기는 다 안다고 생각해서 주제나 제목 자체는 큰 흥미를 끌지 못했었다.

     그러나 역시 우리나라 현대사는 우리가 아는 게 다 아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 유명하고 언론에 많이 회자된 양김씨 이야기도 우리가 모르는것 투성이었다. 읽으면서 무릎을 치기도 했고 바보 돌 튀는 소리도 많이 내질렀으며 웃기도 하고 또 눈물을 짓기도 했다. 그만큼 재미지고 생생한 내용과 사실들이 많이 담겨있다.

 

     우선 이 책은 이승만 시대/박정희 시대/전두환 시대/노태우 시대/김영삼 시대의 순으로 이 두 사람의 어떤 인생역정을 살아왔는지 나열되어 있다.

     이승만 시대 - 두 사람이 어떻게 정치에 입문하게 되었는지가 설명되어 있고 같은 듯 하면서 다른 두 사람의 정치 입문과 그 전까자의 살아온 과정도 간력히 소개되어있다.

     박정희 시대 - 본격적으로 박정희로부터 탄압받고 민주화를 위하여 따로 혹은 같이 투쟁한 역사들이 제법 많은 분량을 차지하여 씌여져 있다. 이 장에서는 그리고 박정희 시대의 역사의 뒷면에 대한 이야기도 제법 많이 담겨져 있는데 도대체 이 작가의 소스가 무척 궁금해젓다. 그 내용들이 너무나 사실적이고 상세하였기 때문이다.

     전두환 시대 - 이 역시 박정희 다음으로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김대중과 김영삼은 박정희시대에 이어 전두환 시대에도 많은 역정과 고난을 겪었기 때문에 그들의 투쟁의 역사를 좀 더 세밀하고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두환이라는 인물과 그 시대의 재미있는 역사도 곁들여져 자주 분노와 피의 역류를 불러일으키는데 이 점만 유의하면 된다. 광주민중항쟁과 6월항쟁 그리고 후보단일화에 대한 뒷이야기들도 상당히 흥미롭다. 아니 현재의 모습과 묘하게 오버랩되면서 마냥 과거로만 치부할 수 없는 현재의 이야기이다.

     노태우 시대 - 5공 청문회가 노무현의 등장, 구국의 결단(?) 3당합당 그리고 이에 따른 김대중의 고립과 고난이 드러나 있는 시대의 이야기가 가슴 절절히 다가오는 부분이다. 김대중의 외로움이 마구마구 전해져서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다.

     김영삼 시대 - 김영삼의 화끈한 개혁적 모습도 있어서 속이 후련하다가도 (특히 하나회 날려버리는 모습을 말할 때 절로 통쾌했다.) 후반기 노동법 개악과 경제위기쯤에 가선 또 한번 가슴이 답답해온다. 빌어먹을.... 우리의 기명사미 오래비는 우짜다 이리 됐을꼬~

 

     교과서나 신문에서는 절대 볼 수 없었던 가장 가까운 우리의 현대사를 아주 쉽게 한번에 이해가 되게 풀어놓은 작가의 역량에 감사한다. 그리고 이야기풀듯이 풀어서 복잡한 인물관계 사건 전후 관계 등도 마치 할머니에게서 옛날 이야기 듣는 마냥 완죤 이해되면서 술술술 뇌리에 박혔다.

중간 중간에 김대중과 김영삼의 차이점 등을 넣어서 두 사람의 차이를 보여준 부분도 더 이해를 쉽게하여 두 인물을 알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예를 들여 두 사람의 화법, 회의스타일 등등. 아, 김영삼의 성격과 인간적 매력에 김대중의 머리/통찰/언변을 하나로 합쳐 한 사람이었다면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대한민국 국민이었을까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고, 하늘은 모두를 다 주시지는 않는구나는 섭리도 깨닫게 된다.

 

     덤으로 우리 현대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기시 노부스케, 세이마 류조, 고이다 요시마라는 인물을 접하게 된 것에 대하여 이 작가에게 정말 땡큐 베리 감사이다. 왜 내가 땡큐인지 궁금하면 500원이 아니라 직접 한번 읽어보시길.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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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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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저자의 '13계단'이라는 작품을 아주 감명깊게 읽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해당 작가의 작품을 하나 더 읽고싶어서 다가노 아즈아키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해보았더니, 압도적으로 제노사이드가 많이 추천되어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지면, 이건 더이상 추리소설이 아니다. 이 책은 추리소설의 카테고리보다는 공상과학,SF 카테고리로 묶이는 것이 더 타당하다. 물론 전체적인 틀은 독자로 하여금 의문을 가지게 하여 추리를 하게끔 하는 것이지만 주 얼개는 진화한 인류를 말살시키려는 인간잔혹주의자들과 그들보다는 조금 더 진화한(작가의 생각에)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박애주의자들과의 치열한 수 싸움이다. 수많은 전문용어 - IT, 항공, 군사, 의학 등 - 가 등장하고 책을 읽는 동안 마치 한편을 영화를 보듯 생생한 화면이 저절로 떠오는 책이다.

 

     그래서 작가의 약력을 보니, 아~ 시나리오 작가 출신이구나. 이 작품을 보는 내내 이게 영화로 많들면 화면은 죽이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는데, 아마 작가는 이를 의식하고 쓴 것이 아닐까한다.

 

     일본 작가가 쓴 일본소설인데 특이하게 일본인보다 외국인 등장인물이 더 많다. 다가노 가즈아키라는 일본 작가는 요즘 우리와 대척지점에 있는 일본인아 아니라 지극히 상식적인 보편적 지성을 지닌 드문 일본인듯 하다. 주요 주인공인 약학부 대학원생 고가 겐토와 믹이라 불리는 민간용병을 제외하곤 다른 등장인물은 외국인이다. 주요 주인공 중 나머지 한 명은 조너선 예거라는 용병인 미국인이고, 기타 주요 인물에는 역시 4인 용병의 나머지인 미국인 개럿, 미국인 마이어스, 미국 CIA 및 NSA 직원인 아서 루벤스, 하이즈먼 박사, 홀랜드 CIA국장, 미대통령 그러고리 번즈 등등 거의 외국인, 특히 미국인이다.

 

     이 중에서도 '이정훈'이라는 한국인 대학원생이 아주 주요한 역할로 등장하는데 아주 이채롭다. 이 이정훈이라는 인물과의 대화에서 한국인의 특성 등도 언급되어 있고, 일본이 한국과 중국에 저질렀던 과거의 일부도 언급이 된다. 평상시 작가의 생각이리라. 아주 유명한 일본의 소설에서 과거 일본이 한국과 중국에 한 대학살이 잘못되었다는 뉘앙스를 주는 부분을 포한한 것은 아주 반가운 일이었다.

 

     대락의 줄거리는 이렇다. 아프리카 피그미족에서 현생인류보다 한층 더 진화한 진화인류가 태어난다. 이유야 어쨌든. 그런데 미국을 위시한 강대국은 그들이 가진 온갖 폭력을 동원하여 진화인류를 말살시키려 한다. 이 뛰어난 진화인류가 미국의 정부시스템 및 군사시스템을 해킹할수도 있다는 것 때문에. 이와 동시에 진화인류를 보호하려는 나이젤 피어스라는 인류학자, 그의 친구 고가 세이지 그리고 그의 아들 고가 겐토, 이정훈은 폐피 상포증이라는 세계 10만의 어린이이 죽어가고 있는 희귀병의 약을 개발하게 되고, 또한 진화인류를 말살하러 간 민간 용병들이 걸국엔 이들을 보호하게 되고 - 이 모든 과정들이 진화인류와 연결되면서 발생하는 사건들이 아주 촘촘히 잘 짜여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무리까지 긴장감을 가지게 만든다.

     마지막에 너무 훈훈하게 마무리되어 약간의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이 작품의 표지에 새겨진 화두는 "왜 인간은 동종끼리 서로 죽이는 대학살을 일으키는가?"이다. 이와 동시에,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하여 과연 인간이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를 묻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고, 군사력을 남발하는 초강대국, 콕 집어 미국은 과연 세계의 경찰이라할 만 큼 전군을 쥐어줘도 되는 나라인가는 의문을 모두에게 주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무거운 철학적 주제가 책을 읽는 동안 마음 속 깊은 곳을 정확이 찌르지 않았던 건, 마치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쓴 것 처럼 스크린의 영상이 머리에 바로 상상이 되는 그림과도 같은 내용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13계단보다는 스케일은 크나 별은 더 작게 주고 싶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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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1 - 개정판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5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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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여름이면 꼭 추리소설을 읽는다. 연례행사이다. 그러지 않고는 여름을 난다고 할 수 없다. 얼마되진 않은 것 같다. 왜냐하면 읽은 추리소설이 그닥 많지 않으니까. 기억에 '용의자 X의 헌신'때부터였던 것 같다. 기가 막혔으니까! 여하튼, 추리/서스펜스 소설에 관심을 둔 이후로 이와 관련된 서평이 있으면 읽어보고 메모해두었다가 여름이 오면 챙겨보곤 한다.

 

     추리소설을 읽은 역사가 얼마되진않기에 신간도 메모해두곤 하지만, 옛 소설중에서 고전으로 꼽힐만한 탁월한 작품들에 먼저 시선이 가게 된다. 여러 인터넷 사이트와 신문 등을 살펴본 바, 미야베미유키의 이름이 여러번 나왔고 그 중 모방범이 많이 회자되었다. 3권이나 되는 분량이라 좀 망설여졌지만 일단 골라보았다. 이건 올초 개봉한 영화 '화차'의 영향도 있겠다. 재밌게 봤으니까.

 

     처음엔 뻔한 스토리인줄 알았다. 남자범인, 여성 연쇄 살인, 가혹한 여성의 죽음 등등. 영화 '추격자'와 비슷한 느낌이 났다. 읽는데 자꾸 추격자의 장면이 생각이 났으니까. 그런데 모방범은 초반에 범인을 보여준다. 이 점이 다른 작품과 좀 차별이 되었다. 특별한 반전도 없다. 그리고 등장인물이 엄청 많다. 이 주요 등장인물들은 모두가 다 주인공이다. 모방범에는 어는 특별한 한 명의 주인공이 있다기보다 조금씩 조금씩 등장하는 인물들이 방대한 3권의 분량을 모으면 다 주인공이고 중요인물이다. 누구 하나 허술한 사람이 없다. 추리소설에서의 대하소설이랄까?

 

     히로미, 가즈아키, 피스, 시게코, 신이치(내가 제일 애정이 갔던 인물), 요시마, 다케가마 등등 범인부터 형사 그리고 저널리스트, 피해자 유족들 모두 다 등장에는 이유가 있었고 또 제 몫을 잘 해낸다.

 

     초반부터 범인이 누군지 알기 때문에 긴장이 덜할수도 있지만, 왠걸 초반을 넘어 중반을 거치면서 심장은 더 쫄깃해졌다. (이표현을 들은 누군가는 이 표현이 맘에 안든다고 한다.) 즉 긴장감 백배란 이야기다. 이 놈(범인)이 얼마나 더 악행을 할지 궁금하면서도 짜증이 막 나는 거다. 종반에 약간 힘빠지는 결말이듯 했지만 무더운 여름 에어컨 없는 집에서도 선풍기한대로도 충분히 서늘한 여름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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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의 맨얼굴 - 8인의 학자, 박정희 경제 신화 화장을 지우다
유종일 엮음 / 시사IN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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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7월 지금, 죽은 지 33년이 된 죽은 박정희가 산 진보들을 잡고있다. 아니, 오히려 90년대 2000년대보다도 더 죽은 박정희의 망령이 현재의 대한민국을 유유히 떠돌고 있다. 그래서 나이 드신 분들은 '그때가 좋았지'라며 향수에 빠져계시고 그들에게서 배운 젊은이들은 현실세계의 불만을 '그때는 좋았대. 지금 정치는 혹은 리더들은 뭐하는거야?'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그러며 과거 박정희를 그리워하는 듯 하다. 뭔가 강력한 힘을 가진 영웅이 나와서 나를 구해주기를 기다리면서.

 

     그런데 과연 그 때가 좋았을까? 노는 게 그저 좋았던 나의 유년기를 그 분시절에 보냈으므로 솔직히 기억에 남는 것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좋았네, 나빴네 할 수 있는 건덕지가 없다. 그러면 다른 경험들에 의존해야 하는데, 나의 주변(엄마, 오빠)은 칭찬일색이다. "그런 대통령이 나와야 해. 지금은 그만한 인물이 없어.." 70대, 50대인 내 엄마와 오빠는 그렇게 말한다.

 

     그러나, 내가 배운 역사들은 박정희는 경제적으로 우리를 잘 살게 해주었으나 정치적으로 인권적으로 너무 많이 잘 못했다고 했다. 그렇군, 경제는 잘 했군. 울 엄마가 그리 생각할 만 하군.이라고 동의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자존심이 상했다. 과연 그럴까? 나이가 들면 대부분 다 '그때가 좋았지'라고 과거에의 향수에 빠지지 않나. 나는 박정희 겅제 예찬론이 혹 기억의 오류가 만든 착각이 아닐까 혹은 소수의 권력이 윤색한 사실은 아닐까 의문을 품었고 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고르고 고른 책 중에 선택받은 책이 시사인북스에서 나오고 유종일씨가 엮은 '박정희의 맨얼굴'이다.

 

     이 책은 모두 3부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거시경제 편은 경제성장 신화의 허와 실과 개발독재가 키운 두 괴물,물가/지가에 대하여 아주 쉽게 나와 있다. 2부 통제경제의 실상 편에서는 재벌 중심의 왜곡된 구조, 외환위기의 뿌리, 산업정책_협력에서 저항으로.로 되어 있고 마지막 3부는 성장의 그늘에 관한 것으로 노동정책과 노동운동의 성장, 농업 압축성장 속의 압축쇠퇴 그리고 복지없는 성장에 대하여 각각 개별 학자들이 전문 분야에 관련된 것을 일종의 논문식으로 설명해 놓았다.

 

     개인적으로 1부 거시경제편이 가장 쉽고 가슴에 와 닿았는데, 왜 지금에 와서 다시 박정희인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 편의 저자인 유종일씨는 우리안의 파시즘, 그 시대 단맛을 느낀 권력 상부와 언론의 지속적 편향 보도와 세뇌 그리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집권실패 등이 박정희 망령이 다시 살아난 이유로 꼽고 있다. 나는 특히 2번째 이유에 격하게 공감한다. 이는 우리가 왜 스스로 깨어있어야하는 것에 대한 대답일 수도 있다.

또한 이정우씨는 박정희 시대 물가/지가에 대하여 연구하였는데 참 놀랍다. 박정희 집권 19년 동안 땅값, 즉 부동산은 합이 180배가 올랐고 연평균 30%가 올랐다. 물가는 연평균 14%가 올랐으며 이승만부터 노무현까지 전체를 100으로 보았을 때 박정희 시대동안의 물가는 그 중 44.5%를 담당한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각종 토건사업을 일으켜 전국의 땅값과 물가를 이토록 어마어마하게 올려놓은 것이다. 물론 이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서민/중산층말고 일부 개발관련자 및 정치권, 관료 등이 그 이익을 거의 독차지했다. 이는 곧 양극화의 주범이 되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즉 대한민국 경제의 나쁜 바탕과 토대는 박정희가 다 저질러놓고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나타난 양극화와 부동산 상승의 현상만 보고 우리를 그 두 분을 적극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분들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뿌리가 썩은 것은 놔두고 잎과 열매가 말랐으니 왜 말랐냐고 잎과 열매보고 뭐라하는 겪인 것이다. 원죄는 뿌리에 있는 데 말이다.

 

     2부에서는 현재 우리가 그톡록 자랑스러워마지않는 우리의 대기업, 삼성,현대 등등이 어떻게 독점자본적 성격으로 자랐는지 박정희와 어떤 관계였는지 보여준다. 현재 모두가 자랑스럽게 배우고 있는 박정희의 중화학공업 정책, 이것이야말로 현재 대기업 즉 재벌의 모태가 되었음을 이야기하는데, 빠른 성장을 원했던 박정희는 소수의 기업에게 특혜를 주고 관리가 쉬운 방법을 택했다. 이로 인하여 대기업들은 아주 손쉽게 기업을 성장, 발전시킬 수 있었다. 박정희 시대 후반에는 서로의 경쟁이 치열하고 중화학공업의 중복/과잉 투자가 빈번하여 국가 경제에 어려움을 주고 이로 인하여 박정희는 대기업 통제를 하려고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 중 말했던 '권력이 이미 시장에 넘어갔다'는 말은 비단 노무현시대만의 문제는 아니었던 듯 하다. 박정희도 재벌이 더 이상 통제하기가 힘듬을 알고 여러가지 정책을 시도했으나 이미 정권의 입맛대로 움직이는 과거의 대기업이 아니었다.

이런 대기업을 이용한 박정희의 경제 정책은 이후 재벌은 더 크게 만들었고 IMF위기를 거치면서 그야말고 국가를 넘어서는 막강한 경제권력을 쥐게 되는 것이다. 고로 현재의 재벌로 인한 각종 문제들고 그 뿌리는 박정희시대의 잘못된 경제정책이라는 것이다.

 

     3부는 그 시대에 우리 노동자. 농민의 삶을 수치로 보여주며 고속 성장을 위해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들이 얼마나 가혹한 희생을 하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박정희 시대의 고속성장과 재벌의 발전은 실로 그 노동자, 농민의 일방적 희생이 없었다면 이루어낼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을 숫자를 가지고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박정희정권 말기는 이미 노동자들의 지식화, 사회화가 집단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박정희정권은 무너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윤진호씨는 말한다. 진정 그렇다면 인위적인 10.26사태가 개인적으로 아쉬울 따름이다.

 

     이렇듯 다양한 방면, 관점에서 과연 박정희시대가 좋은 시절이었는지를 돌이켜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난 나의 생각은 박정희는 미국 월스트리트가의 잘나가는 금융회사 CEO같다는 느낌이다. 그들은 CEO가 되면 일반 노동자들보다 약 500배나 많은 연봉을 받고 주주들의 이익을 보장하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하여 잘못된 방법일지라도 빨리 돈을 벌고 회사의 이익을 내는 방법을 사용하여 단시간내에 실적을 올린다. 보통 2~3년 쯤이다. 좋은 실적을 내야 더 좋은 연봉으로 받고 다른 데가 튈 수 있다. 이 업계의 진리이다.

이 과정에서 일반인들의 지갑따위 터는 것은 관심도 없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더 좋은 연봉을 위해) 주주의 이익을 채워주면 된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위기는 결국 이들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지금 미국을 중심으로 99%들의 항거가 시작되고 있다. 이는 미국과 다른 자유경제국가의 문제만은 아니다. 내가 우리가 바로 그 1%를 위해서 나도 모르게 일하고 있는 99%일 것이다. 이제 우리가 제대로 눈을 뜨고 똑똑히 지켜보아야 한다. 1%가 99%를 위해 능력을 쓰고 있는지 그들만의 잔치를 하는지를. 혼자서 빨간 약을 먹으면 외로운 싸움이지만 다같이 빨간 약을 먹는다면 그들이 진짜 1%밖에 안되는 그런 날이 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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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자 :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진우 지음 / 푸른숲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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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는 2011년 대한민국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와 함께 나는 꼼수다는 2011년 나에게도 많은 변화를 같이 가져다 주었죠.

첫째, 정치가 이처럼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어요. 전에는 정치하면 골치아픈 것, 필요는 한데 조금 먼 이야기인 것 같은 느낌이었죠. 그러나 쉽게 설명하는 정치 이야기는 웬만한 드라마만큼 잼났습니다.

둘째, 인터넷과 카페의 재미에 푹 빠지게 했습니다. 각종 팟캐스트를 들으려 또 나와 비슷한 이들의 공감을 구하러 이리 저리 기웃거리다 보니, 공감과 연대, 함께의 의미를 비록 on-line에서나마 찾을 수 있었죠.

그리고 마지막, 여기 이 책의 저자인 '주진우'라는 사람의 존재를 알게되었다는 겁니다.

 

시사저널은 알아도 시사인은 잘 몰랐어요. 그런 잡지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게 시사저널에서 정직당한 기자들이 만든 정통시사주간지라는 건 나꼼수의 주진우를 알고부터였습니다.

8회 나꼼수에 등장한 주진우는 목소리로는 차분하고 약간 초딩같은 발음으로 성격이 유~한 걍 정치기자인줄만 알았어요. 근데 디테일이 강한 것을 보고, 좀 흥미는 당겼죠. 그리고 나꼼수의 깊이가 더 깊어진 데 대하여 주진우라는 기자가 어떤 사람일까 참 궁금했습니다.

 

나꼼수 4인방 중 가장 마지막으로 책을 냈다길래 소문을 듣자마자 바로 샀어요.

책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문제로 꼽히며 폐쇄적인 집단에 대하여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까지해서 총 8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어요.

검찰과 경찰, 삼성, 종교, 언론, 2MB 그리고 노무현, 친일파, 그리고 우리.

검경/삼성/종교/언론/친일파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가장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집단들이죠. 그들은 부인하겠지만 일반 국민들은 다 알죠.

대한민국의 권력은 참 희안한게 명예와 돈 힘 - 이 모든 걸 다 가지려고 해요. 참 염치가 없어요. 이 집단들의 추악한 뒷모습 (우리는 다 아는, 그러나 증명할 길이 없는)을 주진우는 참 끈길기게 참 디테일하게 참 깊이 파고 듭니다. 알고 있던 것도, 모르고 있던 것도 그를 통해서 알게 된 부분도 있구요.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주진우가 존재한다는 것이, 그들이 한 명쯤 무서워하는 기자가 있다는 것이 너무 너무 고마운 거죠. 공짜로 덥석 받아도 되는가하는 양심의 따끔거림을 느낄 정도로 진짜 무한 감사를 주고 싶었습니다.

 

2MB는 패쑤!! (많이 듣고 알고있으니 넘어갑니다. 입 아플려합니다.)

그리고 노무현과 우리의 이야기 - 힘있는 자들에겐 한없이 거칠지만 반대의 편에 선 우리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남자입니다. 취재하면서 겪은 어린 학생들, 최진실, 철거민들을 바라보는 한없는 따뜻함, 실제 그들의 위해 뛰어다니며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고자하는 그의 발걸음. 가슴이 무한 뭉클해졌습니다.

 

과연 우리에게도 이런 기자가 있었어요.

그런데 왜 우리에게는 이런 기자가 많이 없을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분노하고 공감하고 행복했습니다. 힘있는 권력자들의 비리와 밀착을 보며 분노했고, 힘없는 우리들이 느끼는 부분에선 공감했으면,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주진우를 보며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이 행복이 더 이상 행복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이 아닌 우리가 당연히 누려야 하는 공기와도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길 간절히 기원하고 싶습니다. 더 많은 주진우가 나와서 1년뒤 대선이 끝나면 주진우가 더 이상 주진우가 아니길 - 그런 세상이 오길 기원하며 이 책,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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