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자 :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진우 지음 / 푸른숲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꼼수다는 2011년 대한민국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와 함께 나는 꼼수다는 2011년 나에게도 많은 변화를 같이 가져다 주었죠.

첫째, 정치가 이처럼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어요. 전에는 정치하면 골치아픈 것, 필요는 한데 조금 먼 이야기인 것 같은 느낌이었죠. 그러나 쉽게 설명하는 정치 이야기는 웬만한 드라마만큼 잼났습니다.

둘째, 인터넷과 카페의 재미에 푹 빠지게 했습니다. 각종 팟캐스트를 들으려 또 나와 비슷한 이들의 공감을 구하러 이리 저리 기웃거리다 보니, 공감과 연대, 함께의 의미를 비록 on-line에서나마 찾을 수 있었죠.

그리고 마지막, 여기 이 책의 저자인 '주진우'라는 사람의 존재를 알게되었다는 겁니다.

 

시사저널은 알아도 시사인은 잘 몰랐어요. 그런 잡지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게 시사저널에서 정직당한 기자들이 만든 정통시사주간지라는 건 나꼼수의 주진우를 알고부터였습니다.

8회 나꼼수에 등장한 주진우는 목소리로는 차분하고 약간 초딩같은 발음으로 성격이 유~한 걍 정치기자인줄만 알았어요. 근데 디테일이 강한 것을 보고, 좀 흥미는 당겼죠. 그리고 나꼼수의 깊이가 더 깊어진 데 대하여 주진우라는 기자가 어떤 사람일까 참 궁금했습니다.

 

나꼼수 4인방 중 가장 마지막으로 책을 냈다길래 소문을 듣자마자 바로 샀어요.

책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문제로 꼽히며 폐쇄적인 집단에 대하여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까지해서 총 8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어요.

검찰과 경찰, 삼성, 종교, 언론, 2MB 그리고 노무현, 친일파, 그리고 우리.

검경/삼성/종교/언론/친일파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가장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집단들이죠. 그들은 부인하겠지만 일반 국민들은 다 알죠.

대한민국의 권력은 참 희안한게 명예와 돈 힘 - 이 모든 걸 다 가지려고 해요. 참 염치가 없어요. 이 집단들의 추악한 뒷모습 (우리는 다 아는, 그러나 증명할 길이 없는)을 주진우는 참 끈길기게 참 디테일하게 참 깊이 파고 듭니다. 알고 있던 것도, 모르고 있던 것도 그를 통해서 알게 된 부분도 있구요.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주진우가 존재한다는 것이, 그들이 한 명쯤 무서워하는 기자가 있다는 것이 너무 너무 고마운 거죠. 공짜로 덥석 받아도 되는가하는 양심의 따끔거림을 느낄 정도로 진짜 무한 감사를 주고 싶었습니다.

 

2MB는 패쑤!! (많이 듣고 알고있으니 넘어갑니다. 입 아플려합니다.)

그리고 노무현과 우리의 이야기 - 힘있는 자들에겐 한없이 거칠지만 반대의 편에 선 우리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남자입니다. 취재하면서 겪은 어린 학생들, 최진실, 철거민들을 바라보는 한없는 따뜻함, 실제 그들의 위해 뛰어다니며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고자하는 그의 발걸음. 가슴이 무한 뭉클해졌습니다.

 

과연 우리에게도 이런 기자가 있었어요.

그런데 왜 우리에게는 이런 기자가 많이 없을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분노하고 공감하고 행복했습니다. 힘있는 권력자들의 비리와 밀착을 보며 분노했고, 힘없는 우리들이 느끼는 부분에선 공감했으면,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주진우를 보며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이 행복이 더 이상 행복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이 아닌 우리가 당연히 누려야 하는 공기와도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길 간절히 기원하고 싶습니다. 더 많은 주진우가 나와서 1년뒤 대선이 끝나면 주진우가 더 이상 주진우가 아니길 - 그런 세상이 오길 기원하며 이 책, 강추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