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여인의 키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
마누엘 푸익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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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는 너무 멋진 영화야, 난 양화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야. 내게 중요한 것은 이것뿐이야. 여기에 갇혀 있는 동안 미치지 않으려면, 이것처럼 멋진 일을 생각하는 것 빼놓고는 할 일이 없잖아."

"그렇게 현실을 도피하는 것은 마약처럼 해로운 거야. 내 말 좀 드러봐. 네 현실, 바로 네 현실은 단지 이 감옥만이 아니야. 이 감옥을 뛰어넘어 생각해 봐. 내 말 알겠지? 그래서 난 책을 일고 하루 종일 공부하는 거야."

P109

그런데 내 삶은 언제부터 시작하지? 언제가 되어야 내가 내 것을 만질 수 있고, 내 것을 가질 수 있지?

3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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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여인의 키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
마누엘 푸익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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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감정 수업이라는 책에 '감사'의 감정편에서 이 거미여인의 키스가 소개되었다. (물론 아직 감정 수업을 읽지는 않았다. 다만 얘기로 전해들었을 뿐.) 분노와 화가 넘치고 감사가 실종한 요즈음 감사의 감정을 어찌 온 몸 구석 구석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거미여인에 도전하였다.

 

마누엘 푸익은 아르헨티나 작가이다. 기억에 아르헨티나 혹은 남미 작품을 접한 경우가 별로 떠오르지 않는다. 있었다 하더라도 크게 감동받지 않았나보다. 거의 처음 접한 아르헨티나 작가, 작품인데 역시나 소설이 쉽지는 않다.

 

소설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아마 1970년 초중반 아르헨티나 혁명의 시기가 그 배경일 듯 하다. 실제 작가인 마누엘 푸익도 이 시기에 반정부적 작품 등으로 인해 탄압을 받고 망명을 하였다. 거미 여인의 키스도 정작 고국 아르헨티나에서는 출간조차 되지 못했고 오히려 유럽 등 외국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는 아이러니를 보였다.

 

소설은 교도소에 수감된 두 남자의 대화로 처음과 끝을 이룬다. 한 명은 몰리나라는 동성연애자로 미성년자 추행으로 수감되었다. 몰리나는 여성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마음이 여리고 착하고 이타적인 사람으로 묘사된다. 반면 한 방에 수감된 발렌틴은 혁명으로 꾀하려다 수감된 정치사상범으로 몰리나에게 세상을 배우고 혁명을 해야한다고 늘 옳은 소리만 해대는 그러나 몰리나는 그 옳은 소리가 가슴을 울리지 못하고 삶은 그렇게 혁명으로만 이성으로만 되는 건 아니라며 반박하는 세월을 보내게 된다. 감성적이고 다정한 몰리나는 음식을 잘못 먹고 탈이 난 발렌틴에게 자기가 본 영화이야기, - 표범여인 이야기, 못생긴 하녀와 전쟁귀순자의 사랑이야기, 나치군인과 레지스탕스여인의 사라이야기, 자동차 경주광인 청년의 이야기, 좀비 섬의 신부 이야기, 어느 가난한 청년과 유명여가수의 사랑이야기 - 를 차례로 해주게 되고 이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사이 둘은 정말로 서로를 이해하고 되고 그 처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진심이 통하는 사이가 되어 비린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지. 발렌틴을 좋아하게 된 몰리나는 애초에는 그를 감사하는 사람이었던 거다. 출소하게 된 몰리나는 그러나 발렌틴의 부탁을 들어주고야 마는데 이는 결국 소설의 비극적 결말을 어느 정도 암시해준다.

 

우리는 혁명이나 개혁, 진보를 말할 때 이성의 장치를 먼저 가동시킨다. 그래서 진보의 이야기는 향상 겉돌고 국미의 70%이상이 우뇌지향적인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진보의 성향이 '그래서 뭐! 그래 너 잘났다!'라고 귀결되고야 마는 경향이 있다. 진보는 늘 옳은 말만 하고 옳은 일만 행하려고 하는 습성이 있는데 이런 것은 인간에게 묘한 거부감과 반발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반면 보수라 자칭하는 수구세력은 인간의 저 밑바닥에 있는 감정을 살살 건들려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재주가 있다. 대개 이들은 이들사이에서 아니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간성 좋은 사람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항상 옳은 사람은 자주 좋은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옳은 사람은 좋은 사람이어야 할 필요가있다. 왜? 혁명의 철학을 우선 널리 퍼뜨려야 하기에. 좋은 사람은 옳은 사람이 되려고 공부를 해야 한다. 왜? 좋은 것만 가지고는 모두 다 행복히질 순 없으니까.

 

좋은 사람 몰리나와 옳은 사람 발렌틴은 둘 만이 수감된 감옥에서 둘 만의 수많은 대화, 공감을 통하여 마침내 서로를 이해하고 융합되었다. 비록 인간적 관점에서 결말은 안 좋더라도 이 둘은 행복하지 않았을까? 나느 조심스레 그런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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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7
조지 오웰 지음, 김병익 옮김 / 문예출판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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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널리 알려진 대로 조지 오웰이 1948년에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며 디스토피아적인 1984년을 생각하며 쓴 책이다. 1984년인가에 대하여서는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확실한 주장은 아직 없는 상태이다. 혹자는 1948년에 썼으니 그냥 숫자를 바꿔 쓴 것이 아니겠냐고 하는데 나름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지금은 우리도 36년의 시간, 2040년이라 하면 꽤 먼 미래같이 느껴지지 않나? 더군다나 세계사를 되새김질 해볼때 40년대 50년대에는 30년 후 40년 후가 진짜 아주 먼 미래로 느껴졌을 것이 틀림없다.

 

   주인공은 윈스턴 스미스는 1984년 당시 오세아니아라는 나라의  기록국(Record Department)에서 과거 기록은 수정하는 일을 하고 있는 외부당원이다. 1984년의 세계는 오세아니아, 이스트아시아, 유라시아의 세 나라가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래 세계이다. 그리고 윈스턴이 살고 있는 오세아니아는 빅브라더가 항상 모든 것을 모든 사람을 지켜보고 있는 극렬히 통제된 나라이며 빅브라더의 통제 내용을 충성심이 하늘을 찌를 것 같은 내부당원들이 충실히 실행하고 있는 나라이다. 오세아니아의 모든 실내에는 일방향적인 텔레스크린이 쉴 새없이 당의 강령을 떠들고 한치라도 어긋난 것들을 지적하고 있고 빅브라더가 텔레스크린에서 거리의 대형포스터에서 오세아니아 국민들을 지켜보고 있다. 텔레스크린이 없는 곳은 마이크로폰이 소리를 감시한다. 그야말도 초절정 통제 감시 사회인 것이다.

 

   어느 날 밤 거리를 걷던 중 어느 뒷골목 한적한 가게에서 옛 노트를 충동적으로 구매하게 되면서 윈스턴은 1984년 현재의 선전 내용이, 역사가, 기록이 과연 맞는 것인지 의심하게 되고 아주 가물가물한 자신의 어린 시절 (빅브라더가 완전히 장악하기 전의 시절이자 빅브라더가 아주 못살던 시절을 그의 혁명으로 바꾸었다고 선전하는 시절)이 과연 지금보다 더 어려웠을까하고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노트에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일기를 쓰고 생각을 하면서 그가 아마도 형제단의 일원일지도 모른다고 여기는 오브라이언을 눈여겨 보게 된다.

 

   그러던 중, 윈스턴이 철저한 충성당원으로 여겼던 줄리아가 실은 자유분방한 당을 혐오하는 사람이고 윈스턴을 오래전부터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둘은 첩보작전을 능가하는 방법으로 여기 저기서 사랑은 나눈다. 윈스턴은 살아있슴을 느끼게 된다.

 

   줄리아와의 사랑에서 용기를 얻었던 것일까? 윈스턴은 앞으로 휠씬 더 나아가버렸다. 옛 노트를 샀던 채링턴씨 가게의 2층 방에 거처를 마련하고 줄리아와 거기서 만났던 것이다. 게다가 형제단의 일원이라고 믿고 있는 오브라이언에게 무려 줄리아와 동행하여 자기가 먼저 형제단을 찾고 있다고 발설을 하고야 만 것이다. 그런데 채링턴은 사상경찰이었고 오브라이언은 그 충직한 내부당원이었다! 남은 것은? 그래 윈스턴의 마음이 기억이 현재를 진짜로 믿게 하는 것. 그럴러면 고문이지. 냠영동 1985에서 봤슴직한 고문, 혹은 변호인에서 나왔던 고문들보다 더 지독한 고문이 일년넘게 행해지면서 마침내 원스턴은 세뇌되고 영혼없는 몸뚱아리로 대형을 사랑하게 되었다.

  

   동물농장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빅브라더는 아마 스탈린을 상징하고 있다. 20세기 독재와 통제의 대명사인 스탈린이 죽은 지 60년이 지난 지금 2014, 오웰의 1984년은 더이상 널리 읽혀야할 고전이 아니여야 했고 저 멀리 창고속에 처박아두는 소설이야 옳았다. 그러나 반대로 책을 읽는 내내 너무도 많은 것이 오버랩된다. 영화 변호인이 스치고, 미국영화 바디에일리언이 생각났으며, 교학사 교과서 파동은 일순위에 있겠다. , 1984년에 묘사된 미래는 미래가 이닌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혹은 지구의 현실인 것이다.

 

   더우기 발달된 인터넷으로 인하여 SNS가 발달하고 지구인들이 인터넷없이는 못사는 지금 내가 사는 물건 내가 가는 그곳 내가 한 말들이 빅브라더에 의하여 지켜봐야지고 있다가 내가 그가 원하지 않는 어떤 것을 행할 때, 나는 까발려지고 나혼자만의 나는 없게 된다. 오늘날의 현실이다.

 

   백남준이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발표한 1984년에 백남준은 80년대를 지나고 90년대 2천년대에 들어오면서 이렇듯 지구가 인터넷의 지배와 통제를 받게 될 줄 몰랐슴에 틀림없다. 그러지 않고서야 그리 반갑게 오웰에게 인사를 했겠는가.

 

   빅브라더의 과거통제를 보면서 교학사 교과서가 생각이 나고 반민특위가 떠오르고 친일파가 마치 내부당원처럼 행세하는 2014년 대한민국에서 빅브라더와 내부당원들은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기억을 통제하고 과거를 조작하는지 정신차리지 않으면 안된다. 그들은 말한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과거를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현재를 지배당하지 않고 또 미래를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지 않으면 나도 우리도 언젠가 빅브라더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혹은 나를 포기하거나) 그것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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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20권 세트/개정판
휴머니스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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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그 어떤 나라도 선진국도 문화국도 갖고 있지 못한 기록의 대장정 - 조선 왕조 실록.

꼼꼼하고 치밀한 사초부터 초초, 중초, 말초 등 3번여를 거쳐 비로소 완성되는 조선 왕조 실록.

한지로 되어 있고, 그 분량또한 엄청나게 많아 일반인은 감히 읽을 엄두도 내지 못할 뿐 아니라 역사 전공자 조차도 완간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들었다.

 

그런데 이 방대한 실록의 기록이 친근한 만화로 편찬이 되었다. 한 12~13년 전에.

박시백 작가는 외환위기 시절 우연히 사극을 보다가 자신이 아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여 그 때부터 조선왕조 실록을 찾아보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것이 급기야 출판해주겠다는 회사도 없이 무작정 그림부터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하게 된 것이 만화 조선왕조실록이다.

 

1권 개국부터 20권 망국을 다루고 있는데, 그 사이 조선을 건국한 태조부터 마지막 임금 순종까지 실록에 나와있는 내용을 최대한 많이 최대한 요약하여 최대한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학창시절 역사 시간에 배운 내용 중 별 다섯 개 쳐가며 중요하다고 외운 내용들이 만화로 배경과 시행과 결과 그리고 이후 파급효과까지 쉬운 만화로 한 눈에 볼 수 있게 그려놓았으니 조선왕조실록의 무게감에 주눅부터 드는 우리는 박시백 작가 덕에 편안히 소파에 기대어 그림을 감상하며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다루고 있는 내용 또한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인데도 너무도 많은 분량을 다루고 있어 왠만한 줄글책 저리 가라 할 정도이니, 이거야말로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누이좋고 매부좋은 셈인 거다.

 

개국 초, 태종, 세종과 함께 할 때는 역사가 자랑스럽고 우리 민족이 자랑스러운 웃으면서 책장이 넘어가고, 선조, 인조 시절을 헤메일때는 가슴이 너무도 답답하여 한숨과 함께 하였다. 연산군이 마냥 폭군만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개인의 경험이 통치를 함에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여서 개인적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왕들의 경험이 국운을 좌지 우지 할때 한편으로 동정이 일었지만 그러나 그들은 왕. 이를 극복하여 백성을 잘 살게 해야한다.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시간은 조선 와종 500년을 헤메였으며 내가 그 시대를 사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물론 조선 후기 및 망국 즈음에 가서는 너무도 복잡한 우리 역사와 세계사가 함께 엮이여 내용도 어렵고 설명이 많아 조선 초기 만큼의 설렘과 신남은 없었지만, 그 또한 우리의 역사, 놓치지 않으려고 용을 많이 썼다.

 

정말 너무도 큰 작업이고 위대한 결과물이다. 이런 기획을 혼자 하고 혼자 낳고 기른 박시백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더불어, 조선의 기틀은 바로 세워 나를 우쭐하게 해 준 우리 태종, 세종대왕님 너무 감사합니다.

책임지지 않는 국정 행태를 보여 지금의 대한민국 지도층과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선조, 인조 및 알량한 사대부 지식 양반층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는데, 역사의 아이러니인가! 되풀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소장하여 두고 두고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정말 좋은 책이다. 울트라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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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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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인 달과 현실 6펜스 사이에서 항상 갈등하고 흔들리는 현대인이 고민하는 바로 그 지점에 있는 책. 비록 주인공 스트릭랜드의 행동과 생각의 일부분에 공감가지는 않지만 전체적 맥락에서 본다면 하고 싶은 것과 해야만 하는 것 사이의 고뇌를 공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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