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열두 방향 어슐러 K. 르 귄 걸작선 3
어슐러 K. 르 귄 지음, 최용준 옮김 / 시공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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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슐리 르귄 - 판타지 문학계의 큰 별이라고 한다. 그런데 낮선 이름이었다. 한 뮤직비디오 속 오멜라스를 접하기 전까지는.

르귄의 대표소설집이래서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얘기가 있대서 읽어보게되었다.

총 17개의 단편소설모음집니다. 목차는 소설의 발간순이다. 아래와 같다.

 

- 샘레이의 목걸이: 동양의 무릉도원과 비슷한 이야기. 단 주인공은 샘레이라는 여자. 먼 미래 어느 우주에서 철저한 신분제 사회에서 보물인 목걸이를 구하려 가는 모험과 돌아온 뒤의 변화.

- 파리의 4월: 20세기 초기 프랑스문학을 공부하는 한 영국학자가 경험하는 시간여행이야기.

- 명인들: 미래 지식과 경험을 소유하는 소수의 명인이 되고 그 지식을 독점하는 데 죄책감을 느낀 한 신인 명인의 갈등

- 어둠상자:

- 해제의 주문

- 이름의 법칙

- 겨울의 왕: 양성인 어느 미래 세계에서 겨울나라의 왕과 과거, 현재, 미래가 터미네이터처럼 설키는 이야기.

- 멋진 여행

- 아홉 생명

- 물건들

- 머리로의 여행

- 제국보다 광대하고 더욱 느리게: 우주 탐험을 떠난 10명의 과학자 및 연구자 중 한 명이 감정을 흡수하고 이를 힘들어 한 탐험팀과 그 감정 흡수자와의 이야기

- 땅속의 별들: 반역으로 땅속으로 피난간 한 천문학자가 땅속으로 파고가다 발견하는 별

- 시야

- 길의 방향

-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지하에 동물사육하듯 가둬둔 아이를 속죄양으로 다른 모든 이들은 안도과 평화와 행복을 느끼는 곳, 오멜라스. 지키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들

- 혁명 전날

 

문체나 소재가 생소하다. 그런데, 첫 이야기인 샘레이의 목걸이는 무려 1960년대에 씌여진 것이다. 그저 나의 무지를 탓할 뿐이다. 이 소설의 시대, 배경은 전혀 접해보지 않은 생소한 곳이다. 그래서 판타지문학이겠만. 익숙하지 않은 것을 보는 것은 늘 어렵다. 생경함에서 오는 어려움은 그러나 처음에는 그렇지만 차츰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왜 이런 배경을 선택한 것일까? 어떤 것은 3~4장 짜리 소설도 있다. 이것도 소설일까? 심리신화라고 하는데 이게 뭐지? 아~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것 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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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글쓰기 - 남과 다른 글은 어떻게 쓰는가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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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글쓰기를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유익하게 읽었다. 논설문이든 회사 보고서든 산문이 되든 각종의 글을 쓰는 기본에 대하여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었다.

 

강원국씨가 또 글쓰기에 대한 새책을 낸다고 했을 때, 내용이 무엇이든 사서 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전작 대통령의 글쓰기가 엑기스만 뽑아서 추려낸 것이라면 이번 책은 그 엑기스에 조금의 양념과 데코레이션과 플레이팅을 더한 거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겉보기만 좌르르하단 말은 아니다. 맛은 기본이니까.

 

책에는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수많은 팁들이 널려있다. 주워서 먹기만 하면 된다. 너무 많은 팁들이 있어서 선택 장애를 느낄 정도다. 그러나 이것을 요약에 요약을 하면 아래와 같다.

-. 글쓰기의 소프트웨어적인 부분

   1.생각(자료)를 평소에 생성, 채집, 축적할 것

   2. 생성/채집/축적된 자료는 말하기로써 진짜 자기의 것을 만들 것.

   3. 평소에 매일 조금이라도 쓸 것.(반복과 습관화)

   4. 무조건 일단 써 놓고 나중에 조금씩 수정을 하면 된다. 처음부터 완벽을 기할 필요는 없다.

   5. 적당한 공포감으로 조성된 절박함/간절함이 있을 것

 

-. 글쓰기의 하드웨어적인 부분

   1.어휘력/문장력

   2. 문법 - 화룡점정

   3. 필사

   4.설명아닌 묘사

   5.운율

   6.퇴고

   7.글쓰는 행위에 대한 리추얼

 

100세 시대가 왔다. 은퇴는 빨라졌다. 은퇴 후 재수없는 경우 맞이하게 될 100세의 삶까지 책을 하나 써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대통령의 글쓰기 즈음부터 하기 시작했다. 강원국의 글쓰기는 이런 내 생각을 확신으로 끌어올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과연 이 초기 확신이 행동으로 이끌어내질 수 있을까. 나 스스로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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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컬렉션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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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친구가 자기 인생책이라며 딸아이 생일날 선물로 꼭 읽어보라면서 선물한 책이다.

무슨 논리학 책인줄 알았다. 일주일의 휴가기간동안 다 읽자는 각오를 다지며 첫 페이지를 넘겼다.

일주일은 커녕 첫 페이지를 넘긴 그 다음날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하나의 막힘도 없이 자연스럽게 아주 개연성있게 이야기가 진행됐기 때문이며, 게다가 감동과 눈물까지 주었다.

또 다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보는 것 같았다. 재미와 의미가 다 있었단 것이다.

 

수를 사항한 한 박사가 있었다. 이 소설에는 사람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정수, 소수, 음수, 0을 사랑한 50대 초반의 박사가 있고, 그 박사 집에 가사도우미인 나가 있다. 그리고 나의 아들, 머리 정수리가 편편해서 박사가 루트라고 별명을 지어준 아이가 있다. 이 세 명이 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이다. 물론, 박사의 형수, 가사도우미 사무실 등 소소한 등장인물도 있긴하지만 주요 서사는 박사, 나, 루트 이 세사람의 대화와 생활로 이뤄져있다.

박사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메멘토처럼 교통사고로 인해 한정된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 기억력의 한계는 80분. 80분이 지나면 모든 것이 리셋된다. 그래서 박사는 기억을 뇌가 아닌 포스트잇에 기억한다. 매번 리셋이 되면 가장 눈에 띄기 쉬운 곳에 기억을 붙여두고(주로 옷깃, 소매) 스스로를 이해시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많은 가사도우미들이 교체가 되었는데, '나는' '나'를 노동력의 제공자가 아닌 대화가 가능한 대등한 상대로 대하는 박사덕분에 오히려 박사에게 최적의 가사도우미가 되었다. 우연히 아들 루트까지(회사의 규칙에 어긋나느) 박사집에 출입을 하면서.

이 셋은 일년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같이 저녁을 먹고 야구경기를 보고 병간호를 하고 루트의 숙제를 봐주며 박사는 기억하지도 못하고 추억하지도 못할 시간을 축적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한계는 있는 법. 박사의 기억 시간이 80분에서 어느 새 점차 줄면서 70분, 60분 그리고 그 보다 더 작은 시간이 되면서 마침내 박사는 요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러나 같이 보낸 수많은 기억을 추억으로 간직한 '나'와 루트는 비록 박사는 기억하지 못할 지라도 한 달에 한번 박사를 찾아가면서 그의 끝모습까지 함께 해 주었다.

 

철부지 10살 루트는 수에서는 뛰어난 박사이지만 생활에서는 천진한 아이와 같은 박사에게서 아빠의 따뜻함, 든든함을 느끼게 되고 지적 영적 성장의 큰 영향을 받았다. '나' 또한 마찬가지.

이들은 친 가족은 아니지만 친가족보다 더 친밀한 교류를 하고 공감을 하고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긍정의 시너지를 발휘한 거다. 박사는 본인은 전혀 알 수는 없지만 그의 수식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발휘하면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게 된 것이다. 그의 수에 대한 사랑은 마냥 수만 사랑한 것은 아니었다. 수는 상대를 사랑하는 도구에 불과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신파처럼 감동을 자극하지도 않고 눈물을 뽑아내려 안간힘을 쓰지도 않지만,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 얼굴을 따라 흐르는 한 줄기 잔잔한 눈물의 짠 맛을 느끼게 되는 책이다. 꼭 한번 읽기를 강추한다.

다만, 비중있는 소재지만 양념처럼 적소에서 등장하는 수, 수식, 수의 개념을 이해한다면 더 좋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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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문화심리학
김정운 글.그림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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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의 책은 전독했다. 단 한권도 날 실망시킨 적이 없다. 참으로 적절한 시기에 참으로 적절한 문장으로 생각으로 나에게 다가와 실마리를 주고 간다. 이 실마리로 나는 엉켜있는 실타래를 풀려고 다시 시도한다. 실마리를 잡아 당기며, 그에게 고마움의 미소를 짓는다. 한번 보고 얘기나누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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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세트 - 전3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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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아버지), 미챠(장남), 이반(차남), 알료샤(막내),스메르쟈코프(하인,사생아),그루지야(미챠가 사랑하는 여자), 카첸카(미챠의 약혼녀), 조시마 장로, 호흘라코바(귀족부인),리즈(호흘라코바의 딸), 일류샤(스네기료프의 아들, 12살), 크라소트킨(일류사의 친구)

 

간단줄거리:부성애라곤 전혀 없는 카라마조프와 아버지의 사랑을 전혀 받지못하고 자란 드미트리/미챠는 그루쟈라는 한 여인을 동시에 사랑하고, 미챠의 약혼녀 카첸카는 미챠의 동생 이반을 좋아하고 이반 역시 마찬가지. 이 와중에 표도르가 살해되고 평소 아버지를 미워하고 가끔 폭행도 했던 미챠가 범인으로 의심받으며 재판을 진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 뼈대에 막내 수도승이었던 알료사의 중재 활약, 생각, 노력등이 주변인물들과의 대화속에 묻어나온다.

 

이야기는 총 3권에 4부 12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1권이 두께약 500페이지가 휠씬 넘는다. 그만큼 긴 이야이란 거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1,2부는 가족이 모이고 흩어지기 까지 약 4~5일간의 몇 번의 만남과 대화이고, 3부는 미챠가 광기에 휩싸여 표도르를 찾아가고 놋쇠공이로 사건을 치르는 단 1~2일, 그리고 마지막 4부는 재판과정과 재판시 검사/변호사의 변리, 심문 내용들이다. 실제 물리적 시간으로 따지면 거의 며칠 동안의 일들이 이 두꺼운 총 약 1500페이지가 넘는 것이다. 스펙타클한 줄거리가 방대하지도 않는데 그럼 무엇으로 이 방대한 페이지 수를 채웠단 말인가.

 

여기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클래식 - 고전의 위엄을 느낄 수 있다. 어찌보면 간단하달 수 있는 줄거리에 숨을 불어넣은 건, 등장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이다. 오고 가는 수많은 대화들 속에는 당시 러시아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인간 군상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 사상, 가치관, 사건을 바라보는 폭과 깊이가 다 아우러진 것들이다. 등장 인물의 직업도, 수도승, 지주, 하인, 검사, 변호사, 의사, 상속녀, 미망인, 퇴역군인, 술집주인과 종업원, 동네 아줌마들, 농부들 그리고 십대 초반의 아이들. 로 아주 다양하다. 이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각자의 나름대로 펼치고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어차피 책의 저자는 한 사람이다. 바로 저자 도스토예프스키이다. 그가 이 모든 대화가 생각을 다양하게 풀어낸 것이다. 그럴려면 그는 얼마나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취재하고 고뇌하고 사고했을까.

그리고 이 사고가 당시 러시아만의 동떨이진 것이 아니라, 종교와 신의 역할, 효, 인간 과계, 부성애, 혁명 그리고 미래 세대의 전망까지 동시대의 다른 지리에서도 그리고 다른 시대에서라도 사람이라면 공통적으로 가질만한 것이기에 수백년이 흐른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나같은 별 것도 아닌 사람도 읽고 생각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비록 쉬이 진도가 나가는 스토리위주의 책이 아니라 책을 놓는 데 까지 그 어는 것보다 오래 걸렸지만, 이래서 고전을 읽어줘야 하는 구나라고 느꼈고 덕분에 나의 좌뇌가 열심히 움직이게 되었다. 실로 간만에. 그 동안 유투브 영상들을 보고 희희락락거리며 즉각적 자극에 반응하던 뇌가 간만에 다른 부분을 쓰게 된 기간이 아니었나 한다.

클래식은 가치가 있다. 밥과 고기만 좋아해서 먹다가 채소를 먹었을때 혀에서는 밍밍하다 느끼지만 다 소화됐을 때의 편안함, 몸의 가벼움, 살아있다는 생동감을 이 책을 읽고 느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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