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세트 - 전3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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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아버지), 미챠(장남), 이반(차남), 알료샤(막내),스메르쟈코프(하인,사생아),그루지야(미챠가 사랑하는 여자), 카첸카(미챠의 약혼녀), 조시마 장로, 호흘라코바(귀족부인),리즈(호흘라코바의 딸), 일류샤(스네기료프의 아들, 12살), 크라소트킨(일류사의 친구)

 

간단줄거리:부성애라곤 전혀 없는 카라마조프와 아버지의 사랑을 전혀 받지못하고 자란 드미트리/미챠는 그루쟈라는 한 여인을 동시에 사랑하고, 미챠의 약혼녀 카첸카는 미챠의 동생 이반을 좋아하고 이반 역시 마찬가지. 이 와중에 표도르가 살해되고 평소 아버지를 미워하고 가끔 폭행도 했던 미챠가 범인으로 의심받으며 재판을 진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이 뼈대에 막내 수도승이었던 알료사의 중재 활약, 생각, 노력등이 주변인물들과의 대화속에 묻어나온다.

 

이야기는 총 3권에 4부 12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1권이 두께약 500페이지가 휠씬 넘는다. 그만큼 긴 이야이란 거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1,2부는 가족이 모이고 흩어지기 까지 약 4~5일간의 몇 번의 만남과 대화이고, 3부는 미챠가 광기에 휩싸여 표도르를 찾아가고 놋쇠공이로 사건을 치르는 단 1~2일, 그리고 마지막 4부는 재판과정과 재판시 검사/변호사의 변리, 심문 내용들이다. 실제 물리적 시간으로 따지면 거의 며칠 동안의 일들이 이 두꺼운 총 약 1500페이지가 넘는 것이다. 스펙타클한 줄거리가 방대하지도 않는데 그럼 무엇으로 이 방대한 페이지 수를 채웠단 말인가.

 

여기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클래식 - 고전의 위엄을 느낄 수 있다. 어찌보면 간단하달 수 있는 줄거리에 숨을 불어넣은 건, 등장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이다. 오고 가는 수많은 대화들 속에는 당시 러시아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인간 군상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 사상, 가치관, 사건을 바라보는 폭과 깊이가 다 아우러진 것들이다. 등장 인물의 직업도, 수도승, 지주, 하인, 검사, 변호사, 의사, 상속녀, 미망인, 퇴역군인, 술집주인과 종업원, 동네 아줌마들, 농부들 그리고 십대 초반의 아이들. 로 아주 다양하다. 이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각자의 나름대로 펼치고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어차피 책의 저자는 한 사람이다. 바로 저자 도스토예프스키이다. 그가 이 모든 대화가 생각을 다양하게 풀어낸 것이다. 그럴려면 그는 얼마나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취재하고 고뇌하고 사고했을까.

그리고 이 사고가 당시 러시아만의 동떨이진 것이 아니라, 종교와 신의 역할, 효, 인간 과계, 부성애, 혁명 그리고 미래 세대의 전망까지 동시대의 다른 지리에서도 그리고 다른 시대에서라도 사람이라면 공통적으로 가질만한 것이기에 수백년이 흐른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나같은 별 것도 아닌 사람도 읽고 생각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비록 쉬이 진도가 나가는 스토리위주의 책이 아니라 책을 놓는 데 까지 그 어는 것보다 오래 걸렸지만, 이래서 고전을 읽어줘야 하는 구나라고 느꼈고 덕분에 나의 좌뇌가 열심히 움직이게 되었다. 실로 간만에. 그 동안 유투브 영상들을 보고 희희락락거리며 즉각적 자극에 반응하던 뇌가 간만에 다른 부분을 쓰게 된 기간이 아니었나 한다.

클래식은 가치가 있다. 밥과 고기만 좋아해서 먹다가 채소를 먹었을때 혀에서는 밍밍하다 느끼지만 다 소화됐을 때의 편안함, 몸의 가벼움, 살아있다는 생동감을 이 책을 읽고 느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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