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한 묘지에서 돌아온 그때부터 웬일인지 몸이 좋지않다.
듣기만 했던 인간의 오르가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은총은 아니어도 축복받은 정도는 될 성싶다.
아이를 낳을 때 죽을 힘을 다해서인가 여자는 오르가슴을 느낀다는데,
음탕한 소리도 까무러치는 오버도 아닌 왠지 잃어버린 사무침, 그런 애수가 오르가슴이란 말에 드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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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월 어느쯤엔가… 한 선생님이 어려운 건 없느냐
물으셨습니다… 지금껏 내 생에 없던 말이… 온통 절 휘저어 깡그리 제가 파헤쳐져… 그리하여 생각에 말이 얹히고, 어려움을 되뇌다… 멈췄습니다… 생각의 계단을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 돌같이 굳힌 잊겠단 다짐이…실상은 툭 치면 분질러질… 울음보였단 걸 알았습니다…당신이 절 못 잊고 살면 어찌는가 싶은 기우로… 전 꿈의 세상을 뒤집어썼단 걸 알았습니다… 꽃밭의 잔해들처럼 불도저로 밀린 공터가 보입니다… 도통 뭣도 없는 천지 사방이 보입니다… 어려운 건 없느냐… 왜 누가 마을을 콕 찔러 물었을까… 그 약이 약발로 쓰고 역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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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무가 길손으로 머무는 산 밑, 겨울이
지난해보다 길어진다는 라디오를 듣는 마을,
한파 특보는 딸랑 맨몸인 그림자를 둘의 모습으로 바꾸겠네
밤새도록 퍼붓는 함박눈에 갇혀 우리는 마냥 좋겠네
서로의 깊게 파인 주름을 손꼽아 기다리는 세상에서
시곗바늘도 늙은, 한가로운 세상을 볼 수 있겠네

쉬 넘기지 못합니다… 두 뺨만큼은 티 내지 않으려 했는데... 억척 떤 제가 눈에 밟혀 애써 물어 주는 말… 어려운 건 없느냐에 두엄밭처럼 어둡습니다… 그곳에서… 어려운 일은 없으십니까… 제 분으로 생을 사는 참 가엾고못난 저여서… 침을 삼키고 속에 숨겼을 법한… 말을 다시 가둡니다…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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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에겐 이런 기질이 있었다. 해학과 웃음, 가슴 깊이 저며 든 슬픔과 아픔을 탈바가지 속에 꾸겨 넣고는 비꼬고 과장하여 반전시키고 절제하는 놀이가있었다. 이럴 때 잘난 체 하고 삐지면 바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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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나는 인터뷰 말미에 실린 기사를 곱씹는다.
‘이제 우리 사회도 상당히 민주화됐고, 활동가보다는 학문적으로 공헌하고 싶다."
바로 이 한 문장이 발병 원인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벌써 4, 5년 동안이나 이 한마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이 한마디는 1980년대가 잉태하고 생산해 낸 학생 운동 출신의 무수한 혁명가들, 진보적이고 양심적이었던 인텔리들이나아가야 할 노선을 잘라 말하고 있다. 이 한마디는 1980년대가 배출해 낸 지식인출신의 거의 모든 활동가들을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으며 하나의 새로운 통일된경향으로 몰아간다. 그러나 조용히 받아들여 진 논리다. 나는 아무러 대안이없지만 아직도 이 말을 받아들일 수 없을 뿐이다. 과연 이 말이 옳은 것일까.

「 지원이를 기다리며 이렇게 죽음을 생각했다. 슬픔은 자기로부터 오는 것만 이 아니다. 살아온 관계 속에서 슬픔은 시작되기도 한다..

 영어 강사는 그저 먹고 사는 일일 뿐이지만, 금신이의 매니저일은 다시 사람들을 만나는 탯줄과도 같았다. 그것은 문화를 통해 새롭게 민중들과 함께 호흡하며 생활하는 활동의 시작이었다. 나는 새로운 기쁨과 활력이 솟아오르기 시작함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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