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내가 제일 어렵다 - 마음의 민낯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우르술라 누버 지음, 손희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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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

이보다 더 공감가는 제목이 있을까. 제목만으로도 읽고 싶은 마음을 한껏 자극했던 책이다. 마침 후속편이 나왔다길래 겸사겸사 두 권을 모두 구매해서 동시에 읽기 시작했다. 후속편의 제목은 나는 '아직도' 내가 제일 어렵다. 정확하다.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제일 어렵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 시리즈는 독일 심리학자 우르술라 누버가 여성을 위해서 쓴 심리학서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울에 잘 빠지는 이유와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보듬는 방법을 알려준 책이 전작이라면, 나는 '아직도' 내가 제일 어렵다는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패로서의 '비밀'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첫번째로 하는 일은 '비밀'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것이다. 비밀을 가진 사람은 어딘가 구린 데가 있고, 비밀을 털어놓지 않으면 진실한 관계를 만들 수 없다는 편견은 잘못된 것이다. 비밀이란 우리가 자신만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서 꼭 필요하고, 비밀을 간직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거짓말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주변을 살피고 요구를 받아들이는 데 익숙한 여자들은 더욱 그렇다. 그래, 우리는 누군가 이런 말을 해주기를 바랐다. 비밀을 가졌다는 이유로 죄책감이나 불안감에 떨지 않아도 괜찮다고.



착한 비밀은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착한 비밀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정서적 안정을 취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 하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주변 사람들과 공유할 필요는 없다. 내 비밀이 다른 사람을 상처주지 않는 한 우리는 자유롭게 비밀을 가져도 된다. 그 비밀은 분명 '지키고 싶은 소중한 것'일 테니까.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그 밖의 어떤 관계에서든 비밀이 있다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니고, 상대의 비밀을 밝히라고 강요할 권리도 없다.

 

목표, 고민, 계획, 희망사항을 시험해볼 공간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를 비밀로서 숨겨놓아야 한다이 공간에는 조언이나 충고, 경고라는 명목 아래 영향을 끼치려는 청중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우리는 이런 비밀이라는 보호공간 안에서 스스로 세운 계획을 시도했다가 집어던지고, 새로 시작하고, 끝내는 포기해버릴 수 있다.

비밀은 위에 인용한 것처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그뿐 아니라 비밀을 통해 '환상의 보호막'을 만들면 '삶의 힘든 과정을 훨씬 잘 견디고 정신 건강을 유지'할 수도 있다.

 

비밀은 꼭 숨겨야 하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밝혀야 하는 것도 아니다. 누구도 내 비밀을 알 권리는 없으며, 누구에게나 비밀을 털어놓아도 괜찮은 것도 아니다. 이 책은 비밀을 지키거나 혹은 털어놓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자신뿐만 아니라 그 비밀을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의무도 함께.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유용성은 아주 높다




별다른 무기가 없는 이들에게 거짓말과 비밀은

무기가 되어 삶을 지켜주고 자유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게끔 해주기도 하는 것이다.

나 역시도 '비밀'을 가지는 것을 막연히 두려워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비밀을 가짐으로써 스스로를 지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두려움이 사라지고 약간이지만 자신감이 생겼다. 비밀이 진심의 반대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당신의 비밀을 소중히 하기를. 비밀은 당신에게 세상을 살아나가는 커다란 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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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퍼 Hellper 18 - 완결
삭 지음 / 애니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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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2를 강렬하게 예고하면 끝난 시즌 1. 이토록 독특하고 스피디한 작품이 또 있을까. 다소 무리한 설정이 거슬리기도 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가 끊임없이 등장하니 안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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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 땡기는 날
다케노우치 히토미 지음, 김진희 옮김 / 애니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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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혼술하기를 좋아하는 많은 혼술족(?)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만화. 간단한 안주 레시피까지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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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7 지름 인증. 우세모노 여관 정말 최고다. 호즈미가 지금 이 감성과 냉정함을 오래오래 유지하면 좋겠다고 바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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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매
다니구치 지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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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대륙 선주민(인디언)은 문명의 잔악함을 뼈아프게 겪은 민족이다. 한때 창작물이 사랑했던 그들의 이야기는 21세기가 되면서 많이 잊혀진 듯했다. 『하늘의 매』는 오랜만에 인디언을 다룬 작품이기도 하지만 거장 타니구치 지로의 이름 때문에 기대감이 높았다. 인디언을 다루지만 인디언이 아니라 일본 무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도 흥미로웠다. 


전(前) 아이즈 번사 히코사부로와 만조는 고향 일본에서 쫓겨나 미국으로 건너온다. 꿈을 안고 온 미국에서 다시 좌절을 겪은 둘은 우연히 아기를 출산한 인디언 여인을 구조한다. 이를 계기로 그들은 오글라라 수 족의 일원이 되어 인디언의 영토를 침식해 들어오는 미국 정부군에 대항한다. 

타니구치 지로는 일상 에세이부터 SF까지 폭넓은 장르를 소화하는 작가이다. 『하늘의 매』는 역사물이면서 히어로물이다. 뛰어난 실력과 기발한 전략으로 적을 무찌르는 히코와 만조의 활약은 인디언과 정부군의 전투가 반복되는 단조로운 스토리에 만화로서의 재미를 부여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백인은 악(惡), 인디언은 선(善)으로 선악을 단순하게 설정한 것이다. 히코와 만조를 통해 사무라이가 곧 정의인 것처럼 미화한 점도 좋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문명의 이기가 얼마나 많은 삶을 파괴했는지, 인간의 끝없는 욕심이 얼마나 추악한 결과를 불러왔는지를 다시 깨닫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거짓 약속을 거듭하는 미국 정부에 농락당하는 인디언의 모습이 힘없는 우리의 모습과 겹쳐져 마냥 남의 이야기로 읽을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난 이따금... 내가 대체 무엇과 싸우고 있는지 묘연해지곤 해. 언제까지고 처단해야 할 적의 모습이 또렷이 보이질 않아. 이대로 걷잡을 수 없이 검은 구름의 소용돌이에 휘말려가고 있는 것 같아.


역사가 스포일러라서 결말은 예측 가능하지만 '하늘의 매' 히코와 '바람의 늑대' 만조가 이후 어떤 인생을 살았을지 상상해보면 즐거울 것 같다. 이 기회에 아메리칸 대륙 선주민의 역사를 좀더 공부해봐도 좋겠다. 누군가의 삶을 파괴하며 얻은 편리함에 다시 삶을 파괴당하는 우리에게 그들의 삶과 역사는 미래를 위한 지침이 될 것이다. 

* 이 리뷰는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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