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묻다 첫 번째 이야기 - 지성과 감성을 동시에 깨우는 일상의 질문들 ㅣ 문득, 묻다 1
유선경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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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동안 공들이고 수고한 것이 말짱 도루묵이 된 것은 당신 탓이아니라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럴 땐 조급해하지 말고 다시상황이 내 편으로 돌아설 때까지 도루묵처럼 넓은 저 푸른 바다 깊은 곳에서 유유자적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요.

_ 말짱 도루묵에서 중 - P218

자작나무 타는 소리, 화촉을 밝히는 소리, 사랑이 시작되는 소리…………. 자작나무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잎이 모두 떨어지고 하얀기둥만 남을 때라고 하지요. 헐벗을수록 빛이 나는 나무라니, 여러가지로 사랑의 속성과 많이 닮았습니다.

_ 화촉을 밝힌다 중 - P227

마누라와 영감, 영감과 마누라. 썩 기분 좋은 호칭이 아니라고생각했는데 원래 고귀한 신분의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집니다.

_ 마누라 중 - P230

이름부터 소개하면 그리스 신화에서는 ‘니케(Nike)‘, 영어식으로읽으면 스포츠회사 브랜드 이름으로 유명한 나이키가 됩니다. 반면로마 신화에서는 ‘빅토리아(Victoria)‘라고 부르는데, 승리를 뜻하는영어 단어 ‘빅토리(victory)‘가 여기에서 유래했습니다.

_ 승리의 여신은 중 - P240

죽음으로부터 다시 태어나야만 합니다. 그러나 태어날 때 홀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질투, 힘, 폭력도 함께 태어나지요. 승리에는 질투와 힘, 폭력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뜻이니 승리의 이면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_ 승리의 여신 중 - P242

하지만 사람의 뇌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원인을 만들어냅니다. 문제는 그렇게한 번 뇌에 새겨지면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는 원인-결과 관계가 진실처럼 굳어져 지우기 힘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징크스, 처음부터 만들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요.

_ 징크스 중 - P256

결국 ‘가을이 되어 변방의 말이 살찐다‘는 말은 적이 쳐들어올 준비를 시작했다는 무서운 예고였지요. 지금 우리가 좋은 계절이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천고마비와는 다른 어원입니다.

_ 천고마비 중 - P258

하루살이가 낳은 알이 유충이 되어 물속에 사는 기간은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 유충은 열 번에서 서른 번에 걸쳐 탈피한 후에 주로 봄부터 여름 사이에 성충이 됩니다. 그런데 성충에게는 입이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먹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_ 하루살이 중 - P262

여러 사람이 어지러이 뒤섞여 떠들어대거나 뒤엉켜 뒤죽박죽이 된 곳이 난장판이라면, 아수라장은 눈 뜨고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전쟁터를 일컫습니다. 어쩐지 으스스한 느낌이지요. 그렇다면 ‘아수라‘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_ 난장판과 아수라장 중 - P268

하필이면 뛰어나도 너무 뛰어난 선배들의 바로 뒤에 태어나서뭘 해도 빛을 보기 힘들었던 화가들의 고육지책이었던 매너리즘. 이말이 오늘날에는 틀에 박힌 방식이나 태도를 뜻한다는 사실을 알면, 매너리즘 미술가들이 상당히 서운할 것 같습니다.

_ 매너리즘 중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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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이야기장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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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펼쳐진 길을 바라보면, 매슈와 앤이 처음 초록지붕집으로 오던 길이 떠오른다. 매슈는 얼마나 조마조마했을까. 매슈와 마릴라가 꿈꾸던 건장한 남자아이가 아닌, 이 깡마른 빨강머리 소녀가 겪어야 할 슬픔을 상상하며. 하지만 아직 자신이 ‘잘못 도착한 이방인‘임을 모르는 앤은 끊임없이 천진무구하게 조잘댄다. 처음으로 나의 집이 생겼다는 설렘을 가득 안은 채, 이렇게 아름다운 길은 본 적이 없다며 바로 그 사랑스러운 조잘거림 덕분에 매슈는 앤에게 첫눈에 반하고 만다.

_ 어느 내성적인 사람의 수줍은 사랑 중 - P31

"낯선 사람을 박대하지 말라. 어쩌면 그는 변장한 천사일지도 모르니." 이 문구가손님을 반기는 셰익스피어 앤드컴퍼니 서점의 주인은 가난한 작가들에게 서점 문을 활짝 열었다. 과거에 이곳은 서점에 그친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책을 빌려갈 수있는 책 대여점이 되었다. 가난한 작가들에게 잠자리를 내어주기도 했다. 헤밍웨이를 비롯한 수많은 작가들이 이 서점의 ‘변장한 천사들‘이었다. 천사가 아닐지라도그녀는 기꺼이 가난한 작가들을 온 힘을 다해 보듬어주었을 것이다.

_ 내게는 결코 친절하지 않은 당신에게 중 - P43

쿠바 사람들은 내가 뭔가를 물어본 적도 없는데 무턱대고 나에게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었다. 3층 건물 위에서도 굳이 먼저 나를 불러내 어디에서 왔냐, 반갑다. 잘 왔다고 말해주었다. 그들로부터 배웠다. 환대는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님을. 온 힘을 다해 타인을 향해 웃어주는 것. 온 정성을 다해 낯선 이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빛나는 환대의 몸짓임을.

_ 그것은 남의 일이 아닙니다 중 - P46

창문 밖을 내다보는 것은 현대인의 본능이 되었다. 창문은 이럴 때 바깥세상에 대한 시각적 이미지를 제공함과 동시에 그 자체가 하나의 ‘공간‘이 된다. 창문틀에앉아 바깥을 바라보는 것, 그것은 창문을 의자이자 침대로 만드는 행위다. 창문은이럴 때 이쪽 세상과 저쪽 세상을 연결해주는 또하나의 공간이자 미디어가 된다.

_ 창문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세상 중 - P60

대도시의 핵심적 랜드마크가 되는 커다란 마천루들에는 어김없이 커다란 유리창이 존재한다. 유리창은 이때 단지 바깥 세계와 안쪽 세계를 이어주는 역할뿐 아니라 그 자체가 ‘벽‘이자 ‘형태 전체‘를 이루는 공간의 구획자가 된다. 유리창은 거대한 거울이자 장벽이 되어 모든 존재를 비추고, 창공을 날아오르던 새들은 그 유리창이라는 ‘장벽‘에 부딪혀 안타까운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유리창은 문명의빛을 수놓는 도구이자 문명의 어둠과 잔혹성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동시에 지니고있다.

_ 창문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세상 중 - P64

창문만 창문이 아니다. 우리 마음을 비추는 모든 것은 끝내 창문이 된다. 물 위에비친 내 모습을 바라볼 때, 나는 타인의 시선 속에 고여 있는 내가 아니라 진짜 내마음에 비친 나를 바라본다. 누군가의 안경이나 자동차 표면 위에 어른거리는 내모습을 볼 때도 깜짝 놀란다. 우리가 자신의 존재를 깜빡 잊을 때마다 사물들은 우리를 비추어 비로소 ‘우리가 여기 함께 있음‘을 일깨운다.

_ 창문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세상 중 - P75

영적인 깨달음은 위대한 수행자들만의 것은 아니다. 일상 속에서도 이토록 아름다운 초월의 순간이 있다. 노르웨이의 달스니바 전망대에서 ‘세상 끝의 연인들‘을 바라보며 나 또한 구름 위를산책하는 기분이 들었다. 말하지 않아도 다 알것만 같았다. 너만 있으면 돼. 이 세상이 우릴 사랑하는 게 분명해. 우리는 세상의 끝자락에 있는거야. 아니, 알고보니 세상의 한가운데였네.

_ 눈부신 카이로스의 시간을 위하여 중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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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이야기장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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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꿈은 어떤 사람을 콕 집어 초대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이름은 물론 얼굴조차 모를지라도 당신을 무조건 환대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단지 낯선 사람을 환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삶, 이 못 말리게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삶 자체를 두 팔벌려 기쁘게 환대하는 것이지요.

_ 프롤로그 중 - P10

나다움을극대화시키는 것, 나다움의 끝까지 걸어가보는 것. 그것이 바로 에세이의 힘이니까요.

_ 프롤로그 중 - P10

때로는 미안하다는 말이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짙은 아픔을 실어나를 때가 있다. ‘미안하다‘는 말 속에 ‘사랑한다‘는 뜻이 항상숨어 있음을 깨달을 때, 우리는 직접 사랑한다 말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따스하고 복잡하며 구슬픈 어른이된다.

_ 미안하다는 그 한마디가 왜 그리 어려웠을까 중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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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하이웨이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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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는 누나를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어머니가 사람을 만나 안락하게 지내는 것을 못마땅해하면 안 돼. 그리고 그는 만약 자기가 그 문장을세라 누나에게 속삭이고, 세라 누나는 케이틀린 누나에게 속삭이고, 케이틀린 누나는 아버지에게 속삭이는 식으로 한 바퀴 빙 돌아서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이르면 어떤 문장이 되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타운하우스는 나 같은 사람의 지시는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자신의 부하의 지시는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 P430

에밋은 그날 아침의 익명성과 무관심함에 실망스러운 감정을 느꼈지만, 이제는 그걸 바라게 되었다. 그는 뉴욕 시민이 왜 그렇게 단호한 걸음걸이로 바삐 걷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은 부랑자와 떠돌이와 타락자들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보내는 신호였던것이다. - P455

"~~ 중략 ~~우리가 정말로 버림받았다는 걸 알았을 때에만 우리는 다음에 일어날 일은 우리 손에, 오직 우리의 손에만 달려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것이기 때문이지." - P471

울리의 누나가 유령처럼 부엌으로 들어왔다. 기다란 흰 가운을입고 문간에 나타나 불 꺼진 방을 소리 없이 걸어가는 모습은 마치발이 바닥에 닿지 않고 나아가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녀가 유령이라 해도 그녀는 울부짖고 신음하면서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그런 끔찍한 유령이 아니었다. 그녀는 외롭고 쓸쓸한 부류의 유령이었다. 이런 부류의 유령은 아무도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사물이나 사람을 찾아 대대로 빈집의 복도를 배회한다. 사람들은 이런 것을 ‘방문‘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 P490

이제 그는 나에게 주차할 수 없다는 말을 하는 대신 울리 쪽 문을열어준 뒤 모자를 벗어 감사 표시를 하며 우리를 빌딩 안으로 안내했다. 이런 것을 사람들은 자본주의라고 부른다. - P572

아무튼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상황이 신중하게 꾸민 계획을 망치는 쪽으로 흘러갈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가능한 한빨리 공을 가로채는 것이다. - P575

정말 놀라운 것은 식물이었다. 애버네이스 교수의 사무실에 있는 동안 빌리는 이제 자기들은 3년전에 사용을 멈춘 고가철도의 한 구역으로 갈 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울리의 눈에 이 구역은 수십 년 동안 버려져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야생화와 관목이 있었으며, 철로 침목 사이의 풀들은 거의 무릎 높이까지 자랐다. - P594

"교수님, 나는 인생의 가치 있는 모든 것은 노력해서 얻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반드시 노력해서 얻어야 한다고 말이에요. 왜냐하면 가치 있는 어떤 것을 열심히 노력해서 얻지 않고 거저 받은 사람은 그걸 낭비하기 마련이니까요. 난 존경심은 노력해서 얻어야 한다고 믿어요. 신뢰도 노력해서 얻어야 합니다. 여자의 사랑도, 자기 자신을 남자라고 부를 수 있는 권리도 노력해서 얻어야 하고요. 희망할수 있는 권리도 노력해서 얻어야 해요. 한때 나는 희망의 샘을 내가 노력해서 얻은 게 아닌 샘을 가졌죠. 그래서 난 그게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 몰랐고, 아내와 아이를 떠나던 날 나는 그걸 낭비한겁니다. 그리하여 지난 8년 반 동안 나는 희망 없이 사는 법을 배웠습니다. 카인이 놋 땅에 들어간 뒤로 희망 없이 살았던 것처럼 말이에요." - P596

그런데 모닥불 옆에서 율리시스가 애버네이스 교수에게 ‘마침내 나는 다시 희망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을지 모른다‘라고 말했을 때, - P597

"~~ 자신의 삶을 3인칭으로, 그리고 과거형으로 살아온 그런 낭비자일 거예요. 그러니 우선, 내가 당신에게 하는 말은 모두 지극히 주제넘은 말일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으로 얘기를 시작할게요." - P598

"무한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 하나는, 무한이란 것은 정의에 따라모든 것이 하나씩 있는 것뿐 아니라 둘씩 있는 것, 셋씩 있는 것도다 포함해야 한다는 거예요. 사실, 우리 자신의 분신 같은 존재가 인간의 역사에 드문드문 산재해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 그런 존재가 전혀 없다고 상상하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덜 이상해요." - P600

"모든 걸 종합해볼 때," 울리가 눈가의 눈물을 훔치며 혼잣말을 했다. "그 모든 걸 종합해볼 때, 하루의 시작이 시작다웠고, 중간이 중간다웠고, 끝이 끝다웠던 오늘 하루는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는걸 부인할 수가 없어." - P603

우리는 우리 앞에 없는 것에 대해 열중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보다 우리 앞에 있는 것에 열중하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한결 덜 불안할 거야. - P613

" ~~ 제논이 실질적인 가치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논쟁을 위해서 자신의 증거를 밀고 나간 것처럼 보인다는 거로구나. 그런데 그렇게 보는 사람이 너 혼자만은 아니야. 사실, 그런 논법에 대한 용어도 있단다. 거의 제논만큼이나 오래된 용어인데, 그걸 궤변sophistry 이라고 해. 그리스어 소피스테스 sophistes에서나온 말인데, 기발하거나 설득력은 있지만 반드시 현실에 근거한것만은 아닌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친 철학 및 수사학 교사들을 일컬어 소피스테스라고 했지." - P622

"나는 전쟁이 우리 일자리를 앗아 갈 거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변두리로 전락한 동네가 우릴 그렇게 만들어버린 거였어." - P629

엄밀한 의미에서 이것은 정직한 요구가 아니었다. 그러나 기독교는 일반적으로 독한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해서는 눈살을 찌푸리는반면, 적포도주 한 모금 정도는 용인할 뿐만 아니라 성찬식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교회가 일반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눈살을 찌푸리지만 가벼운 선의의 거짓말은, 하느님을 섬기면서 하는 거라면, 주일날의 포도주 한 모금처럼기독교적인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P651

어떤 면에서는 자존심과 시기심도 머물러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자존심이 자기 주위에 쌓아 올린 것에 기초하는 것처럼 시기심은 자신의 이웃이 길 건너편에 쌓아 올린 것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 P655

구두법은 그의 적이 아니라 아군이라고 말했다. 그 작은구두점들-마침표, 쉼표, 콜론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른사람들이 분명히 이해하도록 그를 도와주기 위해 쓰이는 거라고 했다. - P670

에밋은 샐리도 그와 마찬가지로 부끄러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 점도 위안이 되었다. 다른 사람도 비슷하게 비난의 아픔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아는 데서 오는 위안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옳고 그름에 대한 자신의 감각이 다른 사람과 공유되었고, 그래서 더 진실에 부합한다는 것을 알게 된 데서 오는 위안이었다. - P675

휘트니 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대답에 대한 동의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자신을 안심시켜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는 것을 에밋은 알 수 있었다. - P695

"우린 젊을 때 우리의 악과 분노, 시기심, 자존심을 억누르는 것의 중요성을 우리 자신에게 가르치는 데 아주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내가 보기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결국 생각과 달리 미덕에 의해 저해되는 것 같아. 만약 어느 모로 보나 장점인 특성을 받아들여서 그러니까 목사와 시인이 칭송하는특성, 우리 친구들에게서 발견하고 존경하게 되는 특성, 우리 자녀에게 길러주고 싶은 특성을 받아들여서 그 특성을 어느 가엾은 영혼에게 풍성하게 준다면, 그것은 거의 틀림없이 그 사람의 행복에 장애가 될 거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너무 영리하게 구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자신의 이익을 너무 참고 인내하는 사람도 있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너무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있고." - P698

그런데 실은 그 세 가지 질환은 다음과 같은 동일한 문장에 해당한다. 다이아몬드 형태의 저 끝 점에서의 삶의 협소함. 이 친구들의 활동 영역은 세계 그 자체에서 자기 나라로, 이어 자기 카운티로, 자기집으로,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방 한 칸으로 단계적으로 줄어들어서, 그들은 눈멀고, 숨이 가쁘고, 기억하지 못하는 육신으로 그 방에서 생을 마감할 운명을 맞는다. - P713

아버지 말에 따르면, 우편집배원이라는 직업은 미국 정부가 친구를 사귀라고 돈을 주는 직업인 거야." - P731

나는 미국에는 정말 커다란 것이 많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자유의 여신상은 크다. 미시시피강과 그랜드캐니언은 크다. 대초원 위의 하늘은 크다. 그러나 인간의 자기 과대평가보다 더 큰 것은 없다. - P744

크세노스는 평범하고 소박한 옷을 입은 주변 인물로, 우리가 거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그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경비원이나 종업원으로, 심부름꾼이나 사환으로, 가게 주인, 웨이터, 방랑자 등으로 나타났다. 크세노스는 보통 이름이 밝혀지지 않고, 대부분 알려지지 않고, 흔히 망각 속으로 사라지지만, 그러나 그는 항상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장소에 나타나서 사건의 전개 과정에서 필수적인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 P778

빌리는 그의 형도 아킬레우스와 똑같은 결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에밋은 무모한 사람이 아니었다. 형은 목소리를 높이거나 조바심을 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일단 무언가가 에밋형의 화를 돋우면, 형의 분노의 힘은 부글부글 끓어올라서 돌이킬 수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분별없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 P784

자기 안에있는 힘은 본질적으로 새로운 것이며, 자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자기 자신만이 알 수 있고, 자기는 이제 막 그것을 스스로 깨닫기 시작했다는 것을 믿었다. - P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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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하이웨이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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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밋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규율은 필요악이라고 생각했다. 규율은 질서 있는 세상에서 사는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지키고 따라야 하는 불편함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두면 규율의 경계를 허물고 넓히려 한다. 텅빈 도로에서 과속을 하거나 관리하지 않고 방치해둔 과수원에서 사과를 따 가려고 할 것이다. - P213

그것은 아버지가 고질적인 질병에서 빠져나오도록 자신을 부드럽게 구슬려서 이 마법 같은 장관을 목격하게 함으로써 어머니 자신으로 하여금 만약 기꺼이 일상의 삶을 뒤로하고 떠난다면 어떤 기쁨을 맛볼 수 있는지 깨우치게 해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는 깨달음이었다. - P255

에밋은 누구도 업신여기지 말라는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다. 다른사람을 업신여기는 것은 네가 그 사람의 운명에 대해, 그 사람의 의도에 대해, 그 사람의 공적, 사적 행동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어서 그릇된 판단일지 모른다는 두려움 없이 네 자신의 성격과 비교되는 그 사람의 성격을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제넘은 짓이라고, 아버지는 말했다. 그렇지만 에밋은 파커라는 사람이 미지근한 진을 한 잔 더 비우고 나서 시계 분침에 꽂힌 올리브를 이빨로 빼서 먹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 사람은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이라는평가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 P290

그렇지 않다. 이 아이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니다. 아주 정직한아이여서 만약 샌드위치가 있다면 나누어 먹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이는 분별력을 발휘하여 챙겨 온 샌드위치를 먹어버렸을것이다. 가출한 아이들은 먹을 것을 챙기는 비상한 선견지명이 있는반면, 그걸 조금씩 배분해서 먹는 자제력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 P303

어둠침침한 그들의 낡은 아파트 복도에 군복을 차려입은 차림새로 서 있을 때도 그는 영웅이라기보다는 바보에 가까운 기분을 느끼면서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결과는 결코 돌이킬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바로 그것 때문에 그는 다시 유니언역으로 돌아가서 줄곧 방랑자의 삶 사람들과의 교유도 삶의 목적도 없이 살아가도록운명지워진 삶 살아온 것이었다. - P328

"~~ 중략 ~~ 그렇지만 형은 걱정할 필요 없어. 우린 아직 친구가 아니니까. 우린 그냥 아는 사이일 뿐이야." - P331

대부분의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무언가를 요구한다. 사람들은 망설이지 않고 불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시간을 묻는다. 차를 태워달라고 하거나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 도와달라고 하거나 나누어달라고 요구한다. 어떤 사람들은 용서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울리 마틴은 거의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가 뭔가를 요청하면, 그건 중요한 문제라는 걸 알아야 했다. - P338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사실과 공상을 구분하는 것이, 직접 본 것과 보고 싶어 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무척 어렵지 않았던가? 아버지가 20년 동안 고생스럽게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파산하고 상실감에 빠지게 된 것도 이를 뚜렷하게 구분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 P346

아, 책의 한쪽 귀퉁이가 침대보에서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보고 나는 생각했다. 내가 미처 몰랐군. 이 가엾은 노인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중독에 빠져 고통받고 있구나. - P358

기다리는 것에 관해서라면, 한물간 사람들은 많은 연습 경험이있었다. 큰 성공을 기다리거나 일거리가 생기기를 기다렸던 경우같은 거 말이다. 그런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게 확실해지고 나면 그들은 다른 것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예컨대 술집이 문을 열거나 생활 보조금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공원에서 잠을 자는 건 어떨지, 버려진 담배를 주워서 두 모금을 빠는 건 어떨지 보려고 기다렸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떤 새로운 모욕에 익숙해질 수 있는지 보려고 기다렸고, 그러는 동안 한때 그들이 소중히 여겼던 사람들에게서 잊히기를 기다렸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끝을 기다렸다. - P389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전제 트럭에 뭘 기대할 것인지도 알지만, 아버지한테 뭘 기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훨씬 더 잘 아니까요." - P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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