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하이웨이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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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밋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규율은 필요악이라고 생각했다. 규율은 질서 있는 세상에서 사는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지키고 따라야 하는 불편함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두면 규율의 경계를 허물고 넓히려 한다. 텅빈 도로에서 과속을 하거나 관리하지 않고 방치해둔 과수원에서 사과를 따 가려고 할 것이다. - P213

그것은 아버지가 고질적인 질병에서 빠져나오도록 자신을 부드럽게 구슬려서 이 마법 같은 장관을 목격하게 함으로써 어머니 자신으로 하여금 만약 기꺼이 일상의 삶을 뒤로하고 떠난다면 어떤 기쁨을 맛볼 수 있는지 깨우치게 해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는 깨달음이었다. - P255

에밋은 누구도 업신여기지 말라는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다. 다른사람을 업신여기는 것은 네가 그 사람의 운명에 대해, 그 사람의 의도에 대해, 그 사람의 공적, 사적 행동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어서 그릇된 판단일지 모른다는 두려움 없이 네 자신의 성격과 비교되는 그 사람의 성격을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제넘은 짓이라고, 아버지는 말했다. 그렇지만 에밋은 파커라는 사람이 미지근한 진을 한 잔 더 비우고 나서 시계 분침에 꽂힌 올리브를 이빨로 빼서 먹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 사람은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이라는평가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 P290

그렇지 않다. 이 아이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니다. 아주 정직한아이여서 만약 샌드위치가 있다면 나누어 먹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이는 분별력을 발휘하여 챙겨 온 샌드위치를 먹어버렸을것이다. 가출한 아이들은 먹을 것을 챙기는 비상한 선견지명이 있는반면, 그걸 조금씩 배분해서 먹는 자제력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 P303

어둠침침한 그들의 낡은 아파트 복도에 군복을 차려입은 차림새로 서 있을 때도 그는 영웅이라기보다는 바보에 가까운 기분을 느끼면서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결과는 결코 돌이킬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바로 그것 때문에 그는 다시 유니언역으로 돌아가서 줄곧 방랑자의 삶 사람들과의 교유도 삶의 목적도 없이 살아가도록운명지워진 삶 살아온 것이었다. - P328

"~~ 중략 ~~ 그렇지만 형은 걱정할 필요 없어. 우린 아직 친구가 아니니까. 우린 그냥 아는 사이일 뿐이야." - P331

대부분의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무언가를 요구한다. 사람들은 망설이지 않고 불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시간을 묻는다. 차를 태워달라고 하거나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 도와달라고 하거나 나누어달라고 요구한다. 어떤 사람들은 용서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울리 마틴은 거의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가 뭔가를 요청하면, 그건 중요한 문제라는 걸 알아야 했다. - P338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사실과 공상을 구분하는 것이, 직접 본 것과 보고 싶어 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무척 어렵지 않았던가? 아버지가 20년 동안 고생스럽게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파산하고 상실감에 빠지게 된 것도 이를 뚜렷하게 구분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 P346

아, 책의 한쪽 귀퉁이가 침대보에서 튀어나와 있는 것을 보고 나는 생각했다. 내가 미처 몰랐군. 이 가엾은 노인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중독에 빠져 고통받고 있구나. - P358

기다리는 것에 관해서라면, 한물간 사람들은 많은 연습 경험이있었다. 큰 성공을 기다리거나 일거리가 생기기를 기다렸던 경우같은 거 말이다. 그런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게 확실해지고 나면 그들은 다른 것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예컨대 술집이 문을 열거나 생활 보조금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공원에서 잠을 자는 건 어떨지, 버려진 담배를 주워서 두 모금을 빠는 건 어떨지 보려고 기다렸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떤 새로운 모욕에 익숙해질 수 있는지 보려고 기다렸고, 그러는 동안 한때 그들이 소중히 여겼던 사람들에게서 잊히기를 기다렸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끝을 기다렸다. - P389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전제 트럭에 뭘 기대할 것인지도 알지만, 아버지한테 뭘 기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훨씬 더 잘 아니까요." - P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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