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아노크라시, 민주주의 국가의 위기
바버라 F. 월터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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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이 생포되었을 때, 민주화를 탐구하는 연구자들은 축하하지 않았다. 민주화, 특히 심각하게 분열된 나라에서 급속하게이루어지는 민주화는 엄청난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변화가 급진적이고 급속할수록 안정을 해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영국은 자신들을 환영하는 주민들에게 자유를 안겨 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내전이 벌어지기 딱 좋은 조건을 안겨주려는 참이었다.

_ 아노크라시의 위협 중 - P25

미군은 불과 몇 달 만에 후세인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이라크를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경로에 올려놓았었다. 하지만 거의 그만큼 빠르게 이라크는 내전 상태에 빠졌고, 잔인하기 짝이 없는내전이 10년 이상 지속될 터였다. 독재자의 동상이 쓰러진 것처럼, 누르의 희망 새로운 목소리, 새로운 권리, 새로운 꿈에 대한희망도 모두 산산조각이 났다.

_ 아노크라노의 위협 중 - P29

아노크라시, 특히 독재적 특징보다 민주적특징이 더 많은 아노크라시 (연구단은 이를 <부분적 민주주의>라고 지칭했다)는 정치 불안이나 내전을 겪을 가능성이 독재 정부보다 두 배, 민주정부보다는 세 배 높았다.

_ 아노크라시의 위협 중 - P36

누르는 자신이 소수파이거나 혹은 종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친구들이 시아파인지 수니파인지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그런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당신은 누구인가? 어디 출신인가? 종교가 무엇인가? 나라면 이렇게 말하겠어요. <나는 이라크인이에요.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거죠?>」 누르가 고개를 저었다.

_ 아노크라시의 위협 중 - P50

정치 불안정 연구단은 오래전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던 중에 인상적인 양상을 발견했다. 각국의 한 가지 독특한 특징이 정치 불안정 및 폭력과 강한 관계가 있었다. 그것은 <파벌주의>라고 명명한 극단적 형태의 정치적 양극화였다. 파벌주의로 분열되는 나라들에는 이데올로기보다는 종족이나 종교, 인종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정당들이 존재하는데, 이 정당들은 타자를 배제하고 희생시키면서 통치하려고 한다. 구 유고슬라비아 시민들은 정치적 신념에 따라 스스로 조직할 수 있었다. 티토가 장려한 것처럼 공산주의를 중심으로 뭉치거나 자유주의나 코포라티즘corporatism을 중심으로 합칠 수도 있었다. 그 대신 지도자들은 종족적, 종교적 정체성을 활성화하는 쪽을 택한 뒤 전면적 지배를 추구했다.

_ 고조되는 파벌 싸움 중 - P59

<파벌화되었다>고 간주되는 나라들에 존재하는, 정체성에기반을 둔 정당들은 대개 비타협적이고 유연하지 않다. 정당들 사이의 경계가 엄격해서 치열한 경쟁과 심지어 전투로까지 이어진다. 경쟁하는 집단들은 종종 규모가 비슷하다. 실제로 두 집단사이에 힘의 균형이 존재할 때 이처럼 치열한 경쟁이 발생한다. 승리나 패배의 결과가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이 당들은 또한 성격상인물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종족적, 종교적 민족주의에호소해서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지배적 인물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대개 일관된 정강정책이 부재하다.

_ 고조되는 파벌 싸움 중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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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사람
박연준 지음 / 난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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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남의 말을 듣는 행위고 듣기는 침묵이란의자에 앉아 있는 일이다. 타인의 생각 속에서 기다리고 머무는 일이다. 혼자 책 읽는 사람을 보라. 침묵에 둘러싸여 얼마나 아름다운지!

_ 침묵의 세계 중 - P112

그는 인간됨의 본질이 완벽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결국엔 생에 패배하여 부서질 각오가 되어 있는 것"(455쪽)이라고 생각했다.
대의보다 사랑, 승리보다 패배를 좇는 ‘똑똑한 남성‘이 어디 흔한가? 촌철살인을 무기로 가진 그는 사실 너무 따뜻한 칼‘이었다.
좋은 산문은 유리창과 같다고 한 조지 오웰.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창을 두고 그와 마주앉은 기분이 든다.
투명하고 따뜻한. - P117

이 짧은 소설을 앞에 두고 질문해본다. 가족을 탄생하게 하는 것이 사랑이라면 가족을 유지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족은 사랑해서 필요한 것인가, 필요해서 사랑하는 것인가? 우리는 결국 무엇으로 ‘변신‘할 것인가.

_ 변신 중 - P142

"할머니는 엄마는 아니지만 엄마보다 진했고 나긋나긋했으며, 낙관적이었다. 엄마들에게는 없는 삶을 관조하는 관록이 있었고, 엄마들에게는 있는 긴장과 호들갑이 할머니에겐 없었다."
할머니는 나‘를 창밖에서 낳은 엄마다. 건너다보는 엄마.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 아득해진다. 할머니는 늙고, 소피아는 자랄 것이다. 세상 곳곳에서.

_ 여름의 책 중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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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사람
박연준 지음 / 난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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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편견이다. 이태준 역시 「고전」이란 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완전히 느끼기 전에 해석부터 가지려 함은 고전에의 틈입자임을 면하지 못하리니 고전의 고전다운 맛은알 바이 아니요 먼저 느낄 바로라 생각한다."(115쪽) 그러니 좋은 책은 알아먹기보단 우선 ‘느껴보기‘가 먼저다.

_ 무서록 중 - P24

당신은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어디로? 물론당신의 방으로, 어디서부터 시작할 지 당신 마음이다. 낡은 의자, 책이 쌓인 책상, 보석함, 거울, 옛날 사진・・・・・・새로움은 언제나 ‘숨어 있다. 상상하는 눈이 그것을 찾아낸다. 내 방 여행하는 법』이 지도가 되어줄 것이다.

_ 내 방 여행하는 법 중 - P62

"희망은 가끔 우리를 좌절시키지만/슬픔은, 절대." 이렇게 시작하는 헬만의 시가 있다. 슬픔은 우리를 좌절시킬 수 없다. 슬픔은 좌절 너머에 있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은 무기력하지 않다. 무기력할 겨를이 없다. 슬픔은 강렬하고 능동적인 감정이다.

_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중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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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붕괴의 시대 - 반도체칩부터 생필품까지, 글로벌 공급망의 숨겨진 이야기
피터 S. 굿맨 지음, 장용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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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가지 요소는 분명히 그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의 정치적 가치와 정서적 가치였다. - P420

팬데믹의 충격으로 기업들은 지역 중심의 사고를 하게 되었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갈수록 동남아시아에 있는 위성 기업에 의존하려고 했다. 서유럽 기업들은 동유럽과 튀르키예에 이미 상당한 규모로세워놓은 생산시설을 확장하려고 했다. 미국 기업들은 자국에 더 가까운 곳으로 눈을 돌리려고 했다. - P430

뉴욕에 자리 잡은 미 외교협회의 라틴아메리카 전문가 섀넌 K.
오닐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 일부는 멕시코가 해결책이에요. 캐나다나 멕시코처럼 우리와 가까이있는 나라와 교역하는 것이 미국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보호할 가능성이 훨씬 높죠. - P436

제조업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증거는 중국 기업들이 멕시코에 공장을 짓는 것이었다. 수익성이 좋은 미국 시장에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였다. - P446

정상 상태가 지속해서 노동자들의 절박함에 의존하는 한 공급망은 언제든 혼란에 빠질 위험에 노출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궁극적인공급망 안정은 공급망을 굴러가게 하는 사람들의 안정적 급여와 안정적 근로 조건에 달려 있다. - P455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회복탄력성, 지속 가능성 등은 팬데믹으로 혼란을 겪으며 힘들게 얻은 교훈을 설명할 때 공급망 리더들이자주 입에 올리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그 근저에 깔린 중심 동기는변하지 않았다. 급여 최소화다.
이 말은 또 다른 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바로 생필품 부족현상이 발생할 사회적 위험이다. - P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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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붕괴의 시대 - 반도체칩부터 생필품까지, 글로벌 공급망의 숨겨진 이야기
피터 S. 굿맨 지음, 장용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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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돈이 많았고 가장 강력했던 펜실베이니아철도의 공식 규정에는 이런 문구가 있었다. "직원의 정기 급여에는 모든 위험과 사고책임에 대한 보상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직원이 질병이나 그 밖의다른 원인으로 장애를 입어도 보상을 청구할 권리는 인정되지 않는다. - P277

맥킨지 같은 컨설팅 회사가 도요타의 적기공급생산방식 개념 뒤에 있는 합리적인 생각을 왜곡했듯이, 철도회사들도 정밀철도운행시스템을 주주들의 배를 불리려고 회사를 약탈하는 행위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이용했다. - P291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전문가 스티브 비셀리는 이렇게 말했다.
"화물차 기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업계의 로비용 수사입니다. 화물차 기사는 부족하지 않아요. 그저 아주 안 좋은 일자리일 뿐이지요." - P324

그보다 더 나쁜 것은 이들이 육류 부족의 공포를 조장해 미국 정부를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이들은 노동자의 희생을 정당화하려고식량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함으로써 대중의 불안감을 조성했다. 모두 자기네 이익을 증대하기 위해서였다. - P348

이 네 거대 기업은 미국 정부가 반세기 동안 열정적으로 추진해온 규제 완화를 잘 활용했다. 이들은 대대적 합병으로 시장을 극도로집중한 다음 도축장을 폐쇄해 생산 능력을 줄였다. - P355

인위적 생산 감축은 가격을 올리고 주주를 만족시키는 뛰어난 방법이었지만, 신뢰성 상실이라는 대가가 뒤따랐다. 조그만 충격이라도 발생하면 품귀 현상이 일어날 위험이 있었다. 그 결과는 유사 초콜릿 크림 쿠키를 구매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을 때가 많았다. - P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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