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로 숨 쉬는 법 - 철학자 김진영의 아도르노 강의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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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사랑이란 뭘까요? 달팽이의 육체처럼 한없이 부드러운 것입니다. 그것이 여성의 에로스라고 아도르노는 얘기하죠. 그렇다고 해서 그 누군가가 자기를 소유하려고 하면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오는 거예요. ‘사랑은 한없이 부드럽지만 절대로 얕보이지 않는 부드러움이다.‘ 그것이 아도르노에게사랑의 정의예요. 한없이 부드럽지만 그 누군가에 의해서소유되는 약한 것도 아니에요. - P530

이것이 사랑의 고통이라면 꼭 연애를 안했다고 하더라도, 한때 내가 그토록 사랑했고 애정을 투사했던 신비한 여인, 나에게 암묵적인 행복을 가져다줬던 그 아름다움이 뻔한 세상 가치의 아름다움으로 바뀐모습을 보는 것은 실연의 고통만큼이나 아픈 일이라는거예요. - P544

아름다움을 잘 쓴다는 건 뭐냐? 그 아름다움에 내재되어 있는 행복을 찾아가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행복을 찾아가는 행로는 뭐죠? 성공이나 선망이 아니라 사랑을 찾아가는 행로죠. 아름다움이 누군가에게가서 사랑이 되기를, 그럼으로 해서 행복이 되기를 원하는 일이에요. 그 행로를 따라가는 일이 아름다움을 잘 쓰는 일이라 볼 수 있어요. - P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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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민음의 시 337
김이듬 지음 / 민음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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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것에 끌리는 너와
검정을 좋아하는 나는 극단적이지 않다
그게 다는 아니니까

빛이 없는 물에서 헤엄을 쳤다 - P55

똑같은 식물을 사서 화분에 심어 두기로 했다. 아무도 모르게. 식물이 죽고 나서야 나는 그 식물의 이름을 알게되었다. 뿌리째 뽑아서 자루에 담아 천변 화원에 가져갔다. - P57

이제는 분화할 위험성 없는
화산 아래 광치기
해변가를 걷다가

거무스레하고 구멍 많아
이상하고 아름다운
돌 하나를 주웠다

같이 싸웠던 네게 보여 주러 간다 - P59

창밖으로 지나가는 벚나무 가로수들 왜 저리 수피가 검을까 했어 하얀 벚꽃을 피우느라 너무 용을 써서 시꺼멓게 속이 탄 것 같더라 - P62

시든 화환을 보며 우리에게 지인은 많아도 친구가 없었음을 문득 깨달을 때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고 싶을 때

_ 나의 이방인2 중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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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들은 자라서 어디로 가나
이경란 지음 / 강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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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업 아니면 청소 아니면 돌봄 노동 같은 일. 저 나이의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육체노동은 대부분 그 세 가지로 수렴된다는 걸 호종도 알 만큼 알았다. 경험이 있거든. 비록 간접경험이긴 해도 말이다. - P182

어쨌거나 호종은 연애도 직장도 스스로 그만둔 적이 없었고 누가 뭐라지 않으면 현상 유지 쪽이 적성에 맞았다. 변화는 달갑지 않았다. 피곤했고 겁이 났다. 겁이 나서 피곤한 거였다. 그걸 나중에 저절로 알게 되었다. 어떤 일들은 티슈가 물에 젖듯 순식간에 깨달아지는 법이었다. 한 육십 년 가까이 살다 보면 말이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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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지구를 먹어치우는가 - 초가공식품과 식품산업이 만들어낸 게걸스러운 인류의 탄생
헨리 딤블비.제미마 루이스 지음, 김선영 옮김 / 어크로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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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식품의 숨은 비용은 연간 400억 파운드(약 77조 원)에서 940억 파운드(약 181조원)로 추정된다. - P160

자연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시성‘ 때문에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기 쉽다. 그렇지만 이를 보이게 만들 간단한 방법은 없다. 어설픈 개혁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기 쉬우므로, 정책 입안자와 활동가 모두 항상 자신의 오류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언제든 경로를 수정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어설픈 개혁보다 더 위험하다. - P163

그러나 이제 우리는 특정 가스들이 수증기가 흡수하지 못하는파장의 빛을 가둔다는 사실을 안다. 게다가 이 가스들은 수증기와 달리 대기 중에 쌓인다. 수증기처럼 바다와 호수에서 대기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끝없는 순환의 왈츠를 추지 않는다.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는 대부분 세 종류의 온실가스가 일으킨다.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다. 식량 생산은 인간의 활동 중 유일하게 세 가지 모두를 배출한다. - P167

이렇게 풍족한 먹을거리에서 누리는 여유를 식량안보에서도 기대할 수 있을까? <국가식량전략>에서는 식량안보를 세계적인 전염병, 전쟁, 대규모 흉작,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생산성 위기 등 미래에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합리적인 비용으로 국민을 먹여 살리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 P228

한때 영국인은 비교적 풍족한 음식으로 굶주린 프랑스 소농들의 부러움을 샀다. 영국 농가의 식탁에는 수에트 푸딩(동물성 지방인수에트를 주재료로 만든 영국식 디저트-옮긴이), 고소한 파이, 소고기 덩어리가 가득했다. 그러나 영국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일찍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대규모 인구가 시골을 떠났다. 결국 농촌 인력이 부족해지자 식민지와 그 너머에서 식량을 수입해야 했다. 소박해도 땅에서 난 음식을 먹던 가난한 시골 사람들이, 이제 기껏해야 빵과 차로 연명하는 도시 빈민이 되었다. 한 국가로서 영국은 한때 강점이었던 농촌 식문화와 단절됐다. 그리고 이러한 단절의 충격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 P284

스매시 Smash (즉석에서 으깬 감자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제품 옮긴이)와 엔젤 딜라이트Angel Delight (우유와 섞어 간편하게 푸딩을 만들 수 있는 제품옮긴이)부터 전자레인지나 오븐에 데워 먹는 한 끼 식사 제품을거쳐, 오늘날의 방대한 간편식과 배달 앱,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밀키트에 이르기까지, 편의식품 시장이 꾸준히 확장된 것은 게으름 때문이 아니라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 요즘 대부분의 가정은 집세나 주택담보대출을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맞벌이를 해야 한다. 지난 60년 동안 영국인이 저녁 식사 준비에 들이는 시간은 평균 1시간30분에서 30분 남짓으로 줄었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또 다른 강화피드백 루프에 갇혀버렸다. 요리할 일이 줄어드니 요리를 배우지 않고, 그래서 점점 더 편의식품을 찾는다. -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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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지구를 먹어치우는가 - 초가공식품과 식품산업이 만들어낸 게걸스러운 인류의 탄생
헨리 딤블비.제미마 루이스 지음, 김선영 옮김 / 어크로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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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가티는 광고 시간 제한 논쟁을 보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에게 이는 양심의 문제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에게 정크푸드를 광고하는 것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이윤 추구 자체에 반대할 사람은 없지만, 질병과 고통을 이용해 이윤을 얻는 것은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이 아닙니다. 상업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광고업계는 올바르게 행동해야 합니다." - P130

즉 식량 시스템은 토양 악화, 수질 오염, 가뭄, 산림 파괴, 생물 다양성 붕괴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고, 화석연료 산업 다음으로 기후변화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 P143

자연에는 실용적인 가치 외에도 내재적 가치가, 어떤 이들에게는 신성한 가치가 있다. 윌슨은 이렇게 표현했다. "야생은 인간의 영혼에 평온을 안긴다. 야생은 어떤 도움도 필요 없는, 인간의 재간을넘어선 존재이기 때문이다."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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