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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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는 그건 운명이 부르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빈 잔은 채워지기를, 노래는 불려지기를, 편지는 전해지기를 갈망한다. 마찬가지로나는 돌아가고자 한다. 진짜 집으로 나의 엄마에게로.

_ 카밀라는 카밀라니까 카밀라 중 - P34

나무에는 붉은 것들이 잔뜩 매달려 있다. 그건 사과처럼 보이기도 하고, 또 홍등처럼 보이기도 한다. 코를 사진에 들이대면 향기로운 과일 향도 맡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거기서 엄마 냄새도 나겠지. 33.3퍼센트의 엄마와 100퍼센트의 딸이 같이 있으면 그건 몇 퍼센트의 모녀가 되는지 모르겠다. - P47

그렇다고 슬퍼하기에는 꿈속의 일들이 너무 달콤했다. 나는 꿈의 끝에 간신히 매달렸다. 그러는 동안, 서서히 동이 텄다. - P73

서 교수가 말했다. 나는 그 표현이 마음에 들었다. 어머니와 공유한 지난 꿈의 잔해들. 그러니까 나는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 - P86

나는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누군가의 악의 앞에서 내가할 수 있는 일은 고작 그렇게 천천히 숨을 쉬는 일이었다.

_ 바다의 파랑 속에 잠긴 독서실 중 - P99

죽은 엄마를 생각한다는 것, 그건 용감해야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_ 얼마나 오래 안고 있어야 밤과 낮은 중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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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투어 - 엘리트 교육의 최종 단계
설혜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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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행자들은 피렌체를 "로마 다음 가는 세계 최고의 도시로 예술 애호가들이 가장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라고 묘사했다.

_ 여정 중 - P117

영국인들은 총독, 상원, 대평의회가 서로 견제하는 베네치아 정치 시스템을 정교하고 세련되었다고 평가했다. 베네치아의 정치체제가 로마제국의 그것보다도 우월하다고 찬미하기도 했다. 공화정이 독재정으로 전락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팽창과 전쟁을 일삼던 로마와는 달리 평화를 최선으로 삼으면서 나라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는 사법체계를 갖추었다면서 말이다. - P119

17세기 말 독일에서 교육의 중심지로 꼽힌 곳은 하이델베르크였다. ‘독일의 정원‘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위치한 하이델베르크는 매우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했다.
하이델베르크에는 높은 명성을 누리던 대학뿐만 아니라 큰 궁성도 있었다. 그곳에는 세상에서 가장 크다는 술통이 있었는데, 여행자들은 그 술통을 자세히 구경하고 열심히 스케치한 뒤 고국에 돌아가 자랑했다. 하이델베르크 이외에도 대학 도시인 괴팅겐, 라이프치히, 예나 등이 매우 잘 정비되어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교통의 요지였던 프랑크푸르트는 구텐베르크 이래 독일의 출판 중심지로서 여행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베를린을 방문한 사람들은 대부분 포츠담에 들르곤 했는데, 그곳은 ‘독일의 베르사유‘ 라고 불렸다. - P134

네덜란드는 점차 파리, 이탈리아와 더불어 영국인들이 가장 즐겨 방문하는 제3의 장소가 되었다. - P138

"미덕을 몸에 익히지 못했다면
하다못해 그 시늉이라도 하라."
-셰익스피어 - P140

가장 중요한 외국어는 유럽 전역에서 상류층의 언어로 통용되던 프랑스어였다. 지금까지도 영미권에서는 대화에 프랑스어를 한두 마디 섞어 쓰는 것이수준 높은 교육을 받았고 교양이 풍부하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_ 상류계층 만들기 중 - P147

타고난 장점과 교양은 너를 어느곳에나갈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지식은 사람을 소개하게 하고, 교양은 최고의 사람들에게 귀엽받게 해준다. 내가 자주 말했듯이 정중함과 교양이야말로 다른 모든 자질과 재능을 장식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 교양 없는 학자는 현학자에 불과하고, 교양없는 철학자는 냉소가일 뿐이며, 교양없는군인은 짐승이다.

_ 상류계층 만들기 중 - P150

그랜드 투어가 유행할 무렵, 유럽에는 새로운 남성상이 등장했다. ‘근엄하고 은근한 이탈리아식 남성‘ 에서 벗어나 좀 더 가벼운 기사와 같은 남성, 즉 ‘프랑스식 남성‘이 새로운 남성상의 기준으로 떠올랐다. 이 멋진 남성은 무엇보다 외적으로 드러나는 우아함이 있고 승마, 펜싱, 춤에 능하며 상류층 여자를 유혹하는 기술을 갖춘 사람이다.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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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정호승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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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첫사랑이라고 말하던 너의 입술 위다
그렇다

누굴 사랑해본 것은 네가 처음이라고 말하던
나의 입술 위다
그렇다

_ 첫눈이 가장 먼저 내리는 곳 중 - P31

그대와 운주사에 갔을 때
운주사에 결국 노을이 질 때

왜 나란히 와불 곁에 누워 있지 못했는지
와불 곁에 잠들어 별이 되지 못했는지

_ 후회 중 - P37

결혼이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사랑도 결혼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며
결혼도 때로는 외로운 것이다.

_ 결혼에 대하여 중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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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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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었다." - P9

"안개에게 항구와 도시를 충분히 바라볼 시간을 줘야죠.
레드우드를 보니까 안개 생각이 났어요. 이렇게 키가 큰 나무들은 땅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게 꽤 힘들어요. 그래서 위쪽은 안개로 수분을 공급받지요. 레드우드는 안개를 먹고자라요."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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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야기 한국 근대 문학 기행
김남일 지음 / 학고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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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일 조선인 노동자들의 집단 거주지는 1934년에만 11개 소나 되었다. 고이시가와의 속칭 ‘태양이 없는 거리를 비롯하여도쿄 도살장 부근의 조선촌, 후카가와 유곽 근처에 있던 적심단 바라크 등으로, 당연히 비위생적이고 불결한 환경으로도 악명이 높았다.

_ 붉은 도코 중 - P243

송영의 이런 식의 계급주의적 국제주의는 1928년 2월에 있었던 코민테른의 결정, 즉 부르주아는 결코 진보적일 수 없기때문에 통일전선의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무산계급만으로 철저히 비합법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는 노선 전환에 선을 대고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전술은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무시한 관념성을 비판받게 되며, 또 장차 그가 일제 말 친일 협력으로 나아가게 될 때에도 시간을 거슬러 어떤 먼 단초인 양 의심을 받기도 한다. - P257

이상이 도쿄에서 묵었던 하숙의 주소는 간다구 진보쵸정 3정목 101-4 이시가와 방이었다. 구단 아래 꼬부라진 뒷골목 2층 골방, 이상은 거기서 각혈을 쏟아내면서도 쉬지 않고 글을 썼다. 「실화」는 물론 「종생기」, 「권태」, 「봉별기」가 다 그곳에서그의 죽음을 먹고 탄생했다. 한국 문학사의 슬픈 역사였다.

_ 참 치사스러운 도쿄 중 - P272

그게 바로 학살이었다. "일본인이 일본인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할 수 없는 장에서, 일본인은 폭력을 행사했다. 왜냐하면 스스로가 일본인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단이 ‘일본인의 적‘으로 보이는 사람을 죽이는 일뿐이었기 때문이다.

_ 모멸의 시대 중 - P276

도쿄의 조선인은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가운데 그렇게 일제 강점기의 막바지 몇년을 더 버텼다. 그들 중 상당수가 장차 이른바 ‘재일‘ 즉 ‘자이니치‘의 주요 구성원이 될 터였다.

_ ‘재일’의 탄생 중 - P301

그러나 이제 그는 지난 시절의 그 모든 ‘이광수‘가 아니라 성을 새로 만들고 이름도 바꾸어 ‘가야마 미쓰로‘로서 처음 황도를 밟은 거였다.
‘나는 이제 오직 천황의 신민일진저, 내 자손도 대대손손 천황의 신민으로 살리라.‘

_ 도쿄의 절정 중 - P318

그는 『법화경』을 잘 읽었다.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진작 알고있었다. 일체 분별을 다 내려놓는 날이 곧 깨닫는 날이라는 사실을. 그렇다. 일본도 없고 조선도 없다. 일본어면 어떻고 조선어면 어떤가. 이광수면 어떻고 가야마 미쓰면 어떤가.
이처럼 한 경지에 이른 이광수와 달리 조선의 많은 문학인들은 현실의 측면에서 ‘말‘을 두고 쟁투를 벌였다.

_ 도쿄의 황혼, 조선어와 일본어 중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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